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관한 글이 사라졌다.

사라진게 아니라 내가 삭제했다. 그림이 잘못 들어갔는지 페이퍼가 이상하게 보이길래, 삭제하고 다시 올리려고 했는데... 삭제만 하고 다시 못 올렸다. 글을 복사해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T.T (바보, 이 바보~)

희한하게도 조선남자님의 코멘트만 저장을 해두었다. "강변까지 살랑살랑 걸어나가 새벽밤 짙었던 심야에 보았어요. 다 보고선 우멍하게 앉아 눈물 그렁그렁 했었어요. 너무 좋은 영화였어요." 

그렇다 정말 좋은 영화였다. 조제... 난 널 지운게 아니야. 그건 단지 실수였단다. 그렇지 않아도 조제 생각만 하면 가슴이 먹먹한데... 이젠 죄책감까지 드는군. 조제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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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ninara 2004-11-08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그 페이퍼 다 보았거든요..기억을 되살려서 올려 드릴까요?

일단 목욕 제개하고..앉아서 참선을 하다보면 생각이 날것 같은데..기달려 보셔요..^^

sooninara 2004-11-08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써니님..번개 오실거죠?

진/우맘 2004-11-09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엥....난 다 못 봤는데.TT 요 밑의 저것이 전부가 아니란 말임???

sunnyside 2004-11-09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녀. 삭제됐었는데요. 전지전능하신 개발팀장님께서 시험삼아 살려 놓으셨답니다. 어뜨케 이렇게 페이퍼가 되나 싶으셨나 봐요. -.-

이럴서가 2004-11-09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 아래 페이퍼는 참으로 광활하고 적막해요. 조제의 물고기들이 사는 곳 같아요. 첨엔 그 효과를 노리고 높이와 너비를 쭈욱 늘이신 줄 알았어요.. -.-

sunnyside 2004-11-10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정말? 그렇다고 할걸...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로서 평가가 되는 영화가 있고 그렇지 않은 영화가 있다.

최근에 본 두 편의 영화가 각각 위의 경우를 대표했는데, 하나는 <주홍글씨>이며 또 하나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다.

우선 두 영화 모두 재미있게 봤다.

<주홍글씨>를 보고는 영화에 대해 말을 많이 했다. 한석규의 연기가 어떻고 이은주의 연기가 어떻고... 연출은 세련되나 장치가 다소 진부하다는 둥... 주인공의 캐릭터나 마지막에 등장하는 레즈비언 코드가 <원초적 본능>과 비슷하다는 둥 어쩌고 저쩌고.

그런데 엊그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보고 난 '그 영화'에 대해 말을 하지 않았다. 말하기가 싫었다. 그 영화의 공식 사이트를 방문했던 것도 후회할만큼. 난 다만 '조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 후로도 한참을 '조제'에 대해 생각했다.

다시 해저와 같은 심연 속으로 들어간 조제. 그녀는 츠요네를 붙잡지 않는 최소한의 쿨함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이 힘들었을까? 한밤중에 잠이 깬 조제는 얼마나 무섭고 외로울까? 한줄기 빛도 미동도 없는 해저에서 아무리 팔을 휘저어 보아도 저곳, 물살이 있고 태양이 부서지고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노니는 바다의 표면에는 닿지 않겠지.

생선 반토막을 구울 때 조제는 생각하겠지. 책을 읽다 호랑이만 나와도 조제는 또 생각할 것이다.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릴때 조제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슴이 뛸지도 모른다. 그렇게 몇년을, 어쩌면 평생 조제는 그가 남긴 추억과 아픔을 되새김질하게 될 것이다.

떠난 사람을 탓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에 의존하는 관계라면 대개 그렇게 끝이 나기 마련이니까. 그냥 자꾸만 조제가 걸린다. 남겨진 그녀가 감당해야 할 외로움의 무게를 아주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영화를 영화로 볼 수 없게 만들었던 특별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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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서가 2004-11-08 0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변까지 살랑살랑 걸어나가 새벽밤 짙었던 심야에 보았어요. 다 보고선 우멍하게 앉아 눈물 그렁그렁 했었어요. 너무 좋은 영화였어요.

진/우맘 2004-11-09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어...여기저기서 심한 조제 바람이....^^
 

공각기동대 TV 판도, 전작도 보지 않은 내가 이해하기 쉬운 작품은 아니었다. 워낙 심오하고, 거기에 심오한 후까시의 외피를 두르고, 가뜩이나 머리 회전이 둔해진 요즘이라 영화는 코드처럼 난해하기만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비쥬얼 하나는 끝내준다'는 것. 그 섬세한 스케치와 풍부한 색채감, 2D와 3D의 환상적인 조화는 보는 내내 입을 벌어지게 했다.


 

 

 

 

 

 

 

 

 

 

 

 

 

 

 

 


 

 

 

 

 

 

 

 


 

 

 

 

 

 

 

 

 

 

 

 

(스포일러) 영화는 인간과 사이보그가 혼재되어 살아가는 미래의 어느 날. 성(性)기능이 추가된 신형 섹서로이드 몇 대가 주인들을 살해하고 자살(자기파괴)을 시도한다. 정치 테러일 가능성을 포함하여 이를 수사하던 공안 9과의 형사 버트와 파트너 토그사는 그 로봇을 제작한 로커스사(社)의 중심부까지 깊숙이 침투하는데... 놀랍게도 그 로봇은 어린 아이의 혼을 주입하여 제작된 것이고, 아이는 누군가 자신을 구해주러 오기를 바라며 로봇에 치명적인 에러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아마도 감독이 의도한 영화의 중심 메시지는 이것이리라.

버트는 구해낸 아이에게서 이와 같은 이야기를 듣고 분노한다. "희생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니?" 그 로봇들에 의해 살해된 잘난 정치인 이야기가 아니다. 아이의 혼이 주입된 섹서로이드 로봇의 대량파괴를 이르는 말이다. 작가는 버트의 입을 통해 혼을 빼앗긴 아이와 아이의 혼을 주입받은 로봇의 경계가 사라졌음을 이야기한다.

인간이 인형놀이를 하는 것은 육아를 연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닮은 인형을 만들고자 하는 욕망 그 자체이다. 출생과 육아는 인간의 이러한 욕망을 가장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었을 따름이다... 극중 법의학자인 해러웨이의 말이다.

인간과 기계의 공진화는 이미 몇 백년 전부터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쥐의 등에서 배양된 귀를 인간의 머리에 붙이게 될 날을 생각해보라. 인간을 분해/조립가능한 개체로 인식하기 시작한 때부터, 인간의 행동과 사고가 고유한 '자유의지'가 아니라 진화의 산물임을 설명하기 시작한 때부터 우린 어쩌면 우리의 모습을 한 로봇을 꿈꾸었는지도 모르겠다.

전작보다 나아진게 없다는 비판도 많지만, 전작을 보다 졸아버린 나로서는 비판할 자격이 없겠다. ^^;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곱씹어봤으면 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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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며 얼굴을 만지다 이마에 뽀루지가 잡히길래 긁다가 떼어버렸다.

때마침 약속되었던 미팅을 위해 업체에서 손님이 왔다.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명함을 주고 받는데 명함이 묻은 붉은 핏자국!

딱지 떨어진 자리에 피가 한 방울 그득 맺혀 있었던 모양이다.

메모장 한 귀퉁이를 조심스럽게 찢어서... 미팅 내내 그걸로 이마를 찍어낸다. 찍고 또 찍고... 몇 번을 그랬더니 그제야 좀 멈춘다.

앞에 앉아 있던 그 분, 봤을까? 봤으면 얼마나 엽기적이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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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2004-10-11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우 만족하실만한 협상 결과가 나왔겠군요...
아직 생각이 짧아 미처 생각지 못했네요.
저희도 한번 해보겠습니다.
십자드라이버로 손등을 찍어가면서 하는 것도 괜찮겠고...
잘 벼린 조각칼로 탁자에다 '타결'을 틈틈히 새겨넣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볼펜 쥔 손과 조각칼 쥔 손 간혹 헷갈려가면서...)

그리고, sunnyside님 92년 대선 이후로는(특히, 차령산맥 이북지역에서)
뾰로지 그냥 떼버리는 25세 이상 여성이 발견되었다는 학계보고가 전혀 없었습니다.
신경 쬐끔만 쓰시면 되는데... 자칫하면 보고되십니다...

sunnyside 2004-10-11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 결과 나오면 알려 드리죠.
만족스러우면 매뉴얼화 하여 전사차원에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진/우맘 2004-10-11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두 분, 매우 귀여우시나이다!

아영엄마 2004-10-12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자주 얼굴을 쥐어 뜯어서-여드름?- 흉터 투성이에요..ㅜㅜ

sunnyside 2004-10-12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 저도 지금 이마에서 턱으로 이어지는 일직선에 별자리를 만들어 놨습죠
 

요즘 무얼 먹었다 하면 배가 살살 아파온다.
과거 무얼 먹고 먹고 또 먹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던 때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시절일지도 모르지만, 이눔의 설사도 그리 반가운 건 아니다. 늘 불편한 속을 끌어 안고, 언제 화장실에 갈지를 몰라 항상 괄약근을 긴장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근데 왜 설사지? 뭐 거창한 거 먹고 사는 것도 아닌데... 지난 주말 마신 데낄라의 후유증이 아직도 남은 건 아닐테고 새우깡, 김밥, 요거뜨.. 이따위 군것질이 설사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도 들은 바 없다.

어쩌면.. 내 마음이 내 장에 설사를 만들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굳을 틈을 주지 않고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성급한 마음의 편린들... 내 건강한 유산균을 갉아먹는, 독소와 같은 부정적인 에너지. 이런 것들이 내 장의 음식물과 마구 섞여 쭉 빠진 바나나변이 되지 못하도록 마구 어택하고 있는거다.

오늘 하루도 마음은 성급하고 생각은 부산한데, 일은 뜻대로 되지 않고 벌써 퇴근 시간이다. 설사에 스트레스에 몸은 이미 축 쳐져 야근할 힘도 없다. 때 마침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는데...

시원한 맥주 한 잔에 내 마음이 충전될까? 아니면 낼 아침 더 심한 설사에 시달리게 될까? 에라, 알 수 없지만 일단 난 여긴 뜨기로 한다. 책상에, 다이어리에, 아웃룩에 쌓인 일들아 잠시 안녕. 내일 아침 쭉 빠진 바나나변처럼 이쁘게 매만져 주마. (과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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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10-07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원에 가보세요... 설사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사람을 참 힘들게 하고.. 때론 위험하잖아요...

sunnyside 2004-10-07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걱정해 주셔서 감사... ^^; 아직 그 정도는 아니구요.. 일 많고 짜증난다고 투정해 본 거랍니다. (실론티님 밖에 없어요. 흑..)

panda78 2004-10-07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는 악화시킬 거 같은데....;;;;
저는 여전히 먹은 거 다 어디 들었니, 안나오고? 에 시달리고 있느라.. ;;

아영엄마 2004-10-07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민성.... 그리고 스트레스성이지 않을까요? 마음을 편히 가지심이..

99 2004-10-07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언뜻 보고는 사진글일 줄 알았습니다.
(제가 왜 그랬을까요? 쩝...)

sooninara 2004-10-07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사로 스트레스 받을때는..분홍색 정로환 한알이면...
원래는 한번에 4알을 먹게 되어있는데..전 장이 안 좋으면 한알 먹어준답니다..
저도 괄약근을 오므리면서 화장실로 뛰어 가고 싶지 않아서요..^^
오늘 푹~~~~~~~쉬어서..장이 정상으로 돌아 오길..

조선인 2004-10-08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니님 글이 뜸하다 했더니 바쁘기도 하고, 몸도 안 좋은가 보군요.
급할수록 애돌아간다고 과로에 몸도 마음도 지치기 전에 쉬엄쉬엄 하소서.

sunnyside 2004-10-08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사, 원인은 과다한 음주로 밝혀져!"
오늘 새벽 3시 반까지 술먹고 겨우 앉아 있슴다. 아~ 제가 왜 그랬을까요? -.- 걱정해 주셔서 모두 감사 감사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