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취향>을 너무 재미있게 본 나로서는 -그해 최고 재미있는 영화로 꼽을 만큼 - 이 영화 룩앳미를 놓칠 수 없었다. 이야기는 다소 두서없고, 지난번 영화보다 훨씬 시니컬해져 로맨스를 만끽하는 재미는 많이 사라졌지만, 일단 강추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파란여우 2005-01-13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거리를 올려 주시요요요요요요용~~~^^

sunnyside 2005-01-17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줄거리요. 에... 그게... 말하자면...
유명한 작가인 아버지와 그의 딸, 그리고 그의 딸의 성악 선생님이며 작가의 팬인 중년 여인과 이제 막 등단한 신예 작가인 그녀의 남편, 작가의 딸과 우연히 만나게 된 기자 지망생 청년이 서로 오해하고, 미워하고, 실망하다가 일말의 사랑과 희망의 싹을 찾게 되는 내용이랍니다. 다시 한번, 사랑과 희망의 싹은 아주 작아요. ^^;
 

이십대 마지막날이 흠... 이제 일곱시간 남짓 남았다. 

이런 날엔 뭔가 특별한 감흥을 가져야 할 것 같은데... 서해로 마지막 일몰을 보러 가거나 동해로 새로운 일출을 보러 가거나... 아니면 '서른 즈음에'를 부르며 낮술을 까고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말이다.

친구 중 하나는 메신저 닉넴을 '서른을 축하해~ OO야 ㅋㅋ'라고 하여 나의 이십대 마지막 날을 축복(?)하고, 난 뭔가 새로운 기분을 느껴야 할 것 같은 강박증을 가지지만... 이렇게 내 몸은 아직 사무실에, 마음은 그냥 따뜻한 아랫목에 가 있을 뿐이다.

자자.. 감흥을 가져보자. 이젠 "저 아직 이십대에요~~"하며 삼십대 언니 오빠들 사이에서 어린 척 해보는 일도 없을 테고, 꺾어진 육십을 또 다른 나이로 불리며 살겠지. 회사에서도 삼십대에 걸맞는 책임과 자리를 만들어야 할 테고, 어쩌면 나이트나 클럽, 가수 콘서트를 갈 때에도 쪼금 더 주저하게 될지 모른다. (내 나이에 무슨... -.-)

하지만.. 정말 그렇게 되어야 할까? 지구가 돌아 태양을 저 너머로 보내고 다시 반바퀴 돌아 새 태양을 맞이한대서 내가 변해야 한다고? 아닐걸. 난 오늘도 내일도 그냥 나다. 엄마의 한숨 소리가 더 깊어지고 주변의 인간들이 날 아무리 구박한대도 끄덕하지 말아야쥐.

큭큭, 내가 봐도 유치하다. 현실을 피하려는 방어기제인가? 에잇! 내멋대루 살자.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4-12-3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십대보다 삼십대가, 삼십대보다는 사십대가 더 좋다는 걸 나이가 들면 아시게 될 겁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십이 얼마 안 남은 만두올씨다...

sunnyside 2004-12-31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요? 제가 빨리 그걸 알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

파란여우 2005-01-13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십을 훌쩍 넘은 여우올시다^^
 

오늘 집에 돌아와 TV를 보다 우연히 중학교 1학년 때 친구를 보았다.

경제 프로그램이었는데, 대형유통기업 이마트가 직원들의 노조설립을 조직적으로 반대한다는 내용의 뉴스가 흘러 나왔다. 직원들은 추운 날씨에 밖에서 시위를 하고 회사가 보낸 건장한 청년들은 이를 물리적으로 저지하면서 충돌이 벌어진다. 그리고 다음 장면에 바로 그 친구는 마이크를 잡고 울분에 찬 목소리로 회사의 이와 같은 처사에 항의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아래엔 이름과 함께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자막.

10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난 그녀를 단박에 알아보았다. 15년 전 한번 같은 반이 되었을 뿐이고 이후 거의 만난 적도 없지만, 신기하게도 그녀의 모습은 예전과 똑같았다. 단발머리에 약간은 떨리는 목소리, 이목구비 하나하나까지도 15년전 그녀와 달라진 게 없었다.

당시에도 그 친구는 우리 반 반장으로 키도 크고, 공부도 잘 하고, 생각하는 것도 어른스러웠다. 달리기도 잘하고 응원도 잘해서 운동회만 하면 스타가 되었고, 목소리는 어찌나 큰지 한번의 외침으로 떠드는 반 아이들을 조용히 시킬 수 있었다. 물론 놀고 수다 떨 때는 유치한 것에도 까르르 넘어가는 영락없는 여중생이었지만.

어쨌든 그랬던 그녀를 갑자기 TV 뉴스에서 보니 반갑기도 하고.. 단순한 반가움을 넘어선 묘한 기분이 든다.

그녀는 분명 멋진 여성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니 방송국 카메라가 와 있는 상황에서도 당당히 자기 주장을 펼칠 수 있었을테지. 그것도 자신의 생존권을 쥔 거대 기업에 맞서서 말이다.

오늘은 TV 뉴스에서 우연히 마주친 옛 친구에 미약한 전류만큼의 자극을 받은 날이다. 또한 곤색 학교 츄리닝에 덧신을 신고, 어딜 가든 뛰어 다녔던 15년 전 그때로 잠시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영엄마 2004-12-29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코너에는 한 달 만에 글을 올리시는거군요. ^^ TV를 통해 15년만에 본 것인데도 친구를 알아본다니... 사람은 그리 쉽사리 잊혀지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음.. TV출연 같은 거 하지 말아야지. 나 좋다던 남자들이 알아보고 찾아 올라...^^;)

sooninara 2004-12-2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정규직 문제는 얽힌 실타래처럼 풀기가 어렵네요..ㅠ.ㅠ

그 친구분이 15년 동안 안바뀐건지..서니님 눈썰미가 좋은건지..

서니님..요즘 뭐하세요? (생뚱맞긴..ㅋㅋ)

sunnyside 2004-12-30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정말 그렇습니다. 사람이 정말 잊혀지지 않나봐요. 잘 살아야죠. 언제 어디서 날 아는 사람이 나에 관해 글을 쓰고 있을지 모릅니다. ^^;

수니나라님, 이상하게도 저는 사람의 얼굴을 잘 기억한답니다. 이름은 기억을 잘 못하지만. ^^; 그래서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가 또 다른 영화에 나왔을 때도 용케 알아보죠. 얼굴을 분간하는 눈썰미는 좀 있나봐요. (으쓱 ^^) 저, 잘 지내요. 글 한번 올릴께요. 새 일터에 나간지 한달이 되었는데 아직 보고를 못했죠?
 





같은 맥락에서 보자면 (<나의 아름다운 정원>과) 미야자키 하야오 역시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가를 늘 고민한다.

어떤 작품에서는 자연이었고, 어떤 작품에서는 평화, 어떤 작품에서는 헌신과 용기 같은 것들이었다. 그러나 심윤경 작가와 약간 다른 점은 아직까지 그가 말하는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존재는 늘 여성이었다는 점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여성, 특히 나이든 할머니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름다움을 대변한다. 쭈글한 손에 굽은 등을 가진 한 할머니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무려 두 사람의 마법에서 풀려나게 해주고, 심술맞은 마녀를 유순한 노인네로 바꿔 놓았을 뿐만 아니라, 큰 마법사의 노여움을 풀고 강아지를 기쁘게 해줄 정도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이 등장했고 - 특히 초절정 울트라 꽃미남의 등장이란. ^o^; - 유쾌한 유머는 내내 계속되었다. 한때 미야자키 하야오는 <모노노케 히메>를 만들고 필생의 역작을 완성했다며 더 이상 작품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데, 부디 그러지 말아주길 바란다. 신비한 샘과 같은 그 상상력이 고갈되려면 아직 많이 남은 것 같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4-12-27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별로든데... 상영 시간 줄이느라 많이 짤려서 그런지 몰라도 아주 중요한 스토리의 연결고리들이 설명 안되는게 많아서리... 이해하기 난해했다는 느낌보다는 잔뜩 펼쳐놓고 정리하지 못한 듯한 느낌... 처음으로 우리의 미야자키씨에게 실망적이었다는... 대략...

sunnyside 2004-12-28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홍... 하지만 누가 뭐래도 꽃미남의 광채는 지울수가 없죠!
 
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야 이 책을 읽었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
백 명의 추천을 받고, 또 세 명에게 선물한 뒤 갖은 감사치레를 받은 후에야 겨우 날 위해 이 책을 집어들었다. 기대가 큰 만큼 좋은 날 읽으려 아껴 두었다고 되지도 않는 변명을 갖다 붙여 본다.

호젓한 일요일 오후, 동구 덕분에 난 실성한 여인네처럼 히죽거리며 웃다 눈물짓다를 반복했다. 동구가 기쁠 땐 나도 가슴을 열어 기쁜 숨을 쉬었으며, 동구의 기특한 생각엔 나도 모르는 미소를 지었고, 아픈 일들을 이겨내는 동구를 볼 때엔 안타까움에 가슴이 에여 왔다.

이렇게 사정 없이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 아이. 삶에 지친 나보다 훨씬 깊은 속내로 내 맘을 보듬는 이 아이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내가 의심스러운 것은 내가 책이 아니었다면 이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내가 박영은 선생님이었다면 과연 동구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이 책은 내게 이야기를 넘어선 하나의 경종으로 들린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지나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의미의 울림. 세상 보기좋은 것, 편한 것, 화려한 것, 강한 것, 새로운 것들 사이에서 혼동 없이 아름다운 것을 발견하고 소중하게 간직하라는 가르침이었다. 살아가는 현실 - 세상은 투쟁적인 것이고, 힘쎈 것이 옳은 것이라는 가치가 지배하는 - 속에서도 동구의 인내와 헌신을 '모자라는 짓', '바보같은 짓'이 아닌 아름다운 것 자체로 발견할 수 있는 마음을 견지하는 것... 당장의 내 앞에 던져진 초라한, 하지만 절실한 숙제였다.

-----------------------

책을 읽은 후 작은 의문이 들었다.

작가는 분자생물학을 공부한 자연과학도였다. 그런데 다른 학문도 아닌 '분자생물학'을 공부한 이가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었을까? 분자생물학이라면 인간의 마음조차도 진화의 산물이라거나 사람의 성품 역시 날 때부터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다는 것, 등을 공부하는 학문이 아니었던가? 한때 분자생물학 관련서를 몇 권 읽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혼란에 휩싸인 적이 있는 나로선 (아직도 별로 해결되진 않았지만) 작가의 이력이 생각할수록 신기하기만 했다.

그리고나서 다시 작가 후기를 읽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런 구절이 있다.

"어린 나이에, 스스로가 제일 약자에 해당하는 상황이면서도 촉촉한 인내와 헌신으로 주변을 끌어안는 그들의 모습은 나에게 충격에 가까운 감동을 주었다. 한쪽 성(性)의 전유물로 칭송되는 많은 미덕들이 실제로는 거짓이나 허상에 불과하며, 가치 있는 것은 오로지 '인간의 미덕'임을 소년들은 담담하게 보여주었다. 나와 다른 쪽의 성(性)을 가진 사람들을 오로지 적으로만 여기고 어떻게 싸워 이길까만을 연구했던 나 자신의 태도가 참으로 옹졸함을 느끼게 하는, 그들은 나의 어린 스승들이었다."

내가 했던 고민을 좀 섞어 작가의 충격을 유추해 보자면 이런 거다. 인내와 헌신, 타인에 대한 배려와 같은 가치는 여성성 안에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소년들은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미덕을 견지하고 있었다. 오직 건설하거나 부수는 것만 아는 남성들 - 아직 소년이긴 하지만 - 안에도 이런 것들이 있다니... 수만년을 이어왔다는 DNA 나사구조보다도 내가 만난 이 인간의 미덕이 더 고귀한 것이다, 라는 가르침을 얻은 건 아니었을까.

그런 가르침이라면 감히 스승이라 부르기에 충분할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증거를 찾으려 애썼고, 그럴 때마다 작은 기쁨을 맛보기도 했지만 아직 그 반대를 뒤집을만큼 충격적인 경험을 하진 못했다. 아니, 경험하고도 작가처럼 소중히 품지 못했을 테지.. 그래서 작가의 깨달음엔 작은 부러움이 인다. 언제쯤 난 이 모순들을 깨치고 명쾌해질 수 있을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태우스 2004-12-26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를 제가 갠적으로 안다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뿌듯하죠^^

sunnyside 2004-12-26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 ^^ 여기 동네에 그 분 팬 100명 있거든요. 만나면 꼭~ 좀 전해 주시구요. 그 작가분 세번째 작품 나오면... 싸인본, 아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