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 거인 -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제인 서트클립 글, 존 셸리 그림, 이향순 옮김 / 북뱅크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도서관에서 해주는 미술사 강좌를 듣고 있는데 그 주제가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이다. 어제가 7강이었고 [대리석 거인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의 주인공인 미켈란젤로에 관한 강의는 지지난 주에 듣게 되어 실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나만 알기는 아까운데 싶었는데 아들에게도 엄마의 현재를 공유할 거리를 이 책이 주었다고나 할까?

 

우리는 흔히 '르네상스맨 =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들은 강의에서도 그렇고 아무래도 르네상스라 불리운 시기에 오래 살고, 그 삶 속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했던 미켈란젤로야 말로 진정한 르네상스 미술의 대표주자가 아닌가 싶다. 물론 그 포문이야 다빈치가 일찍 열었고 그는 누구 뭐라해도 천재라 하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미켈란젤로가 전 시기의 르네상스를 살면서 화가이자 조각가이고 건축가였던 점을 미루어볼 때 진짜 르네상스맨이 아닌가 싶다. ('르네상스맨' 이라는 용어를  처음 쓴 사람은 알베르티로 그 뜻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 a man can do all things if he will") 

 

이 책은 특히 미켈란젤로의 주분야인 조각가로서의 미켈란젤로를 드러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조각상인 [다비드 상]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미켈란젤로가 얼마나 뛰어난 조각가인지, 아무것도 아닌 아무도 손을 댈 수 없었던 큰 대리석이 그의 손을 거쳐 얼마나 아름다운 피조물이 되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그려내고 있다. 특히 그림을 보자면, 작가가 의도했다지만 미켈란젤로의 스케치를 모작하고 그의 흔적을 은연 중에 느끼게 해 주려는 부분들이 좋았다.

 

 

 <다비드 상에 못지 않게 아름다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과 그의 스케치들을 그린 자국들 및 다비드 상을 만들며 미켈란젤로가 지어다는 짧은 시 : 새총을 든 다비드/ 돌 깨는 활을 든 나>

 

특히 다비드 상을 만들며 지은 짧은 시에서는 다비드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깊은 애정을 드러낸 것이 느껴진다. 책에 다비드 상을 만드는 동안 가림막을 세웠다고 나와있듯이 그는 자신의 작품 활동에 누군가의 방해나 개입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비드 상을 만들 때에도 주문자측에서 어느 부분이 맘에 안드니 수정을 요구했다는데 돌가루를 집어 들고 올라가선 실제로는 고치지 않은 채 가루만 뿌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리 꽉 막힌 성격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있어서만큼은 타협을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글을 읽으면서는 다비드 상이 만들어진 과정과 미켈란젤로의 업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림에서 느껴지는 당시의 느낌이 좋았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실제 미켈란젤로의 스케치인 듯 그려넣은 그림들이 자주 나오는 것도 그렇고 주로 군데군데 그 시대만의 문양들을 그려넣은 점도 그러하다. 유난히도 동그라미로 된 프레임이 많은 것은 낯설면서도 세련되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그 자체로 르네상스적인 것은 아닌가 하여 무척 인상 깊었다.

 

 

 


 매주 아이에게 한 권의 위인전을 읽히고 있고 그게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 책을 읽다보니 한 권의 그림책 안에 한 사람의 생을 다 담는 것보다는 그의 삶을 한 부분이나마 이렇게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무척 의미 있는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엔 [대리석 거인2 -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이 나온다면 무척 특별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