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D로 한 번, 4DX로 한 번, 총 두 번 <어벤저스 인피니티워>를 본 관람자로서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이 영화의 리뷰를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다들 어찌나 전문적이신지 <어벤저스> 시리즈를 처음 본 나로서는 감히 리뷰를 써도 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쩌구저쩌구 말하기가 그것도 굉장히 전문적 지식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블로그에 쓴다는 게 무척 조심스럽지만 나처럼 첫 <어벤저스>를 <인피니티 워>로 시작한 사람도 분명 있다고 생각하므로 그냥 대놓고 난 모른다고 말하고 나의 감상을 적어보려 한다. (사진 없고 스포는 있다.)


내가 <어벤저스>는 처음이지만 아이언맨도 두 편 보고 스파이더맨은 어벤저스 합류 전부터 봐왔고, 가오갤은 2편만 봤는데도 그 유머에 배꼽을 잡으며 웃었고 최근의 <블랙팬서>는 그 우아함에 반했었던 터라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아! 스칼렛 요한슨이 나오네?', '완다는 넘 목소리가 좋은데 누구지?', "비전은 그럼 원래는 사람이 아닌건가?', '왜 캡틴 아메리카는 유니폼 안입었지?', '토르 동생 넘 매력적인데 저번에 죽다 살았나봐?' 등등 첫번째로 영화를 볼 때에는 영화의 스토리를 따라가기도 바빴지만 무엇보다 영화에 적응하는 것에 더 예민했다. 물론 지금도 모른다. 

4DX로 본 것은 실감나게 보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보다보니 캐릭터가 물리적으로 뿐만 아니라 성격적으로도 입체적으로 다가온 점이 플러스 효과였다.무엇보다도 타노스에 대하여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아마 그것은 그의 그릇된 생각이 '세상에 어떻게 저런 생각을?'이라며 세상 처음 만나는 대상인 양 여겨지지만은 않아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생학적으로 특정 민족을 학살했던 과거에서 이어진 민족우월주의나 기득권의 이익을 위해 사회적 약자들의 불이익을 못본체하는 사건들을 우리는 수시로 보아오고 있다. 어떨 땐 그사람들의 말도 안되는 논리에 '미친 것들'이라고 손가락질 하고 때로는 좀 약하게 진행되는 혹은 나의 이익에 부합하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자신도 모르게 동화되기도 했을 것이다. 타노스가 자신이 생각하는 '평등'과 '평화'와 '사랑'이 옳다고 믿듯이 그들 역시 그들의 생각이 옳다고 믿고 다른쪽을 보지 않는 것일 테다. 타노스를 2시간 넘게 보면서 저 생각을 누가 바꿀 수 있을까? 누가 바꿔주면 좋겠는데 싶어 안쓰럽게 그를 바라보았다. 오지랖도 넓지 악당을 악당으로 보고 '죽어라!!!!'하고 보면 되는데.....가모라. 그러하기에 우리는 가모라가 다시 등장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대의를 위해 개인의 사랑을 희생해야 하는 아이언맨과 완다와 비전. 이건 삼천포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힙이 정말 업되어 있어 자꾸 눈길이 갔는데 내가 그런 취향을 좋아하는 건 아닌데 자꾸만 그게 보이던데 나만 그런가? 그리고 기네스펠트로는 왜이렇게 예쁘지? 내가 역시 <위대한 유산> 때부터 그녀의 아름다움을 찬미했지만 세월이 흘러도 이렇게 사랑스러울 줄. 어쩌면 젊을 때(?)보다 내면적으로 더 풍요로워진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아울러 완다 역의 엘리자베스 올슨의 목소리와 표정이 정말 숨막히게 아름다워 내내 그녀를 보며 그녀의 사랑을 응원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마인드 스톤을 파괴하려 비전을 희생시켜야 하는 씬은 압도적이었다. 그런데 타노스도 묶어둘 수 있는 완다를 너무 비전한테만 묶어둔 점이 이해가 안가긴 한다. 능력이 중심히어로들보다 뛰어난 것 같은데. 아이언맨이야 닥터 스트레인지 덕분에 목숨을 건졌지만 완다와 비전도 살아날 수 있을까? 마인드스톤의 중요성에 기대를 걸어봐야겠다.


내가 최근에 <블랙 팬서>의 우아함에 반해서 다른 곳에다도 그런 이야기를 한 만큼 어벤저스에도 블랙 팬서가 나온다는 데에 기대를 아니할 수가 없어 캡틴이 와칸다로 가자고 했을때 드디어 나오는구나 싶었는데 그 비중이 그냥 배경같아서 우아함은 커녕 존재감을 찾기도 어려워 넘 속상했다. 얼마 전 읽은 세계사책에 '블랙 팬서'가 급진적 흑인인권운동단체의 명칭임을 알고는 왜 새 히어로의 이름이 '블랙 팬서'인지 뒤늦게 이해를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와칸다의 입장은 급진적인 말콤 엑스의 입장보다는 마틴 루서킹의 비폭력입장에 더 가깝지 않나? 애매하긴 하다. 히어로니 안싸울 순 없고.

두번째 볼 땐 쿠키영상을 안보고 일찍 나왔는데(워낙 엔딩크레딧이 길어서 두번은 못하겠어서) 처음 쿠키 영상을 보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고 생각했으면서도 이런 결말을 낼 수 있는 마블에게 묘하게 질투가 났다. 이런 결말을 하고 싶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DC코믹스의 히어로들이 뭔가 향수를 자극하는 면이 있어서 더 좋아하는데 지난번 <저스티스리그>를 떠올려보면 아무래도 마블이 우세한 것을 부정할 순 없을 것 같다. 힘을내요 저스티스리그!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씬은

타노스와 가모라가 같이 나오는 모든 장면

완다가 비전과 타노스 사이에 있던 장면

그루트가 망치 완성하는 장면


가장 짜증났던 씬은

퀼이 욱한 장면 ㅠㅠ 퀼 때문이야 ㅠㅠ 나 퀼 좋은데 ㅠㅠ

 

그나저나 두번이나 같이 본 아들이 요샌 또 인피니티워책을 사달라고 조른다. 스타워즈랑 어벤저스랑 누가 더 좋으냐고 물으니 고민 중이라기에 스타워즈한테 그러면 안되는 거 아니냐고 괜한 죄책감 불어넣었다^^ 아무래도 한 권 사줘야겠는데 내가 더 탐이 나는 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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