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뻐” 김애란의 첫번째 고백"
소설 좀 읽는다는 독자들은 누구나 김애란을 말했다. 사소한 일상의 순간을 빛나게 관찰할 줄 아는 작가, 감정의 약동을 재기발랄하게 표현할 줄 아는 작가, 김애란은 그렇게 주목받았다. 약관의 나이에 등단해 두 권의 소설집만 발표한 그 ‘젊은 소설가’ 김애란이 첫번째 장편소설을 냈다. 과하게 힘이 들어가지도, 그렇다고 마냥 허약하지도 않은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은 딱 김애란 같은 이야기이다.
이것은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이야기다. 조로증을 앓으며 이미 여든의 몸을 지니게 된 ‘아름’은 대수와 미라, 부모님의 젊은 날을 <두근두근 그 여름>이라는 한 편의 소설로 담아내려 한다. 그리고 여름, 아름에게 찾아온 청춘의 풍경. 인물은 사랑스럽고 문장은 신선하다. 풋풋한 연애와 별스럽지 않은 인생은 심상해서 더 찬란하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김애란은 그렇게 우리에게 왔다.
- 소설 MD 김효선
밑줄 긋기 : 모든 생명은 ‘태어나는’것이 아니라 ‘터져나오는’ 거란 걸 어머니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44쪽) / “네가 나의 슬픔이라 기쁘다, 나는.” (...) “자라서 꼭 누군가의 슬픔이 되렴.” (…) “그리고 마음이 아플 땐 반드시 아이처럼 울어라.” (50쪽) / “엄마, 나는….. 엄마가 나한테서 도망치려 했다는 걸 알아서, 그 사랑이 진짜인 걸 알아요.” (143쪽) / 나는 예전에 ‘행복’이란 단어를 쓰면 멍청해지는 기분이었어. 그런데 요즘에는 그것도 용기란 생각이 들더라. (227쪽)
|
|
|
한국인의 심리코드
황상민 지음 / 추수밭
"아홉 가지 심리코드로 살펴본 한국인의 맨얼굴"
<스눕>, <블링크>의 한국어판 감수를 맡은 심리학자 황상민. 소비심리와 트렌드 등 사회 현상을 꾸준히 살펴온 그가 한국인의 삶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겉과 다른 속마음에 무엇이 담겼는지, 그 마음에 비친 자화상은 어떤 모습인지 속속들이 파헤친다.
우선 10년간의 연구결과와 사회 현상을 바탕으로 한국인은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회인식 불능증’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이 병은 사회인식뿐 아니라 자기 인식에도 영향을 끼쳐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가면을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저자가 분석의 틀로 삼은 성공과 출세, 교육, 나이와 세대, 짝과 결혼 등 아홉 가지 코드는 우리가 어떤 믿음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차례차례 분석해준다. 이를 통해 남과 다른 자신의 삶의 방식이 무엇인지 깨닫고, 왜 사는지 통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자는 게 이 책의 요지다.
유의할 점 하나. 이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여러 유형 가운데 내가 어디에 속하는지 찾아보게 된다. 저자는 이거야말로 ‘사회인식 불능증’이라 말하며 정답을 찾고 평가하려는 태도를 내려두고 자신이 가진 믿음을 이해하려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아, 갈 길이 멀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한국인의 심리코드를 이해하는 것은 ‘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자 자기를 성찰하는 과정이다. 우리가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자기 확신이나 믿음이 분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각자가 가진 심리코드가 무엇인지 알면 이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혼란스럽고 불확실한 현상들이 조금은 선명하게 보인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어떤 삶을 지향하는지도 명확하게 드러난다.(17, 18쪽)
|
|
|
내 청춘의 감옥
이건범 지음 / 상상너머
"몹쓸 사회가 감옥을 권한다면 명랑하게 즐겨주리라!"
이렇게 유쾌한 감옥 에세이가 있었던가. 우리가 읽은 감옥 이야기는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 서준식 선생님의 <옥중서한> 정도이니 시대의 무게나 사유의 깊이에서 웃으며 읽기는 어려울 터. 게다가 두 책은 징역 당시에 써내려간 글이니 이 책 <내 청춘의 감옥>과는 여러 면에서 거리가 있겠다.
그럼에도 이 책을 앞선 책들 곁에 슬며시 꽂아두는 까닭은 무얼까. 지은이 이건범은 전형적인 386세대로 두 차례 징역살이를 겪는다. 그런데 여기에는 독방에 갇혀 세상에 분개하며 출소 후 활동을 고민하는 모습보다는 몰래 모여 과자를 나눠 먹고 고스톱을 치다가 가끔씩 세상 걱정도 나누는, 삶으로서의 교도소를 함께 만들어가는 동료가 있다, 괜한 고민으로 머리를 무겁게 하는 게 아니라 아무 것도 주어지지 않은 가벼운 몸으로 세상을 꾸리는 깨달음이 있다, 갇힌 세상 속에서 작은 소통을 긍정하며 희망을 만드는 낙관이 있다, 그럼으로 암울한 시대의 귀퉁이에서 끊임없이 꿈틀거리는 청춘의 삶이 생생하다.
문득 반값 등록금 시위에 나선 대학생들이 떠오른다. 촘촘하게 짜인 자본이란 감옥을 마주한 그네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이 책이 옛 청춘과 오늘의 젊은이에게 전해지길 바라는 만큼 우리 역시 지금 그네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할 시간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누군가는 역사로, 누군가는 추억으로 읽겠지만 나는 이 글을 시퍼런 젊음이 가치를 찾기 위해 몸부림쳤던 방황으로 읽었다. 저자의 진심이 우리에게 삶에 대해, 젊음에 대해, 고통에 대해 묻는다.(공지영, 작가) 80~90년대를 청년으로 살았던 현재의 중년과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청춘들이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자신이 무형의 감옥에 갇혀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계란으로 바위를 깨뜨린 80년대의 힘이 슬픔과 분노만이 아니라 웃음과 낙관에서도 나왔음을 잘 보여준다.(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