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야 이 책을 읽었다. <나의 아름다운 정원>.
백 명의 추천을 받고, 또 세 명에게 선물한 뒤 갖은 감사치레를 받은 후에야 겨우 날 위해 이 책을 집어들었다. 기대가 큰 만큼 좋은 날 읽으려 아껴 두었다고 되지도 않는 변명을 갖다 붙여 본다.

호젓한 일요일 오후, 동구 덕분에 난 실성한 여인네처럼 히죽거리며 웃다 눈물짓다를 반복했다. 동구가 기쁠 땐 나도 가슴을 열어 기쁜 숨을 쉬었으며, 동구의 기특한 생각엔 나도 모르는 미소를 지었고, 아픈 일들을 이겨내는 동구를 볼 때엔 안타까움에 가슴이 에여 왔다.

이렇게 사정 없이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 아이. 삶에 지친 나보다 훨씬 깊은 속내로 내 맘을 보듬는 이 아이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내가 의심스러운 것은 내가 책이 아니었다면 이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내가 박영은 선생님이었다면 과연 동구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 이 책은 내게 이야기를 넘어선 하나의 경종으로 들린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지나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의미의 울림. 세상 보기좋은 것, 편한 것, 화려한 것, 강한 것, 새로운 것들 사이에서 혼동 없이 아름다운 것을 발견하고 소중하게 간직하라는 가르침이었다. 살아가는 현실 - 세상은 투쟁적인 것이고, 힘쎈 것이 옳은 것이라는 가치가 지배하는 - 속에서도 동구의 인내와 헌신을 '모자라는 짓', '바보같은 짓'이 아닌 아름다운 것 자체로 발견할 수 있는 마음을 견지하는 것... 당장의 내 앞에 던져진 초라한, 하지만 절실한 숙제였다.

-----------------------

책을 읽은 후 작은 의문이 들었다.

작가는 분자생물학을 공부한 자연과학도였다. 그런데 다른 학문도 아닌 '분자생물학'을 공부한 이가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었을까? 분자생물학이라면 인간의 마음조차도 진화의 산물이라거나 사람의 성품 역시 날 때부터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다는 것, 등을 공부하는 학문이 아니었던가? 한때 분자생물학 관련서를 몇 권 읽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혼란에 휩싸인 적이 있는 나로선 (아직도 별로 해결되진 않았지만) 작가의 이력이 생각할수록 신기하기만 했다.

그리고나서 다시 작가 후기를 읽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런 구절이 있다.

"어린 나이에, 스스로가 제일 약자에 해당하는 상황이면서도 촉촉한 인내와 헌신으로 주변을 끌어안는 그들의 모습은 나에게 충격에 가까운 감동을 주었다. 한쪽 성(性)의 전유물로 칭송되는 많은 미덕들이 실제로는 거짓이나 허상에 불과하며, 가치 있는 것은 오로지 '인간의 미덕'임을 소년들은 담담하게 보여주었다. 나와 다른 쪽의 성(性)을 가진 사람들을 오로지 적으로만 여기고 어떻게 싸워 이길까만을 연구했던 나 자신의 태도가 참으로 옹졸함을 느끼게 하는, 그들은 나의 어린 스승들이었다."

내가 했던 고민을 좀 섞어 작가의 충격을 유추해 보자면 이런 거다. 인내와 헌신, 타인에 대한 배려와 같은 가치는 여성성 안에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소년들은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미덕을 견지하고 있었다. 오직 건설하거나 부수는 것만 아는 남성들 - 아직 소년이긴 하지만 - 안에도 이런 것들이 있다니... 수만년을 이어왔다는 DNA 나사구조보다도 내가 만난 이 인간의 미덕이 더 고귀한 것이다, 라는 가르침을 얻은 건 아니었을까.

그런 가르침이라면 감히 스승이라 부르기에 충분할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증거를 찾으려 애썼고, 그럴 때마다 작은 기쁨을 맛보기도 했지만 아직 그 반대를 뒤집을만큼 충격적인 경험을 하진 못했다. 아니, 경험하고도 작가처럼 소중히 품지 못했을 테지.. 그래서 작가의 깨달음엔 작은 부러움이 인다. 언제쯤 난 이 모순들을 깨치고 명쾌해질 수 있을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태우스 2004-12-26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를 제가 갠적으로 안다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뿌듯하죠^^

sunnyside 2004-12-26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 ^^ 여기 동네에 그 분 팬 100명 있거든요. 만나면 꼭~ 좀 전해 주시구요. 그 작가분 세번째 작품 나오면... 싸인본, 아시죠? ^^;
 



 


 


 


 


 


 


 


 


 


 


 


 


 


개선문에서 바라본 에펠탑. 에펠탑은 밤에 봐야 진경이라는데 아직 밤의 에펠탑은 가까이서 보지 못했다. 오늘 마지막 밤을 에펠탑과 보낼 예정.




 


 


 


 


 


 


 


 


퐁피두 센터. 파리의 웬만한 시설들은 개방적인 편이었는데, 루브르, 오르세 그리고 이곳 퐁피두 센터는 가방 검사를 했다. 특히 퐁피두는 일일이 가방을 열어 보여줘야 했으므로 약간 맘이 상함. 하지만 내용이 좋았으므로 봐준다.




 


 


 


 


 


 


 


 


 


 


 


 


 


 


 


저녁 무렵의 사크레 쾌르. 몽마르트 언덕의 꼭대기에 있다. 4천만 프랑에 달하는 국민 성금으로 만들었다는데, 아직도 양초 하나에 2~5 유로씩 '성심'을 모아들이고 있다.




 


 


 


 


 


 


 


 


유럽 여행이 처음인 나로서는 제일 먼저 본 것부터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첫번째는 노트르담 성당, 두번째가 바로 여기 팡테옹이었다. 그 어마어마한 스케일과 화려함에 조금씩 무뎌지는 것이 큰 문제다. 초심으로, 초심으로...


나야 물론 모든 것을 잘 해내고 있지만(^^;), 그래도 파리에 와서 세 가지 정도 바보짓을 했다. 한 가지는 절대 말할 수 없고(같은 짓을 저지른 일행과 무덤까지 가져가기로 함) 두번째는 베르사유에서 조무래기들에게 돈푼을 뺏겼다가 찾은 일이고, 세번째는 또 어제 베르사유로 가는 길에 일어났다.


베르사유를 간다고 한참을 가는데 반대방향임을 알았다. 전철의 처음과 끝이 모두 베르사유였는데 흔히 말하는 관광지 베르사유는 반대쪽이었던 것이다. 인적도 없는 시골역에 내려 한참을 고민하다 다시 표를 끊기 위해 매표소에 가서 베르사유 가는 티켓을 달라고 했다. 그러자 역무원 왈, "티켓을 내놓으시오"


나는 순간적으로 당황하여 "무슨 티켓를..."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나의 마지막 자존심은 내가 전철을 반대방향으로 타고 왔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한 것이었건만.. 사실 그런 시골역에 나같은 동양여자가 괜히 있을리가 없다. 짐작컨대 역무원은 매일같은 나같은 관광객을 보아온 것이다. 흑흑...


그리하여 슬며시 꼬리를 내리고, 타고 온 티켓을 건네니 시커먼 도장을 쾅 찍은 다음 새로운 티켓을 그냥 준다. 일단 돈은 굳었다. 그리고 잊지 못할 역이름, 그리고 역무원 얼굴을 새겼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4-11-2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버요^^ 즐겁게 지내다 건강히 돌아오세요^^

마태우스 2004-11-29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못뵌지가 일년이 다되어 가는군요. 알라딘은 송년회 같은 거 안해요??

sunnyside 2004-11-29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감사합니다. 즐겁게 지냈구요. 오늘 드디어 집에 갑니다. 아쉬워요~~

마태우스님, 오랜만이셔요. 송년회 당근 해야죠. 전 이제 알라딘 직원은 아니지만.. ^^; 꼭 참석할 거랍니다!!

아영엄마 2004-11-29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만 두신거예요? 제가 뜸해서 몰랐네요. 그나저나 파리라~ 부럽슴다.

sunnyside 2004-11-30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오랜만이네요. ^^ 파리에서는 잘 놀았구요. 오늘 왔어요. 에구구.. 피곤한데 잠이 안 와요. 시차 적응하려면 빨리 자야 하는데.. ^^

sooninara 2004-12-04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써니님..어찌 알라딘을 그만 두시고..ㅠ.ㅠ..

그래도 파리가서 좋겠당..이젠 한국 오신거죠? 다음에 번개하면 민간인 신분으로 꼬옥 참섣하세요^^

sunnyside 2004-12-05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꼭 참석할께요. 미리 날짜라도 박죠 ^^
 

파리 4일재 아침을 맞기 전.
아직도 시차에 적응이 안되어서 곡두새벽에 눈이 더진다. 눈만 일직 더지면 좋으련만... 저녁 6시만 되면 병든 닭마냥 에너지가 소진되고 졸리기 일수라, 어제도 저녁먹자마자 잠이들어 오늘 새벽 4시에 잠을 갯다. 다행히 모두 잠든 시간이라 인터넷을 내맘대로 슬 수 잇다는게 장점이라면 장점일가 ㅋㅋ -- 근데 더블 자음이 안쳐지는 자판이라.. 알아서 읽어주시길.


첫날은 시테 섬에 잇는 노트르담 사원 -- 여기 민박집에서 10분거리 -- 에 갓다가 퐁네프다리에서 생미셀 광장으로, 소르본 대학 근처에서 밥을 먹고 팡테옹에서 뮤지엄패스를 구입하여 구경한 후 로댕 박물관을 마지막으로 거쳐 집으로 돌아왓다.


어제는 아침부터 루브르에 잇다가 점심을 먹으러 콩코드 광장을 지나 개선문 앞에 잇는 상제리제 거리가지 걸어가 홍합요리를 먹고 다시 루브르로 돌아와 저녁가지 관람을 햇다. 어제는 축복처럼 날시가 너무 좋아서 -- 여기 오래 잇던 분들 말슴에 내가 오기 전에는 매일매일 비가 오고 춥고 흐렷다고 --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서 내리죄는 햇볕을 원없이 쇠엇다.


오기 전에는 한국인 민박집에서 내가 가장 나이가 많을거라 생각햇다. 유럽 여행이라면, 그리고 이런 민박 --그것도 여럿이 함게 자는 -- 생활이라면 대학생들만 할 수 잇는 특권이리라 짐작햇기 대문이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 내 나이는 중간즘이엇고, 10년 회사생활하다 지난 달 대려친 언니, 8년 회사 생활하다 지난 주 대려친 언니, 그리고 함게 직장을 대려친 부부가지 내 윗 연배가 수두룩햇다.


모두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 위한 하나의 쉼표로 여기 파리를 거쳐가고 잇엇다.


나도 그렇다. 나도 이곳을 더난 담날부터는 새로운 생활이 시작될 것이다. 세느강변을 다라 걸으며 담배를 피우던 어젯밤 일도 모두 추억으로 묻힐 것이다. 그리고 남들과 최대한 비슷하게 살기 위해 안간힘을 스는 생활로 돌아가겟지.


하지만 어더랴. 파리는 게속 이곳에 - 그곳에 - 잇을텐데. 내가 아직 보지 못한 것들, 듣지 못한 것들, 느기지 못한 것들을 간직한 채 이곳에 남아잇을 것이고 난 마음만 먹으면 언제고 올 수 잇으리라. 그래서 간직해야 할 것은, 디카에 직힌 파리의 풍경이 아니라 언제고 더날 수 잇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진/우맘 2004-11-25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인터넷이 이럴 때 좋다니까요. 서니님, 잘 계시는군요!!! 와락~~~~

sunnyside 2004-11-25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호.. 감사. 근데 여기는 인터넷이 무지 느리답니다. 자판도 이상하고... 하지만 그래도 그게 어딥니가. 진/우맘님도 잘 게시죠

진/우맘 2004-11-25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믄요 그러믄요. 더블 자음 없어도 좋으니 자주 소식 남겨요.^^

nutmeg 2004-11-25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 길 안 잃어버리고 잘 다니고 있네. 게다가 홍합요리도 벌써 먹었다니, 당신도 참 어디가서 굶어죽을 일 없겠소 ^^ 나는 옆자리의 s 님과 sunnyside 님이 얼마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를 상상하며 괴로워하고 있답니다. 좋은 구경 많이 하고 돌아와요, 근데 보고 싶다 ^^

물만두 2004-11-25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어디 가신다고 하셨던 기억이... 음... 파리에 잘 계시는군요. 사진이라도 구경시켜주세요. 건강하시구요^^

水巖 2004-11-25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니님 반갑습니다. 건강하게 재충전하고 돌아 오시기를 빕니다. 참 인터넷이 좋군요.

sunnyside 2004-11-26 0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린님, 그럼요! 길 잃어버리긴요. 이제 파리가 제 손바닥 안에 있습니다. 하하하.

구경 많이 하고 잘 먹고 돌아갈께요. 그리고 곧 봐요. 담 달에 강본부장님 댁에 놀러가기로 했잖아요. ^^

물만두님, 감사. 컴이 디카를 못 읽어서 사진은 아직 못 올리고 있네요. 빨리 해결하고 사진 한 장 올릴께요. ^^

수암님, 저도 반가워요. 아직 튼튼하구요. 만땅 충전해서 돌아가겠습니다. 서울이 춥다던데, 수암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2004-11-26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nnerist 2004-11-27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아... 여섯달 전 제 모습이군요.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얼마전 비포 선셋 보던 중 세익스피어 서점 간판 보면서 울컥 했다니까요. 즐거운 여행 되세요. ^_^o-

mannerist 2004-11-27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다!! 매주 일요일 노틀담 사원에서 오르간 콘서트 있으니 토요일 즈음 안내데스크에 물어봐서 시간 확인하고 한번 들어보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유럽 도시 돌아다니면서 성당 오르간 소리를 들어보는 거였거든요. 소르본느 대학 앞 질베르 앤 조셉에서 대박 건지는 건 뭐 말씀 안드려도 잘 하실테니까... 근데 이제 어디로 가시나요? 참고로 제 루트는 파리 - 잘츠부르크 - 빈 - 바이마르 - 라이프치히 - 로젠하임 - 파리 - 런던. 이었답니다. =)

sunnyside 2004-11-27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5시 45분에 있다고 그러더라구요. 저도 체크해 놨답니다. ^^

아, 저는 그냥 파리에만 왔어요. 담주에 서울로 들어가요.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죠. 쪼금 아쉽지만 ^^
 

아까 자리 정리를 하고 10시쯤 마지막으로 사무실을 나서는데 기분이 묘하더군요. 습관처럼 해왔던 일들을 더 이상은 하지 않겠구나 생각을 하니까요. 사무실을 나서며 불을 끄는 일도, 문을 잠그고 세콤을 작동시키는 일도, 종근당 건물 앞에서 172번 버스를 기다리는 일도 이젠 없겠죠. 아침에 수위 아저씨와 기분 좋은 인사를 나누는 일이나 자판기 관리 아주머니에게 커피 매진 문자를 보내는 일도 없을 겁니다.

단 몇 시간만에 굉장히 많은 것들이 달라졌네요. 제가 이 변화들을 감수하고 또 살아가기 위해 힘을 모으는 지금,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또 오늘 저에게 좋은 선물도 주시고 카드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어제 함께 술 마셔주시고 술 주정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지구본에 불을 반짝 켜고 사진을 올리려고 했는데 결국 실패했어요. 코드 꽂는 데를 겨우 찾았는데, 전구를 어떻게 끼울지 모르겠더군요. 담에 제대로 해서 사진 올릴께요. ^^;


 

 

 

 

 

 

 


 

 

 

 

 

 

 

예쁜 방석에 카드를 살포시. 근데 이렇게 예쁜 방석에 어떻게 엉덩이를 깔고 앉죠?


 

 

 

 

 

 

 

 

 


 

 

 

 

 

 

 

 

 

지구본. 불켜기는 실패했지만, 마치 불이 켜진 것처럼 조작해 보았습니다. 너무 허접한가요? ^^;


 

 

 

 

 

 

 

 

 

 

 

 

 

본부장님이 주신 화분. 파리 갔다온 사이에 말라 죽을까봐 옆집 총각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

..언젠가 군인들이 목에 거는 것(그걸 뭐라고 하죠?) 뒤에 '내 젊음 여기에'라고 써 있는 문구를 보고 감정이 일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에게도 젊음이란 게 있다면 어느 정도는 그곳에 붓지 않았을까 싶어요. 앞으론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할 소중한 직장생활이었습니다.

자주 놀러갈께요. 서재에서도 뵙구요. 그럼 안녕히..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水巖 2004-11-20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 고만두시고 유학 가십니까? 알라딘에 서니님이 계셔서 마음 든든했는데요.

잘 다녀 오십시요. 건강하시구요.

파란여우 2004-11-20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써니님! 서재에 들어 왔다가 이별의 인사를 만나는군요. 갑자기 마음 한 구석이 싸해집니다.건강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하시고자 하는 일 잘 하실거라 믿어요. 여러모로 어려운 일들 있을으실지도 모르는데, 마음이 그런 날에는 알라딘에 들어 오셔서 저희들하고 수다 떨어요...잘 다녀 오시고, 항상 건강하세요...약속~~^^

2004-11-20 0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04-11-20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TT

언제 떠나세요? 오프 모임이라도 한 번 나오시지는......에잉.....눈물 나잖아요.TT

비로그인 2004-11-20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슬프당~~~써니님~~~~~!! 그냥 한번 애타게 불러보았습니다. 내가 알라딘 직원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 언제 봤다고....알라딘에는 자주 오실거 믿어 의심치 않겠습니다. ^^

sunnyside 2004-11-2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서재 주인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어디 오래 떠나는 건 아니구요, 알라딘은 어제 날짜로 그만두었고.. 파리는 그냥 여행차 며칠 다녀오는 것이랍니다. 당근 알라딘 마을엔 자주 들어와야죠.

제가 알라딘 직원 아니어도 지금처럼 친하게 지내주실 거죠? 새로운 생활 시작되면 또 신고할께요. 감사합니다..

sooninara 2004-11-20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여?? 서니님..이럴수가..베신이예욧...

미리 이야기 하셨음..마을에서도 환송회 해줬을것을...

파리 언제 간데요?

sunnyside 2004-11-20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젯밤 너무 감정잡고 썼나봐요. ^^;

하지만 알라딘은 저에게 충분히 그런 의미였거든요. 지난 4년 반 동안.. 자주 놀러갈거고 다 만나면서 지낼건데.. 어제는 정말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sunnyside 2004-11-20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에고... 파리는 낼모레 가서 30일에 옵니다. 담달에는 싫으나 좋으나 같은 하늘 아래서 또 지지고 볶으며 살아야죠. ^^ 담번 오프모임엔 꼭 갈께요. 연말에 송년회 함 하나요?

조선인 2004-11-20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리에서도 간간히 소식 전해주세요.

곧 이야기 들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거창하게 인사 안 하겠습니다.

새로운 길에 축복을!

2004-11-20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드라마가 수상하다

어제부터 2기가 시작된 MBC 월화 드라마 '영웅시대'. 우리 시대의 실존 기업가들을 주인공으로 만든다고 하여 화제를 모았으나 기대와 달리 1기는 시청율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다 어제부터 차인표가 최불암으로 교체되어 2기가 시작되었는데.. 어째 심상치가 않다.

드라마 첫 머리에 등장한 박정희(독고영재 분)과 천태산(정주영이 모델, 최불암 분)의 대화를 보라.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자급자족, 자주국방하는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 군인이 나섰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히는 박정희의 대사엔 장엄한 백그라운드 뮤직이 깔린다.

소학교 밖에 졸업을 못하고 '신문대학'과 '노동대학'에서 공부했다는 우리의 천태산씨, 역시 형편이 어려워 학비가 전액 면제인 사범학교에 갔다는 박정희는 서로 진한 교감을 나눈다. 동시에 이 나라 이 민족의 운명을 함께 헤쳐 나가보자는 영웅들의 의지는 후끈 달아오르는데..

드라마 제목이 '영웅시대'니 어느 선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그 몇몇 영웅들이 이 나라의 경제를 세우는 동안, 그 아래서 최저 생계비에도 못미치는 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피땀 흘렸던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민초시대'라고 했겠지.

하지만 그 군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끝나지 않았고, 그 기업가의 가족과 자손들이 아직도 이 나라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지금이라면 좀 이르지 않나? 온 국민이 시청하는 공중파 TV로 몇몇 일가의 이야기를 이처럼 미화시키는 게 말이다.

--나이 파괴 드라마, 영웅시대

게다가 이 드라마는 주인공의 나이와 실제 나이가 엉망진창이다. 근데 그게 재밌다. (^^;) 몇년 전만 해도 팽팽한 차인표였던 천태산씨는 몇 년 만에 폭삭 늙어 최불암 아저씨가 되었는데 극 중 나이는 마흔 여섯. (30대부터 전원일기에서 할아버지 역할을 했다는 최불암씨는 할아버지인 지금 40대 역할을 한다. 정말 대단한 배우!)

40대 중반인 천태산의 큰아들은 강석우 - 강석우의 지금 나이가 마흔 여덟이다, 대학생인 둘째 아들 정한용 - 강석우보다 세 살 위, 이들의 고모로 나오는 이혜숙씨보다도 한참 나이가 많다. 그런가하면 동생들은 아직도 어린 아역배우들로 나오고... 이들 나이를 헤아리다보면 드라마에 빠져들기가 쉽지 않다. 에고.. 일제시대부터 지금까지 거의 한세기 인물열전을 풀어가기엔 한국의 배우풀이 너무 좁은 모양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파란여우 2004-11-16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보고 정신이 오락가락 한답니다. 음.그냥 이건 드라마이니 줄거리나 봐야겠다 하는 생각만 갖고 봅니다.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시청률 프로테지 문제때문에 기존의 유명 배우들을 주로 섭외하다보니 이런 이상한 가족구성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