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으로 행복해지기
고대영 지음 / 길벗어린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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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 아이나 나나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에 열광하거나 다 읽어본 사람이 아니라 작가님에 대해 잘 몰랐다. 이름은 알았지김만 늘 그림작가인지 글작가인지 구분하지 못했다. 그러다 언젠가 김영진 작가가 글과 그림을 다 작업한 그림책을 보곤 '그럼 지원이와 병관이는 혼자한 게 아니었어?'이런 정도로만 아는 작가인데 길벗어린이의 편집자로도 일하셨구나.

 

그림책에 대한 책들이 수도 없이 쏟아진다. 챙겨 읽는 편이지만 어떨 땐 피로해져서 안읽기도 한다. 그러다 왠지 따뜻한 느낌이 드는 표지와 아마도 작가님으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그림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정감이 가서 도서관에서 빌려 읽게 되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플래그잇을 붙이고 메모를 많이 해 두었다.

 

그림책의 글작가로서 그리고 그림책을 만드는 편집자로서 그림책의 제작 과정에서 독자인 우리들보다 훨씬 밀착된 생활을 한 저자가 들려주는 그림책 한 권 한 권의 제작 과정의 일화들은 그림책을 만든다는 것은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다도 훨씬 공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작가들의 이름을 모르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림책들을 소개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책들을 잘 몰랐다고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가장 마지막에 소개한 고 권정생 작가가 글을 쓰고, 정승각 그림작가가 16년에 걸쳐 그림을 그렸다던 그림책 [금강산 호랑이]는 막연히 권정생, 정승각 조합의 책이구나 하고 지나쳤던 스스로를 무안하게 만들었다. 동심과 평화를 사랑한 작가의 글과 철저한 고증과 확인으로 공을 들인 그림으로 탄생된 우리의 옛이야기라니 이제는 지나칠 수 없는 그림책이 되어버렸다. 아는 만큼 깊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그림책의 세계이다. 이 책 외에도 권윤덕 작가의 첫 그림책 [만희네 집]을 인쇄하는 과정의 이야기나 그림책공작소 대표님의 [비에도 지지 않고]를 홍보한 일화, 권혁도 작가의 세밀화 작업에 임하는 태도를 읽으며 그림책을 만드는 일이란 결코 대수롭게 볼 수 없는 위대한 작업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점도 적지 않다. 지원이와 병관이 책에 펭귄이 나온다는 점은 내가 그 시리즈를 눈여겨 보지 않은 독자라 그럴 수 있따고 쳐도, 마들린느는 좋아하해서 몇 권 갖고 있는데도 그 시리즈가 손자가 대를 이어 여전히 출간 중이라는 점은 몰랐다. 어쩌면 나만 몰랐을 지도 모르겠다. 루스 크라우스의 [The growing story]를 모리스 샌닥이나 헬렌 옥슨버리 같은 유명한 작가들이 그려 다양한 판본이 존재한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고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서사가 다양하게 진행되는 그림책들의 목록도 기록해두었다.

 

마이클 로젠의 책읽어주는 영상도 찾아봐야겠고, 작가의 기준에 따르면 현재 6단계인 우리 아가에게 좋은 그림책을 더 많이 읽어줘야겠다는 다짐도 해 본다. 까마귀 소년과 최영대에 대한 저자의 생각엔 공감을 많이 했고, 얼마 전 작고한 존 버닝햄에 대한 많은 지면 할애를 통해 다시금 존 버닝햄의 뛰어남을 느끼게 되었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가이드가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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