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야님께 선물로 받은 줌파 라히리의 <그저 좋은 사람>을 어제 친정에 올라가면서 읽었다.처음 접하는 줌파의 책은 그저 좋기만 한데 읽다가 깜짝 놀랐던 부분이 있어서 적어 놓고 싶다.

"여긴 기름 값이 비싸더구나." 아버진 이렇게 덧붙였다. 별 뜻 없이 한 얘기 같았지만 루마는 여태 그래 온 것처럼 아버지가 나무라는 듯이 느꼈다. 펜실베니아보다 시애틀에서 기름 값이 비싼게 자기 잘못인 것 같았다.


나도 가끔 부모님이 나를 나무라는 것이 아닌데 나와 연관된 어떤 것에 대해 불평이나 불만을 말씀하실 때 내 책임인듯한 느낌을 종종 받곤 했는데 루마도 그랬다. 인도인 아버지도 한국인 부모들처럼 자식에게 칭찬보다 꾸지람을 잘 하나보다. 꾸지람을 하는게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꾸지람을 한 뒤 더 큰 칭찬거리를 찾아주면 좋을 것 같다. 혼내고 재우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나는 장녀라서 그랬는지 동생들보다 꾸지람을 더 많이 받고 자랐다. 칭찬보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부모의 한마디에 상처받고 치유되기도 하는 영원한 어린아이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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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19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바로 저 이야기에서요, 아버지가 딸에게 왜 직장을 다시 구하지 않나고 그러는 부분에서 찌르르 하더라구요. 나비님이 인용하신 저 부분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저는 인도작가들의 작품을 꽤 좋아하는 편인데, 특히 줌파 라히리는 참으로 인도적이고도 동양적인 저런 미세한 이야기들을 모든 세상사람들이 공감할수 있게 쓰는 재능이 있어요. 기회가 되신다면 원서로도 읽어보시길 바래요. 줌파 라히리의 책들이 어떻게 번역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원글은 정말 눈이 부셔요, 가슴을 찌르기도 하구요.

라로 2009-10-19 00:21   좋아요 0 | URL
맞아요!!!!거기도 그렇죠!! ㅠㅠ

저는 브론테님처럼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아니라서,,,더구나 소설을 잘 읽지 않는 편이라(지금까지) 잘 모르지만 브론테님께서 이렇게까지 칭찬을 하시니 원서로 줌파의 책을 읽어보고 싶어요~. 이 책 말고 그녀의 베스트라고 생각되시는 책이 있으면 추천 부탁 드릴께요~.^^

... 2009-10-19 00:29   좋아요 0 | URL
Interpreter of Maladies 요. 이 책으로 퓰리처상을 받았어요.

다락방 2009-10-19 09:17   좋아요 0 | URL
나도나도 읽고싶다. 그런데 원서를 읽을만큼의 영어가 안되서. 아 브론테님이 추천하는 책 저도 읽고싶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프레이야 2009-10-19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녀들만의 상처, 그런 거 있어요.^^

라로 2009-10-19 09:4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우리 장녀들만이 알 수 있는 상처!!!!
언제 그것에 대한 글도 쓰셨죠~. 그 글 읽고 너무 공감이 됐던듯~.
찾아보면 별찜을 해놨을텐데,,,,

무해한모리군 2009-10-19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첫단편의 한마디 한마디에 굉장히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역시 각국의 부모자식 관계도 이 만큼 비슷한가보다 싶기도 하고.

라로 2009-10-19 09:55   좋아요 0 | URL
그죠? 저도 그랬어요~. 이 책을 읽으며 루마가 어찌나 저 같은지,,,,참,,,

하늘바람 2009-10-19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혼자라 늘 꾸중이고 잔소리를 듣지요

라로 2009-10-19 09:55   좋아요 0 | URL
혼자라서 더 힘들겠어요~. 혼자인 아이에게 부모님은 모든 기대를 거시잖아요~.토닥토닥
태은이는 혼내지 말고 많이 칭찬해주시고 사랑해주세요~.^^

꿈꾸는섬 2009-10-1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막내라 공감이 안되요. 하지만 부모님의 말씀이 꾸지람처럼 들렸던 때는 많았던 듯 해요. 그래서 많이 토라지기도 하고 상처 받기도 하고 말이에요.

라로 2009-10-19 23:59   좋아요 0 | URL
그래서 꿈꾸는섬님은 사랑을 많이 주시는 것 같아요~.
알라딘에서 보면 사람들이 하는 모습을 보면 장녀인지 막내인지 중간인지 대강 구별이 가더라구요~.
사랑은 받은 사람이 줄주도 아는것 처럼 말이지요~.ㅎㅎㅎ

같은하늘 2009-10-20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어땠나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군요.^^
그렇담 저는 몇째일까요? ㅎㅎㅎ

라로 2009-10-20 11:28   좋아요 0 | URL
암튼 전 많이 꾸지람을 들으면서 자랐어요~. 제가 워낙 푼수가 없어서 그나마 성격이 좋은편이라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