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든이 점심을 싸면서 돈까스(이제는 돈까스가 틀리는 말이구나! 그래도 나는 계속 돈까스~)를 저녁에 먹으려고 많이 만들었다. 해든이에게는 미리 양해를 구했다. 오늘 저녁에도 돈까스 먹을 건데 괜찮아? 상관없다고 해서 귀차니즘 충만한 엄마는 아이가 점심으로 먹었든 말든. 앞으로 12월 6일은 내 맘대로 우리집 돈까스 데이로!ㅎㅎㅎ
돈까스랑 한국에서 양배추에 케쳡하고 마요네즈 뿌려서 주는 거 흉내 내서 나는 coleslaw를 만들었는데 남펴니에게 양배추 coleslaw 만들용으로 가늘게 채쳐서 파는 거 사오라고 했더니 양배추 통째로 사왔;; 아 놔!!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막 썰었다. 더구나 마침 돈까스를 기름에 넣고 튀기는 중이었기 때문에 정성껏 예쁘게 자를 시간 없었음. 그래도 접시에 담아놓으니까 뭐,, 글구 어차피 씹어서 배에 들어가면 차이가 별로 없으니까.ㅋ 돈까스 소스는 남편이 대전에서 먹었던 돈까스집(이름이 생각 안 난다.ㅠㅠ 대전 갤러리아 백화점에 있는 돈까스집인데..ㅠㅠ) 흉내 내서 깨소금을 빻았는데 잘 안 빻았고 너무 많았;;; 뭐 맛있기만 하면 되니까..ㅎㅎㅎ
나는 스파클링 워터랑 먹고 다른 가족들은 다 포도주스. 포도주스와 함께 먹는 것이 돼기고기와 더 어울렸을 것도 같다. 그리고 디저트는 산딸기 잔뜩 넣은 아이스크림 선데(이것도 내 맘대로;;)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베리를 얹어 먹으면 정말 행복해~~~. 남펴니를 시장 보게 했더니 이렇게 산딸기도 사오고,, 양배추만 통째로 안 사왔으면 오늘의 심부름 만점 받았을 텐데.. 그래도 이런 심부름 해주는 남펴니에게 새삼 고맙다. 계속 이런 심부름 해 줄 수 있게 건강해야 해!!ㅋ
그리고 오늘 저녁은 내가 만든다고 하니까 엄청 좋아하시는 시어머니. 남녀노소 불구하고 끼니 걱정은 모두의 고민. 내가 저녁을 만드는 동안 시어머니는 조앤이라는 가게에서 모자 뜨는 틀 하고 털실을 사 오셔서 티비 보시면서 만드셨다. 한 달 전부터는 시어머니가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아이들 떠주라고 사드린 작은 모자틀을 꺼내서 (그거 꺼내시면서 자기 엄마를 사드렸는데 안 사용하셨다고 한마디 하셨음.ㅎㅎ) 10명의 증손주들에게 줄 털 모자를 짰었다. 그 중 큰 형님네 큰 딸이 보내온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내가 그 사진을 보면서 틀이 너무 작아서 모자가 너무 작게 만들어져서 너무 늘어난 것 같다고 한마디 했는데 기분 살짝 나빠지신 것 느껴졌지만, 내가 저녁을 만든다고 하니까 금방 신나지셨음. 하튼 나는 바른 소리를 넘 잘하는 것이 문제.ㅠㅠ 그냥 넘어가질 못하니,,, 반성반성
아이들이 너무 이쁘게 생겨서 그런가 그렇게 너무 늘어난 모자를 써도 이쁘다는. 이 가족은 아빠가 의사인데 곧 영국에 이사를 가서 거기 병원에서 3년인가? 일을 하고 온다고 해서 시어머니가 은근 많이 챙기고 계시다는. 지금은 저 회색 털실로 우리 H양과 사위 줄 모자를 만들고 계심. 아이들이 사는 곳도 추우니까. 그런데 저 틀도 작아 보임.^^;; 저 틀을 저 증손주들에게 줄 것을 짜고 더 큰 것을 사셨어야 하지만 그 말은 안 했음. 그러니까 처음부터 자신의 어머니에게 사드린 빨간 틀을 포기하셨어야 했는데,,, 나와 달리 알뜰한 분이라;;;; 머 이 정도만.^^;;;
내일은 마지막 자원봉사를 하러 간다. 이번엔 남편이 같이 가겠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여러 번 같이 안 가도 된다고 했는데 꼭 같이 가고 싶다고. 그리고 그 다음날은 남펴니의 생일. 겨울아이인 남편의 생일. 그리고 일주일 후면 시아버님의 생신이었고 그다음이 크리스마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큰 형님의 생일인데 올해도 아버님의 생일을 그냥 지나갈 거니까 많이 서운하다. 그렇잖아도 좀 전에 내 휴대폰에 있는 아버님 사진이랑 비디오를 봤다. 우리 눈에는 안 보이지만, 우리 곁에 계시겠지? 그렇게 믿는다. 우리 엄마도 만나셨기를. 음, 갑자기 분위기가 이상해 지네.
프야님의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먼저 어떤 영화에 대해 쓰셨나 대강 흝어봤는데 영화의 순서를 참 잘 정하신 것 같다는 칭찬을 해드리고 싶다. 책이 나오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더 좋은 책이 나오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이 책에서는 내가 본 영화와 많이 겹쳐서 좋다. 이 년 후에 또 나올 책을 미리 생각하는 나는 좀 어처구니없지만(새 책을 받은 것이 언제더라!!ㅋㅋ) 더 많은 영화가 겹치길 바라면서 더 열심히 영화를 봐야지. 그리고 이제는 좀 기록도 하면서 볼까 봐.ㅋ
Perry Como - It's Beginning to Look a Lot Like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