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대 마지막날이 흠... 이제 일곱시간 남짓 남았다. 

이런 날엔 뭔가 특별한 감흥을 가져야 할 것 같은데... 서해로 마지막 일몰을 보러 가거나 동해로 새로운 일출을 보러 가거나... 아니면 '서른 즈음에'를 부르며 낮술을 까고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말이다.

친구 중 하나는 메신저 닉넴을 '서른을 축하해~ OO야 ㅋㅋ'라고 하여 나의 이십대 마지막 날을 축복(?)하고, 난 뭔가 새로운 기분을 느껴야 할 것 같은 강박증을 가지지만... 이렇게 내 몸은 아직 사무실에, 마음은 그냥 따뜻한 아랫목에 가 있을 뿐이다.

자자.. 감흥을 가져보자. 이젠 "저 아직 이십대에요~~"하며 삼십대 언니 오빠들 사이에서 어린 척 해보는 일도 없을 테고, 꺾어진 육십을 또 다른 나이로 불리며 살겠지. 회사에서도 삼십대에 걸맞는 책임과 자리를 만들어야 할 테고, 어쩌면 나이트나 클럽, 가수 콘서트를 갈 때에도 쪼금 더 주저하게 될지 모른다. (내 나이에 무슨... -.-)

하지만.. 정말 그렇게 되어야 할까? 지구가 돌아 태양을 저 너머로 보내고 다시 반바퀴 돌아 새 태양을 맞이한대서 내가 변해야 한다고? 아닐걸. 난 오늘도 내일도 그냥 나다. 엄마의 한숨 소리가 더 깊어지고 주변의 인간들이 날 아무리 구박한대도 끄덕하지 말아야쥐.

큭큭, 내가 봐도 유치하다. 현실을 피하려는 방어기제인가? 에잇! 내멋대루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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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2-3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십대보다 삼십대가, 삼십대보다는 사십대가 더 좋다는 걸 나이가 들면 아시게 될 겁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십이 얼마 안 남은 만두올씨다...

sunnyside 2004-12-31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요? 제가 빨리 그걸 알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

파란여우 2005-01-13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십을 훌쩍 넘은 여우올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