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에르노 읽기

아니에르노의 [사건]을 읽곤 좀 버거웠다.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언어들었고 그래서 집중하지 못했다.  어느 일면 내가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과 다투며 어쨌든 다 읽었다. 읽었지만 읽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다.

[남자의 자리]는 좋았다. 아버지에 대한 애도. 머릿속으로 잔뜩 이해했고 아니에르노라는 작가를 인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난 아버지 이야기에 마음을 완전히 열지는 못한다. 그래서 책을 다 읽자마자 중고로 팔아버렸다. 마치 내 집안에 아버지라는 이름을 모두 내보내려는 듯이.

그리고 올해 [세월]을 읽었다. 최근 좀처럼 남기지 않는 긴 리뷰도 남길 정도로 감탄했다. 어쩌면 노벨상을 받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간 마거릿애트우드만 몇년째 지지했다가 올해 아니에르노로 바꿨는데 적중했다. 영국의 배팅사이트에 접속하는 법을 몰랐다는 게 안타까울 뿐 아니에르노가 받는 건 놀랍지 않았다.

다른 책을 더 읽고 싶은데 당장 몰아서 다 읽기엔 특이하게 출간도서가 많은 노밸상 작가이다. 그래서 게릴라 북클럽을 만들었다. 나는 [단순한 열정]과 [칼같은 글쓰기]를 읽고 갔다. 나를 빼곤 아니에르노를 처음 읽는 사람들이었다. [칼같은 글쓰기]에서 읽은 이야기들을 전하며 아는 척을 하고 왔다. 각자 읽은 아니에르노를 전달받는 느낌이 좋았고 모임 후에는 그녀의 작품을 모두 읽고 싶어졌다. 이 모임, 긍정적!


모임에 가기 전에 읽고 싶어서 주문한 [exteriors]가 근 한달만인 오늘 도착했다. 혼자 읽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출간된 책도 많은데 굳이 번역 안 된 책을 고르는 건 왜인지... 하루에 한 페이지씩 읽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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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11-30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여서 아니 에르노 읽기
프로젝트도 있나 보네요.

왠지 재밌어 보입니다.

그렇게혜윰 2022-11-30 18:16   좋아요 0 | URL
아쉬워서 제가 우물 파서 1회성으로 모임 가졌어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