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독 도서관에서 하는 '곽아람 작가와의 티타임'에 초대되어 누구와 갈까 하다 주변에 그곳을 좋아할 만한 사람이 미랑 뿐이라 요청! 당연 콜! 사실 내가 기대했던 티타임의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그것은 유경험자로서의 못된 경험 때문일 뿐 처음 간 미랑은 무척 좋아했다. 우리 둘 다 '어릴 적 그 책'의 이야기가 빈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작가와의 만남은 그런 면에서 독자에게 무척 가치가 있다. 작가님이 친근한 분위기를 유지해주신 덕도 있을 것이다.

 

정독 도서관이야 여러 번 와 봤기에, 하지만 그 보다도 주말의 삼청동은 너무나 복잡했기에 얼른 그곳을 벗어나기로 했다. 물론 골목길에서 헤어악세서리를 사는 것은 정해진 절차(나는 그곳의 헤어악세사리를 좋아한다.)!

 

어디로 갈까 했는데 미랑이 '이태준 생가'를 가자고 하여 버스에 올랐다. 자기가 가자고 해서 헤매면 어쩌나 긴장한 듯 한 모습이 본인 스스로도 할배들의 짐꾼 이서진을 떠올리게 했던 모양이다. 난 아무래도 좋았는데, 설사 못 찾더라도 아무데서나 차 마시면 되니까!

 

 

 

분위기 좋은 카페로 변모한 옛집은 주말이라 그런지 만석이었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예쁜 카페로 가서 차를 마셨는데 그 짧은 길을 걸으면서도 옛모습들이 군데 군데 살아 있는 마을의 모습을 보며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우연인지 남편 이름이 수많은 간판에서 보여 후훗 웃기도 많이 웃었다. '저렇게 촌스런 이름이 은근히 눈에 많이 뜨인단 말이야!' 멀리 보이는 성곽의 흔적도 참 좋았다.

 

 

 

 

  커피가 특별히 맛이 있어서 좋은 카페가 있겠지만 커피 맛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카페도 있다. 그저 오래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카페가오히려 더 좋을 때가 많다. 나는 그다지 미식가가 아니므로, 한때 미맹을 의심받았던 터이기도 하므로^^

 

  특별한 매력으로 사람을 끄는 사람이 있겠지만 그 사람의 무엇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저 함께 있는 동안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는 사람이 더 좋을 때가 많다.

 

  커피도 사람도 책도 다 관계의 문제라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 사이엔 무엇이 흐르고 있을까? 긴장? 추억? 호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