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톈 중국사 11 : 위진풍도 이중톈 중국사 11
이중텐 지음, 김택규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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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봉신연의>를 시작으로 상나라 말부터 주나라 건국을 공부했다. 독서라고만 하기엔 내가 배운 게 너무 많아 공부라고 칭한다. 짧은 지식에 하상주 이름만 들어보고 지지난해에 대만 고궁박물관에서 춘추전국시대의 유물을 보며 뭔가 뭉클했던 경험 외에 중국의 고대사에 대해서는 유명 연예인 대하는 느낌이랄까, 겨우 그 정도였는데 소설과 드라마로 <봉신연의>를 만나 중국의 역사에 걸음마를 뗀 기분이다.  시대별로 읽자 해서 공원국의 <춘추전국시대>를 읽었고,  김영문 번역의 <원본 초한지>를 읽고 중드 <초한전기>를 보며 한나라 건국을 배웠다. 이와나미 문고의 <한무제>를 읽었고 얼마 전엔 <왕망>까지 읽어 그 과정 속에서 오래 전에 본 한나라 배경 궁중암투 드라마들이 몇 편 떠올랐다. 광무제 이야기를 더 읽고 싶었는데 스쳐지나가듯 넘어가는 게 아쉽다.  그래도 너무 진한에 오래 머무는 것 같아 재빨리 위진남북조 시대로 넘어가고 싶었다. 


  <이중텐 중국사>를 드문드문 읽고 있는데 이중톈의 전공이 남북조, 수당이라 하니 이번에 또 의지하고자 11, 12, 13권을 빌려왔다. 국내에선 현재 14권까지 나온 상태이다. 11권이 <위진풍도>, 12권이 <남조와 북조>, 13권이 <수당의 정국>이라 딱 내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렇게 <위진풍도>를 읽었고 책 초반부터 내가 얼마나 앎이 부족한지 깨달았다. 


 5호16국의 개념부터가 나는 잘못되어 있었다. 5호와 16국을 합쳐 5호 16국이라 하는 줄 알았는데 5오랑캐족이 세운 16국이란 뜻이었다.  선비족, 갈족, 흉노족, 저족, 강족인데 그중의 으뜸은 선비족이라고 한다. 무려 7국이 선비족의 나라라고 한다. 그렇게 16국이 북쪽에 있고 아래쪽에 동진이 있는 상태가 바로 위진시대이다. 


위진시대에 유행하던 사상이 바로 위진풍도인데, 비슷한 것으로 치자면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라 할 수 있지만 그와 성격이 전혀 다르다. 위진풍도에 비하면 제자백가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사상들이다. 위진풍도는 이때에 새로 부상한 사족집단이 추구한 사상으로 사족은 철저히 개인의 역량에 의해 평가받는 집단으로 그 개인의 역량에는 외모를 비롯한 '멋스러움'이 가장 으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쓸모는 전혀 중요하지 않고 멋있으면 높은 자리에 올라서 떵떵거리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현실적이기도 하고 이기적이기도 하지만 일단 멋있었던 것은 사실인 모양이다. 다만, 높은 자리에서 나라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위치에서 제 멋에만 취해서 사니 나라 꼴이 제대로 될 리가 없어 5호16국은 그렇게 나라만 많이 만들고 존재감이 없는 모양이다. 이중톈은 그들을 일컬어 기생충이라 하였다. 


그림으로나 그리면 멋있을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다른 시대엔 한량이나 은둔자처럼 살았으련만 권력까지 쥐고 있어 그 아랫사람들은 얼마나 고되었을까? 준수한 용모와 멋들어진 말솜씨, 기개 등을 읽을 때 내 마음도 잠시 흔들리기도 했으나 그건 그들이 연예인이었어야 할 반응이므로 접었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멋과 인기로만 해선 안 될 노릇이니까. 


그렇고 5호 16국을 말아먹고 북위로 정리되는 바, 이후 북위에서 파생된 여러 나라가 북조가 되고 동진에서 파생된 송,제,양,진이 남조가 되어 위진은 끝나고 남북조 시대가 시작된다. 잠시 스쳐간 사상 위진풍도가 정치사상이 아니라 민중사상이었으면 어땠을까 가히 아쉬움이 남는다. 생전 듣도보도 못한 '위진풍도'라는 개념이 낯설어 정리하는데 책도 없이 정리하려니 막막했지만 이게 딱 내가 이해한 만큼의 개념이구나 싶기도 하다.  덕분에 잘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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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9-07 18: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중톈 좌악 읽고 싶어요. (완간/완역 후 전권 싶단 얘기에요) 양장본이었다면 더 좋았겠다 싶어요.

그렇게혜윰 2021-09-07 18:19   좋아요 1 | URL
너무 많아요 ㅋㅋㅋㅋ 이중텐의 단행본들이 전 더 재밌더라구요^^

유부만두 2021-09-07 18:22   좋아요 2 | URL
단행본들은 두껍쟈나요. 이 시리즌 얇고요. ㅎㅎ 백가쟁명 사서 모셔만 놨어요. 언젠간… 읽겠… (이런 말도 못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