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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
박범신 지음 / 문예중앙

"말굽이 된 사내의, 기이한 살인에 관한 긴 보고서"
그 사내는 말굽이 되었다. 흉측한 화상으로 얼굴을 잃은 남자의 손에 자라난 그것은, 정말이지 쇠로 된 말굽이다. 말굽이 생겨난 그 남자를 논하는 데엔 더 이상 합리도 상식도 적용되지 않는다. 음산한 원룸 샹그리라, 건장한 사내의 몸에 노인의 얼굴을 가진 기괴한 주인, 난폭하게 짖는 개, 음침한 보살. 소설 속 이미지는 하나같이 침침하다. 이 이야기는 말굽이 된 사내의 기이한 살인에 관한 긴 보고서이다.
아주 옛날, 보랏빛 점을 가진 소녀를 향한 그리움. 남자의 순수는 소녀를 태우고 스스로를 태운다. 등단 39년, 박범신의 39번째 장편소설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는 마술적 리얼리즘을 차용해 폭력의 세계를 하드고어하게 그려낸다. 잔인한 이미지는 다분히 판타지이나, 이들의 폭력성만은 리얼 그 자체라는 걸 우리는 안다. 박범신은 묻는다. “잘 차려입고 고상한 말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들이대어 묻고 싶었다. 당신의 가슴속에 진짜 무엇이 들어있느냐고. 당신은 진짜 인간이냐고.” 손금 아래 말굽을 숨긴 누군가가 정말로 우리의 곁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 소설 MD 김효선 

책 속에서 : 그와 달리 나의 쇠말굽에 의해 누군가의 두개골이 쪼개져 내려앉을 때 경험했던 쾌감은 ‘시작은 미미했으나 나중은 심히 창대한’ 것이었다. 다른 무엇과 비교도 되지 않았다. (…) 말굽의 단점은 손금과 손가락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사실뿐이었다. 살인을 통해 육체와 정신이 강고해지는 건 진정으로 황홀하면서도 고귀한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세계의 모든 에너지를 흡수했다가 내 안에서 풍선처럼 부풀린 다음 우주까지 다시 확장시키는 경험이 그럴 터였다.
나는 점점, 그러면서 빠르게 강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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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친한 친구들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명성 그대로 이어간다"
올해 상반기의 최고 화제작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 이은 ‘타우누스 시리즈’의 신작. 시리즈 순서상으로는 두 번째 이야기다. 이번에는 마을의 도로 확장에 반대하던 환경운동가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환경 문제와 개발권력, 곳곳에서 꽃피는 로맨스, 이웃 간의 질시 등의 다양한 문제가 '동네 사람들'을 건드리면 그 접촉에 그들의 관계가 거미줄처럼 진동한다.

마치 TV시리즈를 보는 듯한데, 범죄 수사물이라기보다는 <위기의 주부들>같은 드라마에 가깝다. 게다가 수사를 진행하다가 로맨스에 아슬아슬하게 다리를 걸치는 형사와, 보통 이런 추리물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 미소년/미소녀 캐릭터들까지 포함하면 넬레 노이하우스만의 독특한 세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점이 타우누스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추리소설의 팬이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충분히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미스터리 팬들을 위한 소설이기 이전에 '모두가 읽을 수 있는 미스터리.' 올여름 또 하나의 추천작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 속에서: 마음 깊이 기다렸던 입맞춤도, 오랫동안 뜨겁게 갈구했던 밤도 내 것이 되었네. 그러나 이미 떨어진 꽃잎일 뿐.
“너무 슬픈걸.” 피아가 시를 소리 내어 읽은 후 말했다.
“실제로 그럴 때가 많잖아요.” 루카스가 대꾸했다. “오랫동안 마음속으로 원하며 기다렸던 일도 정작 현실이 되면 상상했던 것과 많이 다르죠.”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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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버먼의 자본론
리오 휴버먼 지음, 김영배 옮김 / 어바웃어북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함께 보면 답이 나온다"
<먼슬리 리뷰>의 공동 창간자이자 세계적 베스트셀러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의 저자 리오 휴버먼, 그가 ‘사회주의의 ABC’를 정리하고 설명하기 위해 쓴 책이 바로 <휴버먼의 자본론>[원제는 ‘사회주의에 관한 진실(The Truth about Socialism)]이다.  

이 책은 1950년대 전후(前後) 미국을 대상으로 자본주의의 본질과 속성을 파헤친다. 미래의 사회주의를 제대로 건설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시스템을 이해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사회주의자의 입장에서 자본주의의 구조를 점검하여 결함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사회주의로의 변화가 필연임을 증명하는 작업이다. 언뜻 진지한 학술서 느낌이 풍기지만, 계급-잉여가치-축적-독점에서 시작해 자유-권력-인간으로 이어지는 간명한 개념어 전개 방식에, 당대의 사건과 기사, 시와 영화 등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재미난 건 그가 근거로 제시하는 구체적 자료들이 대개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체제옹호론자들의 언설이라는 점, 대가의 위트가 빛나는 부분이다.

그런데 책이 나온 지 60년이 지난 지금, 현실 사회주의는 이미 뒤안길로 사라졌고 세계는 다시 대공황에 봉착했다. 믿었던 두 체제가 모두 무너졌으니 해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휴버먼은 수백 년 전 왕권신수설에 대한 도전이 당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었음을, 150년 전 수백 명에 불과하던 사회주의 지지자들이 수백 만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며 역사의 큰 흐름이 여전히 진행형임을 확인한다. 사회주의든 자본주의든, 맞서 싸워야 할 대상이든 추구해야 할 대상이든 진실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은 충분히 유효하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함께 볼 때 답을 찾을 수 있겠다.
- 인문 MD 박태근

책 속에서 : 사회주의가 많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하는 하나의 단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은 깊이 생각해 볼만한 대목이다. 그게 선이든 악이든, 또는 싸워서 물리쳐야 할 것이든 쟁취해야 할 것이든 우선은 그 자체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러한 이해를 돕는 게 이 책의 목적이다.(저자 후기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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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오은영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불안한 양육전쟁, ‘함께’가 답이다 "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60분 부모’ 패널 오은영 박사가 화성 아빠, 금성 엄마의 끝없는 양육 전쟁에 대해 이야기한다. 늘 걱정하고 집착하는 엄마, 내 아이 문제인데 소 닭 보듯 무관심한 아빠, 이로 인한 충돌과 불화까지. 이 모두가 부모 각자의 오래된 본능과 불안 때문이고, 엄마도 아빠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불신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불안과 두려움의 근원을 파악하고, 아이의 교육, 친구, 건강, 생활 방식 등에 따른 충돌 상황과 그 해법을 제시한다. 생활에 밀착한 사례와 정신과 전문의로서의 분석, 중학생 아이 엄마의 경험이 어우러져, 바로 지금 육아에 지치고 불안해하는 부모들에게 가장 위로가 되는 조언을 제시한다.
- 유아 MD 강미연

추천의 글: 글을 읽는 내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마음으로는 아이를 사랑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내 행동은 분명 아이의 엄마보다는 ‘무관심한 아빠’였습니다. 한편 무관심한척 했던 내 행동의 바닥에 나도 몰랐던 아이에 대한 아빠로서의 근본적인 불안이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책이 나오면 제일 먼저 아내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입니다. – 승훈이 아빠, 가수 이상우  

한 번도 엄마 되기를 배운 적이 없습니다. 한 번도 아빠 되기를 배운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린 부모입니다. 그리고 우린 모두 좋은 부모가 되고 싶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부모’라는 이름의 무게에 짓눌려 홀로 상처 받고 아파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가족은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는 저자의 말 속에 여러분의 상처를 치료해줄 묘약이 숨어있습니다. 부모교육서, 자녀교육서가 범람하고 잇는 요즘 나 자신의 진정한 사람됨을 먼저 통찰해 볼 수 있는 부모철학서, <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대한민국 모든 부모들께 권해드립니다. – 아나운서 지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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