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다양한 옷을 입어봤고, 가죽 치마까지 입어봤지만, 가죽바지는 이번에 처음 입었는데 좋다. 이렇게 쓰면 동물애호가들이 단체로 나를 떠나겠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그런 사람인 것을. 


크리스마스에도 입으려고 빨간색 가죽바지를 샀다. 아직 크리스마스는 아니지만 오늘 입었는데 너무 편하고 따뜻하고 더러운 것이 묻어도 닦기 쉽고, 등등 장점이 정말 많다. 이 바지를 입고 마트에 갔더니 어떤 여자사람이 나에게 다가와서 한다는 말이, "어디서 샀어요?"와 "바지가 참 마음에 든다."고 했다. 나도 참 마음에 든다.^^;;

사무실에 와서 다시 SOP 수정하고 있다. 수정한다고 없는 업적(?)이 나오지는 않지만, 한 단어라도 이리 고치고 저리 고쳐본다. 이런 과정이 다 필연적으로 쌓여서 좋은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눈에 보이게 쌓이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정성이 계속 글자 하나하나에 쌓여서 어쩌면 먼지처럼 쌓여서 입학 사정관들이 내 SOP를 열어서 읽으려고 할 때 정성이라는 먼지가 그들의 눈앞에 아른거려서 찍어주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한다. 알 수 없잖아? 기적!


이틀 동안 Santa Ana라고 불리는 바람이 많이 불었다. 그렇게 많은 나뭇잎이 떨어져 있는 것을 아침에 출근하면서 봤는데 오후에 퇴근하고 집에 오니까 남편과 해든이가 쓰레기통에 담으려고 가지런히 정리를 해서 사진을 찍었다. 저건 한 부분임. 다른 곳에 저렇게 쌓인 나뭇잎이 더 있었다는. 해든이 하고 남편이 고생 많았다.

샌타 애나라는 바람은 이맘때부터 3월 정도까지 부는 바람인데 devil winds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하는데 나는 이 바람이 불면 늘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 <The Holiday>는 쥬드 로, 캐머런 디아즈, 케잇 윈슬렛, 그리고 잭 블랙이 열연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이 영화는 내정 애정 하는 로맨틱 영화인데 지금 봐도 좋다. 샌타 애나라는 바람은 이 영화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쨌든 샌타 애나 바람이 불고 크리스마스가 되면 늘 생각나는 영화. 다음 주 땡스기빙에 남편이랑 다시 봐야지.


암튼, 마트에서 85디그리 제과점에서 티라미수와 초코 무스 케이크를 사 와서 먹었다. 역시 파리 바게뜨가 더 맛있지만, SPC 불매운동을 하고 있으니까 안 사 먹었다. 내가 신념을 잘 지키는 인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킬 건 지킨다.


그나저나 머리에 있는 생각을 짜내려고 해도 생각이 없어서인지 나오질 않네그려. 시간은 자꾸 가는데 SOP가 너무 허접해서 어쩌나.ㅠㅠ 도대체 오늘 뭘 한거야??ㅠㅠ 살찌는 음식만 먹고 시간 낭비만 하고 있는 나여나여나여~~~~~.ㅠㅠ



Sam Cooke - You send me


<The Holiday>의 사운드트랙 중 한 곡이다. 샘 쿡은 남편이 젤로 좋아하는 흑인 가수. 


아! 그리고 알라딘의 당신의 기록을 보니까 올 내가 사랑한 작가는 아니 에르노라고 하는데,, 내가 책을 가장 많이 산 작가가 아니 에르노라는 말로 읽었다. 알라딘 이런 식의 멘트는 좀 아니지 싶은데.. 그냥 솔직하게 당신이 가장 많이 구매한 작가,, 그런데 그게 그건가? 사랑하니까 많이 사나? 아닌데, 나는 궁금해서 많이 샀는뎅.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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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22-11-20 18: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엉뚱한 작가를 사랑한 게 될 때가 ㅋㅋㅋㅋ 그나저나 빨간 가죽바지라니...

라로 2022-11-21 06:21   좋아요 2 | URL
그죠! 저도 아니 에르노는 사실 <단순한 열정>으로 첨 만났;; 말줄임표는 무슨 의미인가요??ㅎㅎㅎㅎㅎ(알 것 같아요!!ㅋㅋ) 그나저나 넘 올만이에요, 혜윰샘!!! 방가요.^^

그렇게혜윰 2022-11-21 07:56   좋아요 1 | URL
저로선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요. 라로님은 넘 잘 어울리실 듯요. 얼마전 빨간 조끼를 사곤 옷걸이에만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2-11-20 19: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에르노 매냐 라로님이군요 ㅋ 전 하루키라고 뜨더라구요. 이미 다 가지고 있는데 또 구매한게 있나?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와 저는 감히 가죽 바지는 못입겠더라구요. 가죽 자켓은 입어도 😅 역시 패잘알 이십니다~!!

라로 2022-11-21 06:23   좋아요 1 | URL
그르게요, 제가 아니 에르노 매냐에 등극을?? 하고 봤더니 북플엔 아예 없어요.ㅎㅎㅎ 하루키 다 가지고 계신다고요?? 우와~~~!!
저는 가죽 모든 다 좋아해요!!! 패잘알,,ㅋㅋㅋ 닉네임 바꾸고 싶어요,, 패잘알!!ㅎㅎㅎ

Conan 2022-11-20 2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강준만 이라고 하네요~
한국 현대사 산책을 사 모은 결과인듯 합니다.~ 그리고 빨간 가죽바지 멋있습니다.^^

라로 2022-11-21 06:25   좋아요 1 | URL
와~~ 현대사 산책이라니요!! 그거 거의 25권 정도 하는 거 아닌가요?? 제가 잘 봤죠!! 코난님 책 엄청 많아 보이더라구요!!^^
감사합니다. 튀게 옷을 입는 것 좋아해요,, 제가 안 튀게 생겨서요.^^;;ㅎㅎ

거리의화가 2022-11-21 16: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리베카 솔닛이라는데요?ㅎㅎ 음... 몇 권 구매한 게 큰듯합니다^^; 솔직히 5권도 구매안한것 같은데... 그만큼 한 작가를 파지 않아서인듯합니다.
가죽바지는 정말 입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가죽자켓조차도 잘 안 입게 되네요ㅠㅠ 라로님 빨간 가죽자켓 입으신 모습 넘 멋있을 듯합니다!

라로 2022-11-22 13:30   좋아요 1 | URL
그렇죠! 구매를 많이 한 작가를 사랑한다고 하는 것 같아요.^^;; 한 작가를 파지 않았다는 말씀이 참 좋게 들려요. 저는 한 작가를 몇 번 찼는데 그분들이 책을 많이 안 낸 분들이라 아니 에르노에게 밀린 것 같아요.ㅎㅎㅎ
저도 첨 입어봤는데 좋아요!! 혹 기회 되시면 입어보세요.^^;; 빨간 가죽 자켓도 언젠가 입을 날이 오기를요. 잘 어울릴 것 같지는 않지만요.^^;; 그러고보니 빨간색 짧은 코트가 있는데 사람들이 그거 입고 나가면 다 이쁘다고 하긴 하더라구요. 아무래도 빨간색이 눈이 확 띄니까 그런 것 같아요.^^

레삭매냐 2022-11-22 15: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빨간 가죽 바지!!!

땀 차지 않을까요... 별 걱정을 다 ㅋㅋ

라로 2022-11-23 14:42   좋아요 1 | URL
ㅋ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주 현실적인 질문인 것을요!!ㅋㅋㅋ
질문이 아주 맘에 들어요!!^^
땀은 안 찼어요,, 아마도 날씨가 추워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여름엔 입기 힘들겠죠??^^;;

얄라알라 2022-12-11 17: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레삭매냐님과 라로님의 주고받음에.빙그레 미소가 뜨는 건 뭘까요?^^다정들.하셔라

라로 2022-12-12 09:08   좋아요 0 | URL
매냐님과 제 댓글이 다정한가요??^^;; 그런 생각은 못했는데,,, ㅎㅎㅎㅎㅎㅎㅎㅎ

얄라알라 2022-12-12 0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현실적인...그 단어에 빵

얄라알라 2022-12-12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내기때 팔부위만 투명 비닐 소재점퍼 입은 아이가 있었는데 수업시간에 보니 그 아이 옷 안에.땀이 찼더라고요...현실적으로 가죽은 아니고 합성비닐인 경우 그런 문제 가능할슈 있나봐요 로

라로 2022-12-12 15:08   좋아요 1 | URL
그런 것 같아요,, 가죽은 숨을 쉬거든요, 하지만 합성비닐은 숨을 안 쉬니까요.^^;; 전 가죽을 너무 좋아하는 문제가 있어요,, 동물애호가들이 들으면...하지만 이런 것도 극복하려면 극복 할 수 있겠죠??

psyche 2022-12-19 0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빨간 가죽바지라니!! 역시 멋쟁이 라로님!

라로 2022-12-20 15:00   좋아요 0 | URL
히힛, 저는 못 말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