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문에서 바라본 에펠탑. 에펠탑은 밤에 봐야 진경이라는데 아직 밤의 에펠탑은 가까이서 보지 못했다. 오늘 마지막 밤을 에펠탑과 보낼 예정.




 


 


 


 


 


 


 


 


퐁피두 센터. 파리의 웬만한 시설들은 개방적인 편이었는데, 루브르, 오르세 그리고 이곳 퐁피두 센터는 가방 검사를 했다. 특히 퐁피두는 일일이 가방을 열어 보여줘야 했으므로 약간 맘이 상함. 하지만 내용이 좋았으므로 봐준다.




 


 


 


 


 


 


 


 


 


 


 


 


 


 


 


저녁 무렵의 사크레 쾌르. 몽마르트 언덕의 꼭대기에 있다. 4천만 프랑에 달하는 국민 성금으로 만들었다는데, 아직도 양초 하나에 2~5 유로씩 '성심'을 모아들이고 있다.




 


 


 


 


 


 


 


 


유럽 여행이 처음인 나로서는 제일 먼저 본 것부터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첫번째는 노트르담 성당, 두번째가 바로 여기 팡테옹이었다. 그 어마어마한 스케일과 화려함에 조금씩 무뎌지는 것이 큰 문제다. 초심으로, 초심으로...


나야 물론 모든 것을 잘 해내고 있지만(^^;), 그래도 파리에 와서 세 가지 정도 바보짓을 했다. 한 가지는 절대 말할 수 없고(같은 짓을 저지른 일행과 무덤까지 가져가기로 함) 두번째는 베르사유에서 조무래기들에게 돈푼을 뺏겼다가 찾은 일이고, 세번째는 또 어제 베르사유로 가는 길에 일어났다.


베르사유를 간다고 한참을 가는데 반대방향임을 알았다. 전철의 처음과 끝이 모두 베르사유였는데 흔히 말하는 관광지 베르사유는 반대쪽이었던 것이다. 인적도 없는 시골역에 내려 한참을 고민하다 다시 표를 끊기 위해 매표소에 가서 베르사유 가는 티켓을 달라고 했다. 그러자 역무원 왈, "티켓을 내놓으시오"


나는 순간적으로 당황하여 "무슨 티켓를..."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나의 마지막 자존심은 내가 전철을 반대방향으로 타고 왔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한 것이었건만.. 사실 그런 시골역에 나같은 동양여자가 괜히 있을리가 없다. 짐작컨대 역무원은 매일같은 나같은 관광객을 보아온 것이다. 흑흑...


그리하여 슬며시 꼬리를 내리고, 타고 온 티켓을 건네니 시커먼 도장을 쾅 찍은 다음 새로운 티켓을 그냥 준다. 일단 돈은 굳었다. 그리고 잊지 못할 역이름, 그리고 역무원 얼굴을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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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1-2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버요^^ 즐겁게 지내다 건강히 돌아오세요^^

마태우스 2004-11-29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못뵌지가 일년이 다되어 가는군요. 알라딘은 송년회 같은 거 안해요??

sunnyside 2004-11-29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감사합니다. 즐겁게 지냈구요. 오늘 드디어 집에 갑니다. 아쉬워요~~

마태우스님, 오랜만이셔요. 송년회 당근 해야죠. 전 이제 알라딘 직원은 아니지만.. ^^; 꼭 참석할 거랍니다!!

아영엄마 2004-11-29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만 두신거예요? 제가 뜸해서 몰랐네요. 그나저나 파리라~ 부럽슴다.

sunnyside 2004-11-30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오랜만이네요. ^^ 파리에서는 잘 놀았구요. 오늘 왔어요. 에구구.. 피곤한데 잠이 안 와요. 시차 적응하려면 빨리 자야 하는데.. ^^

sooninara 2004-12-04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써니님..어찌 알라딘을 그만 두시고..ㅠ.ㅠ..

그래도 파리가서 좋겠당..이젠 한국 오신거죠? 다음에 번개하면 민간인 신분으로 꼬옥 참섣하세요^^

sunnyside 2004-12-05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꼭 참석할께요. 미리 날짜라도 박죠 ^^
 

파리 4일재 아침을 맞기 전.
아직도 시차에 적응이 안되어서 곡두새벽에 눈이 더진다. 눈만 일직 더지면 좋으련만... 저녁 6시만 되면 병든 닭마냥 에너지가 소진되고 졸리기 일수라, 어제도 저녁먹자마자 잠이들어 오늘 새벽 4시에 잠을 갯다. 다행히 모두 잠든 시간이라 인터넷을 내맘대로 슬 수 잇다는게 장점이라면 장점일가 ㅋㅋ -- 근데 더블 자음이 안쳐지는 자판이라.. 알아서 읽어주시길.


첫날은 시테 섬에 잇는 노트르담 사원 -- 여기 민박집에서 10분거리 -- 에 갓다가 퐁네프다리에서 생미셀 광장으로, 소르본 대학 근처에서 밥을 먹고 팡테옹에서 뮤지엄패스를 구입하여 구경한 후 로댕 박물관을 마지막으로 거쳐 집으로 돌아왓다.


어제는 아침부터 루브르에 잇다가 점심을 먹으러 콩코드 광장을 지나 개선문 앞에 잇는 상제리제 거리가지 걸어가 홍합요리를 먹고 다시 루브르로 돌아와 저녁가지 관람을 햇다. 어제는 축복처럼 날시가 너무 좋아서 -- 여기 오래 잇던 분들 말슴에 내가 오기 전에는 매일매일 비가 오고 춥고 흐렷다고 --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서 내리죄는 햇볕을 원없이 쇠엇다.


오기 전에는 한국인 민박집에서 내가 가장 나이가 많을거라 생각햇다. 유럽 여행이라면, 그리고 이런 민박 --그것도 여럿이 함게 자는 -- 생활이라면 대학생들만 할 수 잇는 특권이리라 짐작햇기 대문이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 내 나이는 중간즘이엇고, 10년 회사생활하다 지난 달 대려친 언니, 8년 회사 생활하다 지난 주 대려친 언니, 그리고 함게 직장을 대려친 부부가지 내 윗 연배가 수두룩햇다.


모두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 위한 하나의 쉼표로 여기 파리를 거쳐가고 잇엇다.


나도 그렇다. 나도 이곳을 더난 담날부터는 새로운 생활이 시작될 것이다. 세느강변을 다라 걸으며 담배를 피우던 어젯밤 일도 모두 추억으로 묻힐 것이다. 그리고 남들과 최대한 비슷하게 살기 위해 안간힘을 스는 생활로 돌아가겟지.


하지만 어더랴. 파리는 게속 이곳에 - 그곳에 - 잇을텐데. 내가 아직 보지 못한 것들, 듣지 못한 것들, 느기지 못한 것들을 간직한 채 이곳에 남아잇을 것이고 난 마음만 먹으면 언제고 올 수 잇으리라. 그래서 간직해야 할 것은, 디카에 직힌 파리의 풍경이 아니라 언제고 더날 수 잇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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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맘 2004-11-25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인터넷이 이럴 때 좋다니까요. 서니님, 잘 계시는군요!!! 와락~~~~

sunnyside 2004-11-25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호.. 감사. 근데 여기는 인터넷이 무지 느리답니다. 자판도 이상하고... 하지만 그래도 그게 어딥니가. 진/우맘님도 잘 게시죠

진/우맘 2004-11-25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믄요 그러믄요. 더블 자음 없어도 좋으니 자주 소식 남겨요.^^

nutmeg 2004-11-25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행. 길 안 잃어버리고 잘 다니고 있네. 게다가 홍합요리도 벌써 먹었다니, 당신도 참 어디가서 굶어죽을 일 없겠소 ^^ 나는 옆자리의 s 님과 sunnyside 님이 얼마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를 상상하며 괴로워하고 있답니다. 좋은 구경 많이 하고 돌아와요, 근데 보고 싶다 ^^

물만두 2004-11-25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어디 가신다고 하셨던 기억이... 음... 파리에 잘 계시는군요. 사진이라도 구경시켜주세요. 건강하시구요^^

水巖 2004-11-25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니님 반갑습니다. 건강하게 재충전하고 돌아 오시기를 빕니다. 참 인터넷이 좋군요.

sunnyside 2004-11-26 0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린님, 그럼요! 길 잃어버리긴요. 이제 파리가 제 손바닥 안에 있습니다. 하하하.

구경 많이 하고 잘 먹고 돌아갈께요. 그리고 곧 봐요. 담 달에 강본부장님 댁에 놀러가기로 했잖아요. ^^

물만두님, 감사. 컴이 디카를 못 읽어서 사진은 아직 못 올리고 있네요. 빨리 해결하고 사진 한 장 올릴께요. ^^

수암님, 저도 반가워요. 아직 튼튼하구요. 만땅 충전해서 돌아가겠습니다. 서울이 춥다던데, 수암님도 건강 조심하세요~

2004-11-26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nnerist 2004-11-27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아... 여섯달 전 제 모습이군요.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얼마전 비포 선셋 보던 중 세익스피어 서점 간판 보면서 울컥 했다니까요. 즐거운 여행 되세요. ^_^o-

mannerist 2004-11-27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다!! 매주 일요일 노틀담 사원에서 오르간 콘서트 있으니 토요일 즈음 안내데스크에 물어봐서 시간 확인하고 한번 들어보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유럽 도시 돌아다니면서 성당 오르간 소리를 들어보는 거였거든요. 소르본느 대학 앞 질베르 앤 조셉에서 대박 건지는 건 뭐 말씀 안드려도 잘 하실테니까... 근데 이제 어디로 가시나요? 참고로 제 루트는 파리 - 잘츠부르크 - 빈 - 바이마르 - 라이프치히 - 로젠하임 - 파리 - 런던. 이었답니다. =)

sunnyside 2004-11-27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5시 45분에 있다고 그러더라구요. 저도 체크해 놨답니다. ^^

아, 저는 그냥 파리에만 왔어요. 담주에 서울로 들어가요.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죠. 쪼금 아쉽지만 ^^
 

아까 자리 정리를 하고 10시쯤 마지막으로 사무실을 나서는데 기분이 묘하더군요. 습관처럼 해왔던 일들을 더 이상은 하지 않겠구나 생각을 하니까요. 사무실을 나서며 불을 끄는 일도, 문을 잠그고 세콤을 작동시키는 일도, 종근당 건물 앞에서 172번 버스를 기다리는 일도 이젠 없겠죠. 아침에 수위 아저씨와 기분 좋은 인사를 나누는 일이나 자판기 관리 아주머니에게 커피 매진 문자를 보내는 일도 없을 겁니다.

단 몇 시간만에 굉장히 많은 것들이 달라졌네요. 제가 이 변화들을 감수하고 또 살아가기 위해 힘을 모으는 지금,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또 오늘 저에게 좋은 선물도 주시고 카드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어제 함께 술 마셔주시고 술 주정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지구본에 불을 반짝 켜고 사진을 올리려고 했는데 결국 실패했어요. 코드 꽂는 데를 겨우 찾았는데, 전구를 어떻게 끼울지 모르겠더군요. 담에 제대로 해서 사진 올릴께요. ^^;


 

 

 

 

 

 

 


 

 

 

 

 

 

 

예쁜 방석에 카드를 살포시. 근데 이렇게 예쁜 방석에 어떻게 엉덩이를 깔고 앉죠?


 

 

 

 

 

 

 

 

 


 

 

 

 

 

 

 

 

 

지구본. 불켜기는 실패했지만, 마치 불이 켜진 것처럼 조작해 보았습니다. 너무 허접한가요? ^^;


 

 

 

 

 

 

 

 

 

 

 

 

 

본부장님이 주신 화분. 파리 갔다온 사이에 말라 죽을까봐 옆집 총각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

..언젠가 군인들이 목에 거는 것(그걸 뭐라고 하죠?) 뒤에 '내 젊음 여기에'라고 써 있는 문구를 보고 감정이 일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에게도 젊음이란 게 있다면 어느 정도는 그곳에 붓지 않았을까 싶어요. 앞으론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할 소중한 직장생활이었습니다.

자주 놀러갈께요. 서재에서도 뵙구요.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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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4-11-20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 고만두시고 유학 가십니까? 알라딘에 서니님이 계셔서 마음 든든했는데요.

잘 다녀 오십시요. 건강하시구요.

파란여우 2004-11-20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써니님! 서재에 들어 왔다가 이별의 인사를 만나는군요. 갑자기 마음 한 구석이 싸해집니다.건강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하시고자 하는 일 잘 하실거라 믿어요. 여러모로 어려운 일들 있을으실지도 모르는데, 마음이 그런 날에는 알라딘에 들어 오셔서 저희들하고 수다 떨어요...잘 다녀 오시고, 항상 건강하세요...약속~~^^

2004-11-20 0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04-11-20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TT

언제 떠나세요? 오프 모임이라도 한 번 나오시지는......에잉.....눈물 나잖아요.TT

비로그인 2004-11-20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슬프당~~~써니님~~~~~!! 그냥 한번 애타게 불러보았습니다. 내가 알라딘 직원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 언제 봤다고....알라딘에는 자주 오실거 믿어 의심치 않겠습니다. ^^

sunnyside 2004-11-2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서재 주인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어디 오래 떠나는 건 아니구요, 알라딘은 어제 날짜로 그만두었고.. 파리는 그냥 여행차 며칠 다녀오는 것이랍니다. 당근 알라딘 마을엔 자주 들어와야죠.

제가 알라딘 직원 아니어도 지금처럼 친하게 지내주실 거죠? 새로운 생활 시작되면 또 신고할께요. 감사합니다..

sooninara 2004-11-20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여?? 서니님..이럴수가..베신이예욧...

미리 이야기 하셨음..마을에서도 환송회 해줬을것을...

파리 언제 간데요?

sunnyside 2004-11-20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젯밤 너무 감정잡고 썼나봐요. ^^;

하지만 알라딘은 저에게 충분히 그런 의미였거든요. 지난 4년 반 동안.. 자주 놀러갈거고 다 만나면서 지낼건데.. 어제는 정말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sunnyside 2004-11-20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에고... 파리는 낼모레 가서 30일에 옵니다. 담달에는 싫으나 좋으나 같은 하늘 아래서 또 지지고 볶으며 살아야죠. ^^ 담번 오프모임엔 꼭 갈께요. 연말에 송년회 함 하나요?

조선인 2004-11-20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리에서도 간간히 소식 전해주세요.

곧 이야기 들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거창하게 인사 안 하겠습니다.

새로운 길에 축복을!

2004-11-20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 드라마가 수상하다

어제부터 2기가 시작된 MBC 월화 드라마 '영웅시대'. 우리 시대의 실존 기업가들을 주인공으로 만든다고 하여 화제를 모았으나 기대와 달리 1기는 시청율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다 어제부터 차인표가 최불암으로 교체되어 2기가 시작되었는데.. 어째 심상치가 않다.

드라마 첫 머리에 등장한 박정희(독고영재 분)과 천태산(정주영이 모델, 최불암 분)의 대화를 보라.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자급자족, 자주국방하는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 군인이 나섰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히는 박정희의 대사엔 장엄한 백그라운드 뮤직이 깔린다.

소학교 밖에 졸업을 못하고 '신문대학'과 '노동대학'에서 공부했다는 우리의 천태산씨, 역시 형편이 어려워 학비가 전액 면제인 사범학교에 갔다는 박정희는 서로 진한 교감을 나눈다. 동시에 이 나라 이 민족의 운명을 함께 헤쳐 나가보자는 영웅들의 의지는 후끈 달아오르는데..

드라마 제목이 '영웅시대'니 어느 선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그 몇몇 영웅들이 이 나라의 경제를 세우는 동안, 그 아래서 최저 생계비에도 못미치는 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피땀 흘렸던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민초시대'라고 했겠지.

하지만 그 군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끝나지 않았고, 그 기업가의 가족과 자손들이 아직도 이 나라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지금이라면 좀 이르지 않나? 온 국민이 시청하는 공중파 TV로 몇몇 일가의 이야기를 이처럼 미화시키는 게 말이다.

--나이 파괴 드라마, 영웅시대

게다가 이 드라마는 주인공의 나이와 실제 나이가 엉망진창이다. 근데 그게 재밌다. (^^;) 몇년 전만 해도 팽팽한 차인표였던 천태산씨는 몇 년 만에 폭삭 늙어 최불암 아저씨가 되었는데 극 중 나이는 마흔 여섯. (30대부터 전원일기에서 할아버지 역할을 했다는 최불암씨는 할아버지인 지금 40대 역할을 한다. 정말 대단한 배우!)

40대 중반인 천태산의 큰아들은 강석우 - 강석우의 지금 나이가 마흔 여덟이다, 대학생인 둘째 아들 정한용 - 강석우보다 세 살 위, 이들의 고모로 나오는 이혜숙씨보다도 한참 나이가 많다. 그런가하면 동생들은 아직도 어린 아역배우들로 나오고... 이들 나이를 헤아리다보면 드라마에 빠져들기가 쉽지 않다. 에고.. 일제시대부터 지금까지 거의 한세기 인물열전을 풀어가기엔 한국의 배우풀이 너무 좁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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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1-16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보고 정신이 오락가락 한답니다. 음.그냥 이건 드라마이니 줄거리나 봐야겠다 하는 생각만 갖고 봅니다.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시청률 프로테지 문제때문에 기존의 유명 배우들을 주로 섭외하다보니 이런 이상한 가족구성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 위대한 이등병

어제는 엄마와 함께 포천에서 군복무 중인 동생 면회에 다녀왔다. 11시에 동생을 만나 읍내로 나왔는데 할 일이 없었다. 저녁 7시까지만 복귀하면 되었기에 서울이라도 데려와서 좋은 구경, 맛난 음식을 사주고 싶었지만, 면회 외출의 경우 포천 밖으로 나가는게 허락되지 않는다고 한다. 

일동면 읍내는 길이로 약 200 m. 2차선 도로를 가운데에 두고 양 옆으로 늘어선 것들이 전부였다. 별 수 있나.. 만나자 마자 밥 먹고, 어슬렁 거리고 비디오 한편 때리다가 또 밥 먹는 수밖에.

이등병의 식욕이란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전에도 집에 전화를 해서 "밥 먹고 돌아서면 또 배가 고프다." 심지어 "밥을 먹고 있는 중에도 배가 고프다" 란 불가해한 말을 했다는데... 한번은 집에 보내는 편지에 "바나나 우유, 콜라, 환타, 사이다, 식혜 ... (기타 음료수 이름 줄줄이) ... 꿀꺽~" 이렇게 한 줄을 써서 보냈다고 한다. 후에 왜 그랬는지 물어보니 더워죽겠는데 내무반에 뜨거운 물밖에 없어서였다고. 겨울에도 냉동실에 찬물을 얼려먹는 놈이니 오죽 했을까.

우쨌든 11시 반 점심에, 소갈비 2인분, 냉면 한 그릇, 밥 반공기를 먹는 동생을 흐뭇하게 바라본 것 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불과 몇 시간 지나지도 않은 4시에 "배가 고프다"더니(난 내가 잘못 들은줄 알았다), 삼겹살 3인분에 밥 한공기를 먹어치운다.

끝도 없이 움직이는 젓가락을 놀라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엄마와 나에게, 젓가락질을 잠시 멈춘 동생이 머슥한듯 묻는다. 왜 안 먹느냐고. 우리 엄마 하는 말씀이 "OO야, 민간인들은 점심에 고기먹고 저녁에 또 고기 먹는 게 쉽지 않어..."
정말 위대한 이등병이다.

- 엄마 마음, 누나 마음

토요일에 서울 올라오신 우리 엄마. 밤이 되기가 무섭게 자리를 펴고 주무실 준비를 한다. 그러고는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나보고도 빨리 자라 이른다. 나, 컴퓨터 앞에서 죽치고 앉아 있다가 2시가 넘어 잠든다.

일요일 아침 7시도 되기 전에 일어나 부산 떠는 우리 엄마. 아직 한밤중인 날 깨운다. 빨리 일어나서 갈 준비 하라고. 나, 있는 짜증 없는 짜증을 다 내고 뭉개다 겨우 일어난다.

챙겨서 동서울 터미널로 나가보니 9시 20분 차는 매진이고, 다음 차는 9시 50분. 기다렸다 9시 50분 차 타고 가자는 나의 권유를 무시하는 우리 엄마, 9시 20분 차에 입석으로 가자신다. 흑, 거기가 어디라고 서서 가냐구요. 얼굴까지 노래지며 멀미하는 우리 엄마, 그래도 아들래미 기다리다 목빠질까봐 한시라도 빨리 가고 싶어하는 맘이란.

나, 우리 집에서 지하철 타고 동서울 터미널 가는 법을 엄마한테 열심히 가르쳐준다. "모르면 적어~ 아니야. 내가 나중에 적어서 보내줄께" 혹여 담번에 또 같이 가자고 하실까봐.. -.- 미안하지만 동생 면회는 이게 첨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빠져든다. 엄마 마음과 누나 마음의 간극이란 이렇게 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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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4-11-16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이등병 진입을 축하합니다. 胃大한 이등병이 건강하게 잘 있어서 다행이군요.

먹어도 먹어도 배거플때죠. 정말 남의 밥그릇의 밥이 많아보이기만 하죠. 잘 있다가 돌아오길 빕니다.

sunnyside 2004-11-16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감사합니다. 다음 달이면 벌써 일등병이 된다고 하더라구요. 꼽아보니 벌써 군생활의 1/4 이 지났네요. 시간 참 빨라요.. 동생은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요. ^^

mannerist 2004-11-16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뭐 서니님 동생에 비하면 오방 편한 생활이었다지만 그래도 이등병때 생각이 나네요. 면회 못 가시더라도 휴가 나오면 따뜻하게 맞아주세요. 가능한 한 "또 나왔냐?"란말로 국방색 군바리 가슴에 대못을 박지 마시구요. =)

sunnyside 2004-11-16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네 알겠습니다. 제 친구들한테도 그런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시간 잘 간다, 휴가 또 나왔냐, 란 말이 정말 상처 된다고 그러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