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monds On The Soles Of Her Shoes

Courage To Change - Sia


Black Lives Matter와 같은 다양한 사회적인 현상에 대해 간호는 어떻게 대처해 왔으며, 그런 변화에는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으며, 간호사로서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 등등,,, 뭐 그런 것에 대해 토론하는 숙제에 뭘 써야 하는지 며칠 동안 머리에 쥐나게 생각하다가 생각이 안 나는 걸 억지로 쥐어짜서 겨우 마치고 포스팅하기 전에 고칠 것이 없나 하고 읽어보다가 내가 쓴 글에 내 코끝이 시큰해지는 주책바가지. ㅠㅠ


내가 잘 써서가 아니라, 글을 쓰면서 겨우 7개월 밖에 안 된 간호사 경력이지만, 코로나라는 팬데믹에 동참해서 환자들을 돌봤다는, 어떻게 생각하면 훈장 같은 것이 내 안에 새겨져 있는 것 같고, 앞으로 나는 어떤 사람으로 계속 살아갈지,,, 나의 미션(?)에 대한 생각까지 미치니 혼자 업이 되었던 것 같다. 휴휴 가라앉히고, 오늘 아침까지 열심히 일했고 숙제도 마쳤으니 이제 집에 가서 자자.


출판되지 않은 시들 가운데서


비스와봐 쉼보르카


한때 우리는 닥치는 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었다, 그때 세상은

서로 꼭 맞잡은 두 손에 들어갈 수 있으리만치 작았다,

웃으면서 묘사할 수 있을 만큼 간단했다,

기도문에 나오는 해묵은 진실의 메아리처럼 평범했다.


역사는 승리의 팡파르를 울리지 못하고,

더러운 먼지를 내뿜어 우리 눈을 속였다.

우리 앞에는 칠흙처럼 어둡고 머나먼 길과

죄악으로 오염된 우물, 쓰디쓴 빵 조각만 남았을 뿐.


전쟁으로 얻은 우리의 전리품, 그건 세상에 대한 깨달음, 세상은

서로 꼭 맞잡은 두 손에 들어갈 수 있으리만치 크다는 것,

웃으면서 묘사할 수 있을 만큼 복잡하다는 것,

기도문에 나오는 해묵은 진실의 메아리처럼 특별하다는 것.


p.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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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21-07-04 06:5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일을 하시느라 고생하신 라로님! 고맙습니다^^

라로 2021-07-04 15:08   좋아요 5 | URL
돈 받고 일하고서 이렇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으니 송구스러워요. 하지만, 나와 상관없었던 일에도 고마워하는 그렇게혜윰님의 마음이 너무 이뻐서 눈물이 날 것 같아요. 헤~~.^^;;
아드님과 함께 쓰신 책은 주문했는데 제가 받으려면 한 두 달은 걸릴 것 같아요. 아~~~ 빨리 읽고 싶어라~~~.ㅠㅠ

2021-07-04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04 1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21-07-05 13:07   좋아요 0 | URL
질투는 없을 것 같은데 넘 안 팔려 사장님께 죄송해서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7-04 08:5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정말 대단하신거 같아요~!!.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나 자신이 뿌듯해하고 만족하는게 중요한거 같아요. 오늘 열심히 일하셨으니 집에서 푹 쉬셨으면 좋겠네요 😄

라로 2021-07-04 15:15   좋아요 5 | URL
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나이에 간호를 시작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좀 많은 용기가 필요하니까 대단하다는 말을 쬐끔 들어도 될까요??^^;; 덕분에 아주 푹 쉬었어요. 내일이 7월 4일이라 여기 공휴일인데 직장 동료가 일을 바꿔달라고 해서 바꿔서 내일 밤에 일해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나이가 될 줄은 몰랐어요.ㅎㅎㅎㅎㅎ

scott 2021-07-04 12: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라로님의 숙제
제 인생에 영원한 숙제가 될것 같습니다
서울은 어제부터 장마 시작!
라로님 오늘 하루 다리 쭉 뻗고 푹쉬세요 ◡‿◡✿

라로 2021-07-04 15:13   좋아요 6 | URL
이번 숙젠 정말 생각할 거리가 많았어요. 정답이 없는 숙제,,인생도, 이 생도 그렇죠??^^;;
한국은 장마철이 되었군요!!! 저 옛날 한국에 살 때 (어려선 아주 가난했어요.)
장마가 젤로 무서웠는데,,,기생충의 그집처럼 그렇게 물이 차는 지하에 살아본 적은 그나마 없지만, 여전히 장마 걱정 없는 곳에 사는데도 장마라는 말은 두렵네요.
눅눅하고 후덥지근하고 그렇겠지만, 건강하게 장마 잘 나시길요.^^

그레이스 2021-07-04 17:4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쉼보르카의 시 울컥하네요.
오늘따라....
무언가 바꿀수 있다고 믿었던 치기어린 시절을 생각하면서 ㅠ

라로 2021-07-04 19:22   좋아요 6 | URL
그죠!!ㅠㅠ
쉼보르카의 시집은 정말 그 값어치를 어찌 생각해야 할까요? 꽤 두꺼운 시집인데 다 좋으니!!!
어디를 펴서 읽든 심쿵합니다....

붕붕툐툐 2021-07-04 21:2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넘 수고 많으셨어요~ 7개월이란 시간 동안 애 많이 쓰셨어요~ 장하십니다! 자기 글 읽고 자기가 찡해지는 사람 멋져용!!^^

라로 2021-07-06 19:0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1년을 채우면 한국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요. 백신 맞은 사람들은 자가격리 안 해도 된다는 말을 얼핏 들었거든요. 여기는 벌써 일상으로 거의 회복이 되었어요. 작년 뉴욕에서 그 많은 시체를 어느 섬에 파묻었다 하던 것들이 이젠 괴담같아요.^^; 저는 제 글 뿐 아니라 많은 것에 찡찡찡해지는 사람이에요.ㅎㅎㅎㅎ

mini74 2021-07-05 15:3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글 읽으면 힘듦을 말하는데도 묘하게 신나는 리듬이 담겨 있어요. 읽다보면 입꼬리가 올라가게 되는 ㅎㅎ 라로님 진짜 고생 많으셨고 또 고맙습니다. 학교 문방구 가서 빨주노초 무지개색으로 장한 간호사상 왕창 뽑아서 막 뿌려드리고 싶네요 ㅎㅎ *^^*

라로 2021-07-06 19:03   좋아요 2 | URL
핫! 넘 과분한 칭찬!!^^에또 겨우 7개월에 그런 상을 왕창 뿌려주시면 1년에 뭘 해주실 거에요???(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일인.ㅎㅎㅎㅎㅎㅎㅎㅎ)

mini74 2021-07-06 19:05   좋아요 2 | URL
꽃가루에 폭죽 터트려야지요 ㅎㅎ 라로님은 꽃목걸이 걸고 훌라춤 추셔야 합니다 ㅎㅎㅎㅎ

라로 2021-07-06 20:31   좋아요 2 | URL
흑 역시 미니님밖에 없어!!! 미니님은 제게 특별한 타인이세요~~~~!!😍😍😍 (훌라춤 추지요, 뭐 까깃거. 저 훌라춤은 못춰도 허리 돌릴 줄 압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