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생명력이 넘치는 8월 첫 날 오전 9시부터 5시, 정확히 4시 58분까지 잤다!!!
어제(까마득하게 느껴지는 이윤 뭐람~.) 한비야씨를 만나기 위해서
정말 23시간을, 그러니까 2009년 7월 31일 오전 9시 부터 2009년 8월 1일 오전 8시 37분까지 정말 열심히 보냈다.
뭘했냐면
어제 밤 8시 30분에 가르쳐야 했던 Y양의 수업을 어제 오전 9시에 가르쳤다.
수업 끝나고 Y양을 학교에 떨어뜨려주고 서대전역으로 차를 몰았다.
서대전역 주차장과 COSTCO 주차장중 어디에 차를 주차할지고민하다 서대전역에 주차했다.(10시 50분 기차로 내려 올 줄 알고,,ㅠㅠ)
기차를 타고 용산역에 내렸다.
용산역에서 명동을 향해 가면서 순오기님께 문자를 날렸다.
명동을 한 바퀴 돌면서 내 신발과 해든이의 신발을 샀다. 30%나 세일을 하기에.
옛날 친구들과 명동 가면 꼭 들렀던 <명화당>과 <가무>에 갔다.
명화당은 1층에서 2층으로 옮겼는데 너무 후져져서 슬펐지만 맛은 여전했다.(가격도 저렴~ 냉면과 만두를 시켰는데 겨우 6800원!! 하지만 배불러서 만두를 7개중 3개를 남겼다.ㅠㅠ)
가무는 더 좋아졌다. 80년대 말 90년대 초에는 어두침침했는데 밝고 조용했다.
더구나 커피와 차를 시키면 케이크는 무조건 서비스!!!(근데 명동에 있는 다른 찻집도 다 그렇다는 것을 돌아다니다 발견~.-ㅡ+)
명화당에서 배가 엄청 불렀지만 가무에서 내가 늘 마시던 비엔나커피와 티라미수를 시켰다. (미국에 간 이후로 커피를 안 마시는 나이지만 추억의 비엔나커피를 꼭 마셔야했다.)
그걸 마시고 왜 그걸 그렇게 마시고 싶어 했는지,,,쩝,,,더구나 주인장 왈 "40년 동안 맛이 그대로"라시니 더욱,,,쩝쩝
가무에서 나와 눈스퀘어쪽으로 걸어서 롯데영타운에 갔다.
거기가 예전에 미도파백화점 자리.
거기서 귀고리 두개를 샀다. 더구나 이벤트에 해당되어 사은품도 받았다.
거기서 나와 광화문 교보문고까지 걸어서 갔다.(대한민국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 중 한곳!!)
시간을 보려고 하는데 전화기 배터리가 없어져서 교보문고 근처의 show매장에 가서 충전(그동안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소녀>를 읽다. 에어컨 바람으로 추웠지만 책은 쨩이다!!)
충전을 마치고 다시 교보문고로 내려가면서 시계를 보니 벌써 6시 18분!!!
7시쯤에 순오기님께서 가 계실거라 하셨어서 좀 이른감이 없지 않나 하면서 디지털미디어역으로 출발.
디지털미디어역에 거의 도착하는데 순오기님이 전화하셨다. 벌써 와 계시다고,,,시간이 7시 8분!!
지하철이 이렇게 오래 걸렸어? 하면서 허둥지둥 내려서 사람들이 우르르 가는 쪽으로 나갔다.
그런데 너무 잘못 나가서 경의선타고 나오는 쪽으로 나왔다는,,,ㅠㅠ
다시 발자국을 세면서 열심히 뛰어 2번 출구로 내려서 나감.
밖의 풍경은 썰렁하면서 오가는 차가 한대도 안보임,,,급좌절,,이미 시간은 7시 20분!!!
택시가 안보며 버스 정류장에 갔는데 다행히 이벤트 동행들을 만남.
2분 정도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리니 버스가 와서 그걸 타고 도착해 18층을 올라가니 2분 전!!!
일찍 도착하신 순오기님께서 자리를 맡아 놓으셔서 앞자리에 앉아서 이벤트 참여.
사인까지 받고 마지막 HUG까지 나누고 나오니 시간은 거의 10시경.
순오기님, 같은하늘님과 택시를 타고 가는데 택시기사가 우리를 엉뚱한 월드컵경기장에 내려줘서 또 한 참을 역까지 걸어 내려갔다는,,,ㅠㅠ
10시 50분 열차는 못 탈거라고 두분이 만류하셔서 친정 쪽으로 방향을 틀어 가다가 전화연락도 없이 들이닥친 딸년 때문에 밥해주시겠다며 병든 몸을 이끄시고 분주하실게 뻔한 노모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지축역에서 하차!
근처 찜질방이나 갈까?하다가 차라리 용산역으로 가서 새벽열차를 타자고 계획을 세우고 용산역에 도착한 시간은 거의 12시.
용산역 아이파크에 있는 cgv에 갔더니 상영하는 영화 중 안본 영화는 <메디엄>과 <국가대표>뿐.
무서운 영화는 싫어서 국가대표 끊어서 1시간 동안 한비야님의 <그건, 사랑이었네>읽으면서 기다림.
새벽1시 10분에 하는 영화에 커플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좌석의 반은 채웠더라는!!!
재미없게 영화보고 나오니 거의 3시20분정도.
화장실가서 볼일보고 이빨 열심히 닦고 나와서 길을 헤매고 있으니까 경비아저씨가 와서 용산역 가는 길을 알려주셔서 용산역에서 또 한비야씨 책 읽으며 기다림.
노숙자가 많을까봐 걱정했는데 휴가철이라 그런지 서울로 올라오는 사람들로 역은 북적북적.
5시 20분이 되어 서대전행 KTX를 타고서 역시 한비야씨의 책을 읽으며 내려오다.
내리기 10분 전에 깜빡(정말 10분 전!!!!!ㅜㅜ)잠이 들어 깨어보니 문이 닫히고 막 떠나려는 순간!!
기겁을 하며 뛰쳐나가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문을 두드려도 아무 반응없이 그냥 출발!
잠이 확 깨서 10분을 못참은 나를 쥐어박으며 문앞에 앉아 있는데 친절한 아저씨가 나에게 다가와 다음 역에 내려서 서대전으로 올라가는 차를 타면 된다고 하심.
그 얘길 듣고 기운을 차려 승무원을 찾아 자초지종을 말하고 결국 익산역에 7시 13분에 내려서 7시 43분에 서대전으로 가는 KTX를타고서 8시 37분에 서대전 도착.
주차장에서 차를 끌고 집으로 와서 화장도 안지우고 옷만 벗고 2009년 8월 1일 오후 4시 48분까지 내쳐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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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찬 7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느라 8월의 첫 날이 이렇게 지나 간다!! 8월은 영어로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다고 생각되지만 상하좌우가 대칭이 되는 모양마저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내가 태어난 날이 있는 달!!! 바로 8월 3일이 내 생일이다! 나이 들어 이젠 생일이라는 날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이번 생일엔 가족이 없어서 그런지 벌써 쓸쓸하다. 결혼을 하고는 매번 생일을 챙기고 지내지만 내가 어렸을 적에는 그러지 못했다. 부모님은 늘 바쁘셔서 우리 형제들의 생일을 그냥 지나치기 일쑤셨다. 더구나 내 생일은 방학기간에 있어서 친구들과도 생일날 놀아 본 적이 없다. 오히려 받는 걸 잘 못하는 나는 그편이 편했지만,,,,,,날 낳아주시고 지금까지 키워주신 부모님께 택배로 케이크를 보내드려야겠다. 케이크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지만 미역국 대신,,,,지금은 병들고 많이 늙으신 우리 엄마. 그 아픈 몸으로 내가 어느 시간에 가든 먹을 것을 챙겨주시려고 휘어진 무릎을 끌고 부엌 먼저 가시는 분, 먹고 왔다고 해도 한상 가득 차려내신다. 한번은 우리 가족이 여행을 갔다가 새벽1시쯤 부모님 댁에 갔던 적이 있다. 주무시다 잠이 덜 깨신 상태에서 비틀거리시며 4명의 저녁을 차리기 위해서 부엌부터 가시던 분...어제 친정에 가지 않길 백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가 언제 또 혼자서 새벽 1시에 시작하는 영화를 보고 새벽기차를 타다 깜빡 잠이 들어 내릴 곳에서 못 내리고 하겠는가!!! 원하던 대로 한비야씨도 만나고, 엄청 신나는 7월의 마지막 날이며 8월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