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야님께 선물로 받은 줌파 라히리의 <그저 좋은 사람>을 어제 친정에 올라가면서 읽었다.처음 접하는 줌파의 책은 그저 좋기만 한데 읽다가 깜짝 놀랐던 부분이 있어서 적어 놓고 싶다.
"여긴 기름 값이 비싸더구나." 아버진 이렇게 덧붙였다. 별 뜻 없이 한 얘기 같았지만 루마는 여태 그래 온 것처럼 아버지가 나무라는 듯이 느꼈다. 펜실베니아보다 시애틀에서 기름 값이 비싼게 자기 잘못인 것 같았다.
나도 가끔 부모님이 나를 나무라는 것이 아닌데 나와 연관된 어떤 것에 대해 불평이나 불만을 말씀하실 때 내 책임인듯한 느낌을 종종 받곤 했는데 루마도 그랬다. 인도인 아버지도 한국인 부모들처럼 자식에게 칭찬보다 꾸지람을 잘 하나보다. 꾸지람을 하는게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꾸지람을 한 뒤 더 큰 칭찬거리를 찾아주면 좋을 것 같다. 혼내고 재우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나는 장녀라서 그랬는지 동생들보다 꾸지람을 더 많이 받고 자랐다. 칭찬보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부모의 한마디에 상처받고 치유되기도 하는 영원한 어린아이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