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엄마가 올 1월에 돌아가셨다. 나는 남들이 엄마가 돌아가시면 너무 보고 싶을 거라는 둥, 생각이 많이 날 거라는 등의 말을 해줘도 속으론 콧방귀를 꼈었다. 엄마와의 잔정도 없고 돌아가시기 전까지 나에게 보여주신 모습은 전혀 그런 것과 거리가 멀었으니까. 아니, 없는 정마저 떼고 가시려는 듯 내 마음을 아프게 하셨기 때문에 콧방귀는 그나마 얌전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내 콧방귀는 너무 이른 반응이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삼우제를 지낸 뒤 나는 곧바로 지긋지긋한 가족을 떠나게 되어 속이 다 시원하다며 미국으로 날아왔는데 넘버원 여탐정 음마 라모츠웨처럼 돌아가신 그녀의 아버지를 매일 그리워하며 사모곡을 쓰는 정도는 아니지만, 콧방귀를 끼워대던 철없는 내가 거의 매일 엄마를 생각한다. 엄마를 생각하면서 울고 싶은 적이 많았지만, 남들 앞에서는 절대 내색을 안 했고 나 혼자 있을 때도 거의 울지 않았었다. 그러다 한 달 정도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심리상담을(받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정, 그만큼 나 힘들었다) 받고 있는데 뚱뚱한 미국 백인 여자 상담사 앞에서 내가 별 얘기를 다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 앞에서 펑펑 울었고 그녀는 그런 나를 그냥 바라만 봤다. 암튼 그리고 오늘 또 내가 다른 사람 앞에서 엄마 얘기를 하면서 울었다. 지금 생각하면 넘 웃기다. 엄마 얘기가 나올 상황이 전혀 아니었는데 내가 그 얘기를 꺼내고 혼자 막 울다가 웃었으니까. 더구나 그 사람은 내가 겨우 세 번 얼굴을 보게 된 사람이고 대화는 그 세 번 동안 20분도 해보지 못한 사람이니까. 그런데 기분이 넘 좋았다. 미친년처럼 내 얘기를 듣던 사람에게 "제 엄마가 돌아가셔서 그래요, 1월에 돌아가셨거든요. 부모님 살아 계세요?"이러면서 울었다. 지금 생각해도 웃겨. 미친년 질문 같은 내 질문을 듣고 그 사람이 그랬다. 엄마는 6살에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29살에 돌아가셨다고.
2. 추억이 가장 많이 깃든 곳이 아이러니하게도 알라딘이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늘 같은 날 잠은 안 오고 (내일 아침 출근할 걸 생각하면 자빠져 자야 하건만) 시간이 지날수록 눈이 말똥거려져서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글을 올린다. 오공주 말고도 내 생각을 가끔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는 변명을 하면서.
3. 알라딘에 먼지를 대강 털다가 미국 가기 전에 딸딸 털고 갔던 적립금이 이만 원이 넘게 모여진 걸 발견하고 감동했다.
2014-07-16 | Thanks to | [100자평] The Road from Home : T... | 100원 | - | 22,620 원 |
2014-07-15 | TTB2 광고 수익 | TTB2 광고 수익 | 10원 | - | 22,520 원 |
2014-07-11 | Thanks to | [마이리뷰] Last Dance | 50원 | - | 22,510 원 |
2014-07-10 | Thanks to | [100자평]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 70원 | - | 22,460 원 |
2014-07-05 | Thanks to | [100자평]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 70원 | - | 22,390 원 |
2014-07-05 | Thanks to | [100자평] 보통의 존재 | 60원 | - | 22,320 원 |
2014-07-02 | Thanks to | [100자평] 이탈리아 가족 풍림화산 | 80원 | - | 22,260 원 |
2014-06-25 | Thanks to | [마이페이퍼] extraordinary endings | 230원 | - | 22,180 원 |
2014-06-20 | Thanks to | [100자평] 살면서 포기해야 할 것은 없다 | 60원 | - | 21,950 원 |
2014-06-17 | Thanks to | [마이페이퍼] 반성과 결심 | 170원 | - | 21,890 원 |
거의 다 땡스투 적립금이긴 하지만 TTB2 광고 수익이 10원이 들어와 있는 게 보인다. 지난달엔 1500원 정도나 들어왔었다!!! 더구나 내 TTB2 광고 책들은 진열해 놓은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 책들이라는!!! 헐 오늘 온 김에 책장도 먼지 털고 새로운 책으로 꽂아놓고 가야지~~~.ㅎㅎㅎ
4. 어제, 요즘 불안정한 날 걱정하는 오공주와 카톡을 하다가 세실님과 보이스톡을 하게 되었는데(관장님이라 오래 하지도 못했다~~.ㅠㅠ) 곧 다가오는 내 생일에 뭐 받고 싶으냐? 뭐 보내줄까? 이런 얘기 하다가 세실님이 미숫가루?라는 말을 했을 때 눈물이 핑 돌았다. 여기서도 구하려면 충분히 구할 수 있는 물건이겠지만 미숫가루라는 말에서 묻어나오는 구수한 냄새와 미숫가루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계셨던 엄마에 대한 추억. 어쨌거나 무겁다고 내가 보내지 말라고 하니까 조금이라도 보내겠다고 우기는 속 깊고 착한 세실님!
5. 요즘 캘리포니아뿐 아니라 미국 대부분 지역에 히스패닉 사람들이 많으니 여러 곳에서 스페인어를 요구한다. 내가 가려고 하는 학교의 입학 필요조건에 스페인어를 일 년 이상 공부를 해야 한다는 항목이 있다. 그래서 시작한 스페인어이지만 재밌다.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까지 완전 뒤죽박죽이지만 재밌다. 혀를 굴려야 하는 발음에서는 매번 얼굴이 붉어지고 좌절감이 밀려오지만 재밌다. 이젠 혀까지 굳어가는 나이라 그런지 도저히 굴리지 못할 것 같은데 할 수 있을 거라고 용기를 북돋워 주니, 하긴 하고 있지만 내 실력이 밑이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마찬가지다.
7. 처음 미국에 와서는 한국책을 주로 읽었었다. 그러다 5월부터 영어책만 읽는다. 2월부터 지금까지 읽은 책을 올려본다.
넘버원 여탐정들 시리즈 정말 넘 재밌다. 문장도 아름답고 따뜻하다. 물론 가끔 맥콜 아저씨의 글이 어이없을 때도 있지만 내용도 사랑스럽고 음마 라모츠웨를 사랑하
니 모든 게 용서가 된다. 저렇게 시리즈를 읽을 수 있었던 데에는 시어머니의 책장에 그의 모든 시리즈가 다 있기 떄문이다. 처음 읽게 된 계기도 사실 시어머니가 읽어보라고 주신 책이 계기가 되어 야금야금 거의 다 찾아 읽었다. 시리즈 중 한 권만 없는데 누군가에게 빌려주셨다는데 언젠가 받게 되시면 읽든 아니면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찾아야지. 이 밖에도 더 읽었지만 기억이 안 난다. 하지만 다행이도 턴레프님이 만드신 앱에 다 저장해 놔서 기억은 안 나지만 찾아보면 된다. 근데 귀찮아. 그리고 잠도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