초대받지 않은 손님 - 이란 땅별그림책 11
파리데 파잠 글, 주디 파만파마얀 그림, 신양섭 옮김 / 보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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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꼭꼭! 

글 : 파리데 파잠

이란의 최초 여성 극작가이고, 영화와 연극의 연출가이자 시인으로도 활동했습니다다. 1960년대부터 어린이 책을 쓰기 시작했고, 그녀의 작품은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암스테르담에서 영화 및 TV 아카데미를 졸업했고 영화 프로젝트를 위해 북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을 여행했습니다.


그림 : 주디 파만파마얀

1925년 오클라호마 주에서 태어났고, 예술가, 작가, 선생님으로 일했습니다. 시카고 예술학교를 졸업하고 남편과 결혼한 후, 테헤란으로 옮겨 12년 동안 그곳에 살았습니다. 그녀는 유화와 파스텔 그림을 통해 이란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 주었습니다. 작품으로는 왕자와 서른 두 명의 아이, 현명하고 고집 센 염소에 관한 판타지를 다룬 ≪이스파한의 멋진 램프≫가 있습니다.

이야기의 내용이 별스러운 것이 아닌데도 담백하게 따뜻하다. 작가의 이력을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녀의 작품은 이 책이 아니더라도 담백하고 따뜻할 것 같다. 그림은 좀 오묘하다. 표지의 할머니의 모습은 선명한데, 내용에 있는 그림은 뿌연 것이 묘한 느낌을 준다.



◐ 내용 꼭꼭! 

똑, 똑, 똑

 

이 책의 내용과는 전혀 반대의 처지이지만 동물들이 빼꼼히 문에서 얼굴을 들이미는 모습을 보았을 때 [브레멘 음악대]를 떠올렸다. 쓸모가 없어서 쫓겨난 동물들, 그 동물들을 받아주는 곳이 없기에 그들은 자신의 행복을 찾아 브레멘을 향하고 결국은 자신들의 힘으로 함께 살 곳을 마련한다는 그림 동화 말이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의 동물들도 갈 곳이 마땅히 없다. 그런데 그들은 브레멘 음악대의 동물들과 달리 문을 두드리면 받아주는 곳이 있다. 바로 마음씨 고운 할머니이다. 참새, 닭, 까마귀, 고양이, 개, 당나귀, 검은 소가 똑, 똑, 똑 문을 두드리면 할머니는 "어서 오세요."라고 두말 않고 받아준다. 그리곤 윗자리 아랫자리 없이 한 자리에서 모두 따뜻한 밤을 보낸다.

 

 

 

아침이 밝아 비도 그치면 이 동물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보다시피 집은 좁고 할머니도 딱히 이 동물들이 필요한 게 아닌데 말이다.

 

저는 떠나야 합니까?

 

아침이 되어 당나귀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더 이상 폐를 끼치지 말고 각자의 길을 가자고. 아쉽지만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할머니 역시 참새 정도 크기의 동물은 몰라도 검은 소나 당나귀는 떠나야 할 것 같다고 표현합니다. 처음엔 헤어지기로 했던 동물들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각자 말하고는 애절하게 할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묻습니다.

"저는 떠나야 합니까?"  그에 대한 할머니의 답은 한결같습니다.

"당신도 남으세요."

 

 

 

이렇게 그들은 함께 살아갑니다. 초대한 적 없는 동물들은 이제 가족이 되었습니다.


◐ 마음 꼭꼭!

사실 그림과 제목을 보고서는 뭔가 기묘한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그 기묘함이 나의 취향과 맞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을 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는 순간 시공간을 초월하여 누구에게나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임에 안도했다. 기묘한 느낌은 그림만으로 충분했다. 글을 쓴 파리데 파잠은 시인이라는 직함에 맞게 글이 담백하면서도 여운이 있다. 또한 극작가라는 직함에도 맞게 이야기가 군더더기없이 말하는 바를 잘 드러낸다. 동물들이 나타나고 문을 두드리고 할머니가 맞이하는 과정은 단순하게 반복되지만 약간의 변형을 통해 지루하지 않다. 아이들은 어느 정도의 반복을 좋아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긴장하다가 그것이 따뜻한 결말을 맺을 때 행복해한다. 아침이 밝고 동물들이 헤어짐을 이야기할 때 어쩌면 브레멘 음악대처럼 이들이 길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했지만 할머니는 그들을 가족으로 품었다. 모험도 좋았겠지만 이 손님들이 가족이 되는 따뜻한 이야기도 충분히 아름답다. 이란의 이야기이지만 낯설지 않은 이야기가 있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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