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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동이 - 중국 ㅣ 땅별그림책 10
전수정 옮김, 차이까오 그림, 포송령 원작 / 보림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이를 테면 장르 문학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그림책으로는 뭐라 불러야 할까? 귀한 아이라는 뜻의 [귀동이]라는 제목에 이처럼 기이한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는 아이도 엄마도 알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포송령이라는 이름이 낯이 익다. 중국 시리즈물을 좋아하는 지라 [포송령]이라는 시리즈물의 제목을 본 적이 기억이 난다.
사실 그땐 누군지 몰랐는데 나중에 '천녀유혼'의 원작이 그의 작품이며 그의 [요재지이]는 중국 괴이 문학의 대표작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그
내용이 그림책으로?

아이에게 읽어주기 전
내가 먼저 읽어보았다. 뭔가 에로틱함을 느끼는 것은 나의 불순한 정신세계 때문이겠거니 하며 아이에게 읽어주니 아이는 그저 오싹해할 뿐이다.
유난히 겁이 많은 아이는 이 책을 읽어달라며 재촉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안듣는 척 하며 놀다가
어느 새 슬그머니 다가와 내 곁에 서는 것이다. 그러다가 고개를 쳐박고 책을 보며 무서운 곳에서는 그림을 가리느라 정신이
없다.

무서운 이야기는
무서운 놀이 기구처럼 두려운 동시에 호기심을 자극한다. 바로 그런 이야기가 바로 [귀동이]이다. 아이들에게 아름답고 밝은 이야기를 해 주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때때로 기이하고 오싹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요재지이]에 수록된 이야기를 모두 아이에게 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알고 있는 기이하면서 아이에게 들려줄 만한 이야기는 없으니 편집자 출신의 작가가 공들여 기획한 이 책이 무척 반갑다.
이 책 덕분에
우리집 겁보 모자는 우리 안에 숨어 있는 다른 모습을 보았다. 이렇게 오싹한 이야기를 즐기고 있는 모습 말이다. [전설의 고향]을 이불 뒤집어
쓰고 보던 기억도 떠오르는 걸 보니 [요재지이]도 한 번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도 [귀동이]는 다른 책들과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니 당분간은 우리 모자의 겁은 저 멀리 보내버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