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까 볼티모어에 있는 큰아들과 비디오 챗을 했었다. 우리는 저녁 8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그러나 아들이 있는 곳은 11시가 거의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오래 통화하지는 못했지만, 늘 그렇듯 아들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리고 우리 통화가 거의 끝날 때 딸아이가 합류하고 아들은 자러 가고 딸과 좀 더 얘기했다. 딸도 학교 가야 하니까 곧 자러 갔다. 아이들과 함께 얼굴 마주 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인 것 같기도 하다.
오늘 아들은 같이 사는 사람들(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근처에서 하는 해바라기 축제에 다녀왔다면서 사진을 보내줬다.
이 해바라기 사진을 보니까 친정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정원을 가꾸듯 일산에서 야채도 키우고 나무도 심고하셨는데 밭이라고 해야 되나? 그 가장자리에 해바라기를 심으셨었다. 그래서 그 길을(거의 도심 수준인 곳) 다니는 차들이 멈춰서 구경도 하고 어떤 날엔 사진작가가 와서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하면서 사진을 찍은 적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가 해바라기를 보면 엄마 생각이 더 난다. 중간에 보이는 해바라기는 벌 두 마리가 앉아있어서 그런가? 얼굴처럼 보이네.ㅋ
2. 오늘 집에 왔더니 큰시누이가 보낸 생일 카드가 와 있었다. 생일 선물로 페디큐어, 네일케어를 할 수 있는 키프트카드를 받았는데 이렇게 따로 생일 카드도 보내줬다. 감동.ㅠㅠ
안 좋아할 수 없는 큰시누이. 이 큰 시누이가 둘째 아들 고등학교 졸업선물로 작년에 가려다가 코로나로 길이 막혀 가지 못했던 코스타리카로 둘만의 여행을 떠났다. 큰시누이네 남편은 너무 바쁘니까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자기들이 가고 싶은 나라에 시누이가 데리고 간다. 큰아들의 졸업여행은 아이스란드였다. 여행하는 비디오를 생생하게 찍어와서 그 해 시누이네 집에서 여행 비디오 보면서 나도 언젠가 아이스란드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코스타리카 여행 사진을 보면서는 그런 생각이 덜 들었다. ㅎㅎㅎ 왜냐하면 시누이가 올린 사진들이 다 이런 사진들이라서.
들판에서 말타기
이건 뭡미꽈? 이런 거 난 못함. 시누이라 가능한 일. 나는 너무 곱게 자란;;;
그렇지만, 이렇게 야성미 넘치고 건강해 보이는 시누이가 부럽긴 했다. 나는 등 떠밀어도 못할 거 같은데,,,하지만 내가 그렇게 말하니까 남편이가 왈, "등 떠밀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어." 그그,,,그런가? 암튼 이것 말고도 래프팅이니 그런 것을 한 사진도 올라왔는데 나는 연약한 늙은이라 이런 익스트림 스포츠는 눈으로 보는 것만 땡큐.
3. 하지만, 나도 카탈리나에서 굉장한 경험을 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딱 한 번 자전거를 타봤는데 그날 넘어져서 내 무릎에 엄청난 상처를 남겨줬기 때문에(여전히 그 상처가 크게 남아 있다는.ㅠㅠ) 그날 이후로 자전거에 대한 짝사랑만 있어서 늘 언젠가는 다시 도전을 해야지 했었는데 드디어 결국 40여 년 만에 남편이의 강요에 못 이겨 자전거를 타게 되었다!!!
준비하는 역사적인 순간!ㅋㅋ
안장은 최대한으로 내리고 아이들이 사용하던 헬멧이라 내 머리에 맞지도 않는 작은 것을 겨우 우겨 쓰고서 저 파란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그런데 저 자전거에 문제가 있어서 내 자전거는 렌트하는 곳에서 노란색 자전거로 빌려서 탔었다. 남편과 해든이는 집에 있는 자전거로 타고.
내동댕이 쳐진 것처럼 넘어져 있는 자전거는 해든이가 탄 자전거. 페블리 비치에 도착하자마자 내동댕이 치더라는.ㅋ(영화를 봐도 그렇고 남자 아이들은 저렇게 자전거를 내동냉이 치듯이 던저버리고 자전거에서 내리는 버릇을 배웠을까? 아무래도 남자들의 유전인자에 디폴트 되어 있는 것인가??)
노랑이는 내가 탄 자전거로 빌린 자전거.. 그리고 빨강이는 남편이 탄 자전거. 자전거 빌리는 곳에서 헬멧은 무료로 대여를 해줘서 애들 헬멧은 벗고 빌린 검은색 헬멧을 사용했다. 내 머리가 큰 거 어찌 알았는지 XL 사이즈를 주는데 딱 맞더라나 머라나.;;;
처음엔 비틀비틀 엄청 주저주저하면서 탔지만, 무릎 깨지며 어렵게 익힌 기술(?)이라 그랬는지 한 10분(내 생각엔 10분인데 정작은 거의 1 시간;;) 워밍업을 하다보니 나도 자전거를 타고 해안을 달릴 수 있었다. 물론 차가 올 때마다 무서워서 멈추긴 했지만. 아~ 해안에 불어오는 바람을 안고 달리던 그 느낌!!!! 앞으로는 자주 타자고 결심했다. 여전히 자전거가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달렸다. 어쨌든 나도 이제 자전거 타는 사람이 되었다!!!
4. 방금 사무실에 오려고 집을 나오는데 시어머니가 읽고 계신 책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이 완전 내 감성 건드리네. 더구나 작가는 예전에 재밌게 읽었던 아프리카 여탐정 음마 라모츠웨 시리즈의 작가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다른 탐정 소설과는 다르게 아기자기 한 이야기들과 꼭 가슴 뭉클하게 하는 스토리가 있던 이야기들이 생각난다. <기린의 눈물>은 특히 좋아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이상은 기억이 안 나는 게 맹점이지만.ㅠㅠ
그런데 표지를 보니까 자.전.거+ 피아노 가 있네. 윽 재밌겠다. 믿고 읽는 작가의 사랑스러운 책이 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올 1월에 나온 따끈따끈한 매콜 스미스의 책인데 사진에 담겨 있는 것을 풀어쓴 글인가? 것도 중년의? 책을 들춰보지도 않고 온 것이 조금 후회되네.
암튼 표지도 이쁘고 색감도 좋고. 시어머니가 다 읽으시면 내가 읽어야지. 도서관에서 빌려 오신 책인 것 같은데 얼렁 읽으셨으면 좋겠다.
5. 이 글의 제목인 정신없이 한꺼번에,는 방금 다 읽은 애트우드 여사의 <증언들>에 있는 소제목에서 빌려왔다.
여기까지 썼는데 갑자기 페이퍼 휙 날아감.ㅠㅠ 뭐야, 정신없는데 알라딘까지 정신 못 차리게 하네.ㅠㅠ
암튼, 다 읽고 난 느낌은 너무 대단해서 뭐라고 할 말을 찾지 못할 정도임. 대단대단대단!!!! 화장실 청소보다 어렵다는 독서를 할 수 있어서,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 말고 다른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요.
암튼 이 페이퍼 또 사라지기 전에 얼른 올리자. 페이퍼 다시 쓰고 싶지 않음. 알라딘은 각성하고 서재 환경을 개선하라!!!(그나마 임시저장에 남아 있어서 다행이었다능) 이렇게 마무리도 정신없이 후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