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이 있었다.. 역시 출판사는 메멘토.

읽어보겠다. 언제나 등장하는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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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3-08-09 14: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궁금해요! 저도 한번! ㅎㅎ

건수하 2023-08-10 16:00   좋아요 0 | URL
난티나무님 전자책으로 있습니다 ^^

난티나무 2023-08-11 04:36   좋아요 0 | URL
오 땡투를 잊었…ㅠㅠ

건수하 2023-08-11 13:08   좋아요 0 | URL
벌써 사셨어요? 땡투는 괜찮습니다 ㅎㅎ 난티나무님 맘에 들기를~
 

















제 5장 학과 술만 읽음.

개념어를 처음 만든 사람이 적어둔 참고문헌 (웹스터 영영사전 등) 을 따라가면서 그 사람이 왜 이렇게 번역했는지 그 의도를 따라가본다. 
Science를 왜 과학 (한자)으로 번역했는지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건 안 나와서 아쉽고, 나름 흥미롭긴 한데 나는 여기까지 읽고 반납하기로.

인문학자, 번역자, 글을 정확하게 쓰고 싶은 사람이 참고하기 좋을 것 같다.

+ 새로 산 연필 써본다고 정리한 것이 아까워 이미지를 올려봄. (술을 한자로 못 써서 부끄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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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6 15: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06 1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3-08-06 16: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어 예쁘게 잘 쓰시니까 괜찮아요! 😘😘😘

건수하 2023-08-06 17:00   좋아요 1 | URL
영어는 특정 철자를 좀 이상하게 써서 못 알아보는 사람이 많더군요 ^^;;; 보여줄 일이 별로 없어서 다행이지만.

괜히 찍어두고 싶어서 찍었는데, 물컵이 쏟아져서 젖어버렸어요 ㅎ 그럴줄 알고 찍었나봐요~

단발머리 2023-08-06 17:04   좋아요 1 | URL
저 같은 경우 n과 u가 똑같아 저도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

독서괭 2023-08-06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씨 예뻐용🥰

건수하 2023-08-06 20:52   좋아요 1 | URL
헤헷 ☺️

책읽는나무 2023-08-06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씨가...어쩜 저렇게 귀엽고 예쁜지!!^^
내용을 생각하며 읽어야 하는데 왜 글씨체만 쳐다보고 부러워하고 있는지?
닮고 싶은 촉촉한 귀요미 글씨체입니다.
그리고 덕분에 ‘술‘ 한자 저도 찾아보았네요.ㅋㅋㅋ
<악귀>드라마에서도 한자어 옆에 친절하게 한글표기를 해주더군요. 요즘 사람들은 한자를 못 읽는다는 걸 김은희 작가는 다 알고 있나 보더군요. 그러니 한자 몰라도 상관없지 싶어요.^^

건수하 2023-08-07 09:40   좋아요 1 | URL
‘술‘ 너무 어렵죠? 그쵸? ㅎㅎ
<그 많은 개념어는~ > 책에도 학과 술을 논하지만 한자는 나와있지 않더라고요. 그건 오히려 표기해줘야 할 것 같은데...

저희 세대는 그래도 한자 많이 배운 편인데.. 안 쓰니까 기억이 안 나더군요. 쪼금 부끄러웠습니다 :)

잠자냥 2023-08-07 0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생각나는 내 글씨….

건수하 2023-08-07 09:41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글씨도 귀엽던데요~~ 은오님 눈엔 특히 그렇게 보일듯

잠자냥 2023-08-07 09:51   좋아요 3 | URL
저랑 은오랑 자꾸 엮지 마세요! ㅋㅋㅋ
이 서동요 부르는 백성들 같으니라구!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8-07 10:11   좋아요 3 | URL
사실....어젯밤 수하 님 글씨 보면서 자동적으로 자냥 님 글씨 떠올리며 혼자 웃었네요.ㅋㅋㅋ
개구쟁이 글씨!!!

은오 2023-08-08 04:20   좋아요 4 | URL
음.. 전 잠자냥님이 귀여우시다는 생각은 자주 했지만 잠자냥님의 글씨는.............
...............................
......................
..................
.............

은오 2023-08-07 0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제이름도 한자로 못씁니다.. 필요하면 민증 꺼내서 베껴쓰면된다고 평생 합리화 ㅋㅋㅋㅋ

건수하 2023-08-07 09:41   좋아요 1 | URL
전 민증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서 ㅋㅋ 민증 어딨는지 모르게 된지 n년...

거리의화가 2023-08-07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투비에서도 봤지만 수하님 글씨 정말 예뻐요!ㅎㅎㅎ
이 책 도서관에 있네요! 대출 들어갑니다^^*

건수하 2023-08-07 10:14   좋아요 0 | URL
<한자 오디세이> 재밌게 읽으신 거 보면 화가님 취향에 잘 맞을 것 같은데.. 어떠실지 모르겠네요.
보시고 글 써주세요 ^^

다락방 2023-08-09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하 님 글씨 예쁜거 알고 있었지만 연필 글씨는 특히 더 예쁘고요 영어 글씨는 특히 더더 예쁘네요? 대박..

건수하 2023-08-10 15:21   좋아요 0 | URL
그 그런가요 ㅎㅎ 감사합니다!
 
















공쟝쟝님이 전에 추천하신 책 (그러고보니 이 문구 요즘 많이 쓴 것 같은데) <왜 읽을 수 없는가>를 읽었다. 이 책의 저자는 편집자이며 일본어-한국어 번역도 하는 분이다. 


두껍지 않지만 알찬 책이었다. 4장으로 나눠져있고 1장에서는 현재 신문에 실리는 칼럼과 대중의 수준을 비교하며 대중적인 글은 대중이 읽을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 그러니까 읽을 수 있게 쓰라- 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2장 '인문학'은 왜 그렇게 접근하기 어려워 보이는가 가 궁금해서다. 3장에서는 한국에 근대에 새로 유입되어 지금까지 쓰이고 있는 말이 주로 서양의 개념을 일본인들이 한자로 번역한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경우가 많음을 지적하고, 우리가 쓰면서도 그 뜻을 잘 모르는 개념어들이 있기에 이해도가 떨어지는 문제와 20세기 말부터 한국에서 번역의 원칙이 되어온 '원어 직접 번역'의 원칙이 이 말들에 적용되지 않는 모순에 대해 이야기한다. 4장에서는 독자 친화적인 인문 교양서의 예를 들었다 (일본어로 쓰여진 책들이다). 



일단 2장이 궁금했던 이유는, 교양이 부족한 내가 요즘 페미니즘 관련 책을 읽으며 괴로웠던 적이 많아서다. 2005년 이후 언젠가부터 본격적으로 성인 대상의 교양서들을 읽은 나는 (그 전엔 성인이 아니었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고.. ㅠㅠ 책을 안 읽거나 장르문학이나 문학만 읽었다) 그동안 조금씩 조금씩 쌓아온 얕은 교양으로 이제 기본적인 인문학 책은 겨우 읽을 수 있는 수준이 된 것 같다. 그러나 철학이나 철학, 철학 등 특히 취약한 분야가 있다. 그래서 가끔은 분명 한국어로 쓰인 책인데도, 눈으로 따라가고 있는데도 머리 속에서는 독해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배경 지식이 부족해서 그렇긴 하다. 저번에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에서는 정동 이론을 몰라 고생했고, <캘리번과 마녀> 에서는 푸코의 신체 이론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문장들이 있었다. 웬디 브라운의 <남성됨과 정치>도 마키아벨리 쯤 읽다가 지쳐서 놓았다. 셋 다 일반 대중을 독자로 대상하고 있는 책은 아니다. 잠시 방송통신대학이나 디지털대학에 철학 전공이 있으면 시도해볼까 하는 헛된 생각도 해봤는데 (왜 공부를 꼭 제도권 하에서 해야한다고 생각하는지, 강제라는 게 필요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아주 샅샅이 찾아보진 않았지만 최소한 방송통신대엔 없더라. 방송통신대는 대부분 실용적인 학문을 다루고 있다고 한다. 그 학제에서 내가 알고싶은 철학이 얼마나 언급될지도 알 수 없고, 나는 지금 페미니즘 책 읽고 싶은데 그걸 하려고 철학을 공부한다는 건 길을 많이 돌아가는 것 같아서 관두기로 했다. 



얼마 전엔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원래 나의 성향과 달리 점점 마음으로 공감하게 되고 감성적이 되는 걸 약간 경계하게 되어 (그러니까 사실은 별로 안 그런데 서재에는 엄청 따스한 사람처럼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서 괴리감이 생겨서) <터프 이너프> 를 읽어보려고 했다 (책이 절판되어 전자책만 있길래, 도서관에서 빌려서 조금 읽어보고 살까 결정하려고 했었다). '들어가며' 와 메리 매카시에 관한 부분 일부분을 읽는데 일단 내가 수전 손택은 조금 읽었지만 한나 아렌트도 안 읽었고 메리 매카시도 안 읽었고 (매카시가 궁금한데 번역이 안 되어 있어서 읽어보고 싶은 것도 있었다) 조앤 디디온도 안 읽었고 (도대체 뭘 읽었니?) ... 그런데 <터프 이너프>의 글이 일단 나같은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한 건 아닌 것 같았다. 문체가 학술서에 가까운 느낌? <왜 읽을 수 없는가> 의 2장에 나오는 '알려는 욕구가 있고, 사상을 알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가득하고, 지식이 밑바닥 수준을 겨우 벗어난 처지' 의 독자가 나이구나, 나는 왜 그러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사실 이 책에 나오듯 저자들이 어렵게 써서 그런 것도 있을지 모르지만, 현재 나의 문제는 내가 읽을 수 있는 수준의 책이 아닌 것을 읽으려 하는데 있는 게 아닐까.. 읽을 수 없으면 좀더 쉬운 책을 찾아야 하는데 좀더 쉬운 책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지만 (보통은 찾아도 없는 경우가 많을 듯) 어떻게 찾아야 할지도 잘 모르겠으니까. 그리고 저자에 따르면 인문학의 언어가 특히 '언어 내 번역' 그러니까 더 쉬운 언어로 풀어서 설명하는 것을 완고하게 거부한다고 하는데... 언어가 아니라 그 언어의 사용자가 완고하게 거부하는 것이겠지. 이게 결국 4장의 '독자 친화적인 인문 교양서' 와 관련이 있다. 



4장에서 소개되는 책은 총 세 권인데, 모두 저자가 일본인이고 그 중 두 권은 번역이 되었다 (한 권은 <왜 읽을 수 없는가>의 저자가 번역했고, 나머지 한 권도 왠지 곧 번역할 것 같다). 이 중 <어른을 위한 국어 수업>은 말하기와 글쓰기에 관한 것이라 별로 상관없을 것 같은데 나머지 두 권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와 <사회학사>는 서구 학문에 관한 책이라, 사실은 이렇게 독자친화적인 책을 쓸 수 있기까지 두 저자의 역량 외에도 웬만한 서양 서적이 다 자국어로 '잘' 번역이 되어 있는 - 내 생각이지만 '언어 내 번역' 도 잘 되어 있겠지 - 일본의 번역 시스템의 힘도 클 것이란 생각이 든다. 자연과학 중 한 분야인 내 전공분야에서는 일본 학생들은 최소한 학부 과정까지는 거의 자국어 책으로 공부를 한다. 한국에서는 번역서가 있어도 번역이 엉망이라 그 번역서의 저자 외에는 원서를 교과서로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이 영어를 잘 하더라도 (대부분 잘 하지도 못하겠지만) 모르는 걸 개념부터 영어로 배우고 생각하고... 학술 용어는 영어로 잘 알고 있겠지만 이해도나 사고의 깊이는 자국어로 배우고 생각하는 학생과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인구가 적기도 하고 책을 읽는 인구는 더 적어서 그런지, 한국에서는 제대로 번역할 여력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아예 원서로 공부하니 평소에 이야기할 때도 핵심어는 다 영어고 조사나 어미만 한국어일 때도 많다. 그런 사람들이 또 학생을 원서로 가르치고... 자연과학은 교과서도 워낙 자주 개정되고 바뀌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는데, 인문학 쪽은 좀 다르려나. 



계속 쓰다보니 그래서 내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건가 싶다.. 그냥. 나도 잘 읽고 싶은데 안 읽혀서 슬프다고. 슬프다고!


일단 <터프 이너프>는 사지 않기로 했다. 진실을 직시하는 강인함의 멋짐을 느껴보고 싶었지만... 한나 아렌트 조앤 디디온 시몬 베유라도  좀 읽고 나서 욕심내기로 하자.











이 책에 언급된 책 두 권.  


한 권은 책에 한국어판 미출간이라고 쓰여 있었는데 저자가 번역해서 출간했고 (이것도 공쟝쟝님이 언급했던 책, 정희진의 공부 7월호에서도 언급됨) 일단 빌려두었는데.. 펴 보기는 한 뒤 반납할 생각이다. 그런데 내가 근대에 도입된 개념어 자체에 관심있는 건 아니라서 조금 보다가 말 것 같다.


푸코 쉽게 읽기... 푸코 읽어야 하니까. 게다가 책이 잘 쓰여져 있다고 하니 이건 좀 구해봐야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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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읽을 수 없는 슬픔 2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3-08-06 14:04 
    이 글(https://blog.aladin.co.kr/suha/14807668; 한국어로 쓰여있는데 읽을 수 없는 슬픔)의 댓글로 작성한 글입니다. 수하님의 고민, 저의 고민인 것이며.... 한편으로는 수하님은 공부할 수 있는 기관도 알아보시고 하신 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진지하게… 이 문제를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수하님 글을 찬찬히 2번 읽으며, 나는 어떻게 했던가 혹은 어떻게 하려고 하는가, 생각해 봤거든요. 저는 그렇게 했던 거 같아
  2. 읽을 수 없는 슬픔 3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3-08-08 09:46 
    이 두서 없는 글을, 제 생각의 시작점이 되어주신 수하님과 귀한 댓글을 달아주신 쟝쟝님, 그리고 알라딘의 떠오르는 샛별 유수님에게 바칩니다. <공부, 읽기, 번역>에 관한 수하님의 좋은 글에 제가 짧은 먼댓글을 달았는데 쟝님이 좋은 댓글을 달아주셔서 거기에 이어서 조금만 더 이야기해 보면 좋을 것 같아 씁니다. 두 글(https://blog.aladin.co.kr/suha/14807668: 한국어로 쓰여있는데 읽을 수 없는 슬픔, http
 
 
잠자냥 2023-08-06 00: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수하 님 감성?! ….. 세상 건조하십니다. 걱정 마세요!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8-06 00:4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그치만 슬프다고요....

은오 2023-08-06 07:3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8-06 11:08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댓글을 옆에서 딸이 보고 ‘그럴리가, 엄마가 우리집에서 제일 축축한데?‘ 라고 하네요 -.-

잠자냥 2023-08-07 00:01   좋아요 2 | URL
오 건조기가 필요없는 집안이군요!

건수하 2023-08-07 07:36   좋아요 0 | URL
촉촉도 아니고 축축 주의 🥲

은오 2023-08-06 07:46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수하님 엄청 꼼꼼하게 읽으시는군요.. 전 그냥 읽다가 모르는 개념 나오면 검색해서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거나 아님 언젠간 이해하겠지~ 하고 그냥 넘어가는 편 ㅋㅋㅋㅋㅋㅋ 실제로 그냥 넘어갔다가도 이런저런책 읽다보니 나중에 쌓이고 쌓여서 이해되는 경험도 꽤 자주 했고.. 그치만 이런식으로 하면 진짜 어려운 책은 영영 못읽을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르네요.. 암튼 쉬운책 어려운책 중간책 계속 읽다보면 어려운책도 쉽게 읽히는날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전....... 하나뿐인 취미가 스트레스가 되는걸 피하고 싶으므로 공부하듯이 읽는건 지양합니다 그래서 어려우면 그냥 건너뛰고 덮고 ㅋㅋㅋㅋ 어려운책 읽고싶은데 읽기싫은 그런거.. 마음은 읽고싶은데 뇌가 거부하는 그런상태..

잠자냥 2023-08-06 08:41   좋아요 5 | URL
은오 님 말처럼 읽다 보면 쌓여서 알게 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저도 대충 이해하고 넘어갈 때도 많아요. <여전히 미쳐 있는>은 이 책에서 다룬 작가나 작품 다 몰라도 걍 시작해봤는데 그간 읽은 책들이나 작가가 쌓여서 그런지 술술 읽히더라고요. 그래서 제인에어 등등 안 읽었어도 <다락방미친여자들>도 걍 읽으려고요…. 공부하듯이 읽는 건 지양합니다22222 ㅋㅋㅋㅋㅋ

은오 2023-08-06 08:54   좋아요 3 | URL
잠자냥님이 나도 그래 해주시니 마음이 놓입니다. ㅋㅋㅋㅋ 저.... 이렇게 계속 읽어도 나중에 잠자냥님처럼 될 수 있는거겠죠?! 나중에 결혼도 하고....

잠자냥 2023-08-06 10:53   좋아요 5 | URL
결혼은 모르겠지만 은오 님이 지금처럼 꾸준히 읽는다면 20년 뒤에는 어마어마한 내공이 쌓여있으리라 생각해요. 또 누가 알겠습니까 손택 고닉 냅 리치 다 저리가라 하는 작가가 나올지! (저처럼 되지 말고 더 위대한 언니들을 목표로 읽어요. ㅋㅋㅋㅋ)

건수하 2023-08-06 11:09   좋아요 4 | URL
은오님 / 제가 이해가 잘 안되었는데 대충 넘어가는 걸 잘 못해요 (이럴 때만 과도하게 꼼꼼함을 발휘). 일단 검색을 해 보는데, 그래서 해결이 안되는 경우도 있고... 그럴 때는 읽으면서 계속 마음이 꺼림직하더라고요. 물론 나중에 다른 책 읽다 보면 해결이 되기도 하고, 익숙해져서 그런가보다- 하게 되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일본에선 비슷한 주제를 다룬 좀더 쉬운 책도 있고 더 어려운 책도 있고... 선택지가 더 많은가 보더라구요. 인구 등 태생적으로 어려운 지점도 있어서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취미를 너무 일처럼 하는게 제 문제... 마음을 편히 가져야겠습니다 :)


건수하 2023-08-06 11:18   좋아요 2 | URL
자냥님/ <여전히 미쳐 있는> 참고도서 목록 만드느라 대충 한 번 봤는데 이 책은 <다락방의 미친 여자>에서 문학 비평에 많이 집중했던 것에 비해 시간의 흐름에 따른 분위기의 변화도 많이 언급하고 있고 또 언급하는 책이 많다보니 한 작품을 오래 다루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잠자냥님은 웬만한 건 다 읽으셔서 <다락방~ >도 잘 읽으실 겁니다 ^^

공부하듯 읽기 지양.. 사실 저 좀 어려우면 글자 하나하나 보고 있거든요 ㅠㅠ 그것도 지양해야겠어요. 맘대로 될 지 모르지만.

청아 2023-08-06 10: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수하님 겸손하게 글을 쓰셨지만 중요한 지적을 해 주셨다고 생각해요.
저도 이 책 읽고 할 말이 많았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쓰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같은 지점에서 수하님은 이렇게 적어 주실 때가 있는데 제가 배울 점입니다 ^^ 어쩌면 공교육에서 진짜 가르쳐야 하는 것은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방법론인데
그런 걸 전혀 배우지 못하고 주입식 교육만 받다가 어른이 되어 뒤늦게 스스로 공부할 의욕이 생기면 그제서야 근본적인 문제를 마주하게 되니 말이죠. 번역의 문제 공감하고 그런 면에서 일본이 부럽고..프랑스도 언어에 대한 사랑이 엄청나서 거긴 실험도 하고 바빴다고 하니 더 부럽고 그러니 그렇듯 훌륭한 철학자들이 줄줄이 나온 것이겠죠.
하루아침에 될 일이 아니긴 한데 결국은 독서 인구를 늘리는 거라도 게을리해선 안된다고 믿습니다. 우리 끼리라도 지치지 말기로 해욤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8-06 11:17   좋아요 4 | URL
일본도 부럽고 프랑스도 부럽고...
한국은 번역보다 다같이 영어 배우기를 선택한 것 같은데, 그것도 장점이 있겠죠... 어쩌면 현재를 비롯한 이전 상태의 조건에서 실리있는 선택일 수도 있구요. 그래도 ‘언어 내 번역‘ 에는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독서에 입문하는 독자도 더 많아질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겠죠.. (그런다고 꼭 많아질 지는 알 수 없지만)

독서 인구... 하아... 단군 이래로 계속된 출판계의 불황... ㅎ

단발머리 2023-08-06 13: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댓글 쓰다가 너무 길어져서 먼댓글로 가요. 그리로 오셔요^^ 아직 쓰는 중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8-06 13:46   좋아요 2 | URL
(두근두근) 단발머리님 쉬엄쉬엄 쓰셔요 ^^

단발머리 2023-08-06 14:05   좋아요 3 | URL
저 썼는데요....... 너무 내용이 없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더 길게 못 쓰고 등록하기 눌렀습니다.
수하님 글 자주 올려주셔서 좋아요. 날 더운데 열일 하십니다. 뽜야!!

건수하 2023-08-06 15:08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오늘 바쁜 날이셨을텐데, 이렇게 날이 더운데 써주신 것만으로 반갑고 기쁩니다.
이번주 휴가보내고 집에서 쉬면서 조용히 책 읽고 쓰는 거만 하니 좋네요 ^^

독서괭 2023-08-06 20: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철학이나 철학, 철학 등” ㅋㅋㅋㅋㅋㅋㅋ 매우 공감합니다 ㅋㅋ 수하님 현실주의셔서 더 철학의 추상적인 논의가 안 들어오는 거 아닐까요? 제가 그렇거등요.. 페미니즘 철학은 그래도 여성으로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빡 알겠다는 느낌이 오기도 하니까 좋은데 말예요.
그리고 수하님 진짜 꼼꼼히 읽으시는 타입이라 더 그러신 듯 합니다. 전 그냥 문맥상 대충 이해되면 쓱쓱 넘어가요. 읽다보면 새삼 이해되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다미여도 그런 식으로 완독했으니 여미쳐도 ㅋㅋ 백래시는 낙태 부분만 읽고 있지만 어려운 내용 별로 없어 보여용😆

건수하 2023-08-07 03:12   좋아요 1 | URL
다들 하는 고민이라니 다행스럽구요… 저도 이제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가며 읽어야겠습니다 ^^ 그러고보니 공쟝쟝님이 <페미니즘 철학> 도 추천하셨었는데.. 이걸 읽어봐야겠네요 :)

백래시 저는 전에 초반 좀 읽다가 미국의 상황이 와닿지 않아 덮었는데 안 어렵다니 다행이에요!

2023-08-06 2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07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08-06 23: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휴....공감 공감 대공감입니다^^;;
그래도 전 수하 님이 저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힘 내서 읽으시고, 또 고민하시고, 또 쓰시고....또 또 또 자극 많이 주세요.
수하 님의 고민스런 글들이 때론 제게도 자극이 된다는 거 아시죠?ㅋㅋㅋ
책은 차암......어려워요.^^
다들 쑥쑥 잘 읽으시는 것도 부럽구요.
저도 그래서 뭔가 따로 배워야 하는 거 아닌가? 더군다나 먼 곳에 떨어져 혼자 완전 다른 맥락으로 오독하고 있다는 선입견을 늘 가지고 있어 어딜 손을 봐야하나? 근데 어딜 가야 손을 봐야할지 몰라...다시 원점???!!!!! 뭐 혼자서 오만가지 생각을 합니다.ㅋㅋㅋ
저 같은 사람도 있으니 힘 내십시오.
수하 님은 아주 열성적으로 잘 하고 계셔서 곧 열매를 맺으실 것 같아요. 그 때 단물 쪼금 나눠주시길..^^

건수하 2023-08-07 09:52   좋아요 2 | URL
똑똑은요... 쪼금 열심히는 하고 있습니다 (마음으로는 이게 본업).
이렇게 함께 읽는 분들이 계셔서 큰 힘이 된답니다. 저만 어려운 거 아니구나 하고요.

저도 어디서부터 어디서 손을 봐야 할 지 잘 모르겠는데... 이렇게 쓰고 보니 다른 분들이 <푸코, 바르트, ... > 이 책 읽으셨다며 북플에서 알려주는 거 보면 우리의 친구들! 이 몇 년 전에 쓰신 글이더라고요. 좀 헤매고 있어도 길을 잃진 않았구나 생각하며 조급해하지 않고 읽어보려 합니다 ^^ 나무님 쭉 함께 해요~

거리의화가 2023-08-07 09: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인문서든 과학서든 지력이 어느 정도 쌓여야 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한국사 책을 시작으로 역사를 읽기 시작한 것이 12~13년쯤 되었나봐요. 처음에는 입문서도 어렵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후 통사 가벼운 것을 쭉 훑어 읽고 관심 가는 역사부터 대중서를 읽고 그렇게 좀 쌓인 뒤에 한참 지나서야 전문서, 학술서를 읽으니 이해되는 느낌이었어요. 물론 지금도 전문서, 학술서든 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100% 이해되서 읽는 것은 아니에요. 저는 책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배울 부분이 있어야(30~40% 정도?) 도전 정신이 생겨 책에 흥미가 생겨서요. 아예 모르면 힘들지만요.

페미니즘 책이 어려운 이유가 제가 얼마 읽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관련 철학자들의 이론에 대해 무지한데다 철학 자체가 제겐 공상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서인 것 같습니다. 근데 요새는 페미니즘 책을 더 잘 읽고 싶어서 철학자들의 이론을 조금 공부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저도 맨 아래 담아두신 책들 조만간 읽어보려해요. 쓰다 보니 영 도움이 되는 댓글이 아니군요. 아무튼 수하님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나눔의 글 많이 올려주세요!^^

건수하 2023-08-07 09:55   좋아요 2 | URL
와.. 화가님 어제-오늘 사이에 쓰신 페이퍼 보고 폰으로는 잘 안 읽혀서 나중에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답니다. 내공이 엄청나시다 생각했는데 역시... 12년 이상 읽으셨다니... 제가 너무 조급해하나 싶어요.

화가님은 철학도 꾸준히 차근차근 잘 공부하실 것 같아요. 단물 쪼금씩 나눠주세요! (나무님 댓글 베껴오기)
 

혹시나? 해서 눌러봤는데 오늘 나왔다.

https://podbbang.page.link/4jvpfffuhqQYBJ5y7

첫 에피소드가 ‘무성애를 생각한다.’
이 더운 날씨에 잘 어울리는 에피소드다.



고라니님이 기다리셨던 <수치>도 나오고.



주말에 들을까 다음주 출퇴근하며 들을까 그것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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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8-05 1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말에 일단 시작하시고 ㅋㅋㅋㅋ 저 앞에 30분 들었다요!! 😘

건수하 2023-08-05 23:09   좋아요 1 | URL
평일을 위해 남겨둘까 하는데, 내일 시작할지도 모르지요 ^^

은오 2023-08-05 22: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더운 날씨에 잘 어울리는 에피소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떨어지자는 건가요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8-05 23:13   좋아요 2 | URL
음 무성애에 대해 가벼운 농담을 해버렸나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일단 저는 제가 무성애자인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고 (그러면서 <에이스>는 왜 안 읽니)
전에 제가 단발머리님 글에 ‘더울 땐 다 귀찮지요‘ 라는 댓글을 단 적이 있어서... (단발머리님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하셨어요)
얼마전 단발머리님 글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4782864 에도 그 맥락으로 댓글들이 있구요
단발머리님께서 얼마전 어딘가 저 관련 키워드를 ‘더위‘ 로 적으신 것도 그 이유입니다 ^^;

- 2023-08-06 21:15   좋아요 3 | URL
저... 이거 들었어요.. 그리고 은오님한테 땡투하고 에이스 샀어요 (속닥속닥)
저 작년 겨울쯤에 공쟝쟝의 섹탐하다가.... 아무래도 연구 주제가 당기지 않아서 결국에는 포기했는 데.. 여름과 무관하게 겨울에도 그랬으니............................ 아무래도 무성애탐구가 더 적성에 맞을 듯 합니다....?

은오 2023-08-07 02:59   좋아요 1 | URL
수하님// 빨리 에이스 읽어주세요!! 에이스 읽고 써주실 수하님 리뷰가 너무나 궁금하다!!

쟝님// ㅋㅋㅋㅋㅋㅋㅋ 아 쟝님의 섹탐 왜 벌써 먼 옛날 일 같죠? 그리워..... 갑자기 그리워하게 만드네..... 쟝님의 무성애 탐구도 응원하고 쟝님의 모든 탐구를 응원해요 ㅋㅋㅋㅋㅋ 에이스 재밌습니다 쟝님도 아직 안읽었죠?

건수하 2023-08-07 10:23   좋아요 2 | URL
쟝님/ 벌써 들으셨군요! 저도 듣고 나면 얼른 읽고 싶어질 것 같아요. 쟝님 글도 기대되네요 ^^

은오님/ 아.. 벌써 시작되는 유혹... 희진샘이 던지신 공을 어찌할 것인가..
저는 리뷰 잘 못 쓰는데 그래도 궁금한 거 맞죠? ㅎㅎ

은오 2023-08-09 03:31   좋아요 2 | URL
수하님 리뷰 좋은데요?????? 겸손함이 지나치셔서 화가 납니다!!!

건수하 2023-08-09 13:0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ㅎㅎ 그치만 다른 분들 (은오님 포함) 글은 참 좋아보이거든요..
 

















7월에 <성의 변증법> 읽고 나면 김은주 님의 <페미니즘 철학 입문>에서 5장, <성의 변증법> 을 다룬 챕터를 읽어야지 생각했었는데, 

<성의 변증법> 읽고 신나서 까먹어버렸던 듯 하다. 복습하는 기분으로 읽었다. 확실히 나 혼자 읽을 때보다 방대한 데이터에서 요점을 집어내서 맥락을 연결해주는 글을 읽으니 더 이해가 잘 되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몰랐던 건 아니지만 중요성을 다시금 느낀 부분이 크게 두 부분인데 



하나는 여성을 하나의 성 계급으로 보았다는 부분. 분명 내가 쓴 글을 봐도 그 부분을 언급하고 있는데, <페미니즘 철학 입문> 읽으면서 사실은 내가 자본가, 프롤레타리아, 혹은 그 안의 하위 분류 안에서 각각 남성이 더 우위에 있고 그 아래에 여성이 있다고 생각했던 걸 깨달았다. 마르크스나 엥겔스가 소유하고 있는 부의 정도 혹은 사회적 지위로 계급을 나눴고, 나는 각 그 계급에서 남성-여성 이렇게 되어 있다고 생각했던 것. 내가 알고 있던 기존의 계급 구조에 여성을 끼워넣었던 거다. 그렇게 되면 여성의 각자 위치에서의 특수성이 부각될 거다. (물론 이건 내가 페미니즘 책을 읽고 모든 여성은 단일한 조건에 있지 않다 라는 것을 내면화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파이어스톤이 성별, 생식기능에 따라 '성 계급' 이라는 것으로 카테고리화 했을 때 여성은 하나로 묶인다. 여성의 연대를 강조할 때에는 이 개념이 유용할 것이다. 가만, 그러고보니 이건 보부아르가 <제2의 성>에서 했던 것인데... 그러니까 역시 보부아르 언니가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제2의 성> 읽으면서 <가부장제의 창조>가 여기서 나왔구나! 했었다. 그런데 한참 뒤이더군... 




여기서 갑자기 전에 읽은 그림책 생각이 났다. 그 때도 혼자 읽었으면 그렇게까지 열심히 파지 않았을 것 같은데 


(여기까지 쓰고 벌떡 일어나서 에어컨을 켰다) 



 생각난 책은 헬렌 옥슨버리의 1973년 작, Pig Tale (국내 번역본 제목은 <행복한 돼지>) 이다. 헬렌 옥슨버리의 남편 역시 그림책 작가로 유명한 존 버닝햄이다. (서재 분들은 잘 모르실지도) 옥슨버리는 1938년 생으로 원래 무대 디자인 일을 했던 사람이지만 결혼하고 아이들을 돌보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인 일러스트레이터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본인 성을 계속 쓴 걸 보면 나름 독립적인 여성이었던 듯. 헬렌 옥슨버리의 그림체도 좋아하고 다른 책도 좋아하지만 처음 읽은 책이 <행복한 돼지> 라서 이 책의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다. 내가 계속 관심있던 주제가 들어있기도 하고. 


<행복한 돼지>의 줄거리는 농장에서 주는 거 먹고 뒹굴거리며 살던 돼지들이 어쩌다 보물상자를 파내서는, 부자가 되어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인간같은 삶을 살다가 뭐야 예전이 더 좋았어! 하면서 다시 농장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더 생각했던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금부터 얘기하려는 것이고 하나는 독립적인 상태보다 농장에서 사육되는 상태를 동물들이 더 좋아한다고 그렸다는 것. 두 번째는.. 작가의 의도를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첫 번째에 있어서 작가의 의도는 분명했던 것 같다. 





(예전에 찍어놓은 사진을 가져옴.. 정말 대충 찍었었구나)


돼지들이 농장에서 살 때는 옷을 입고 있지 않았고, 이들의 행동이 성별에 따라 다르지 않았다. 





돼지들이 인간처럼 살게 되자, 베르타와 브릭스의 일은 달라졌다. 

베르타가 식사를 준비할 때 브릭스는 어슬렁거리고, 신문을 읽는다. 





가장 화가 났던 부분이 이 부분이었다. 

베르타가 밥을 하느라고 바쁜데, 왜 브릭스는 할 일 없이 빈둥거리며 심심해하냐고!

심지어 그렇게 새 차를 몰고 시골길로 나갔다가 차가 망가지는 것이 이 두 돼지가 됐어! 다 귀찮아! 이전으로 돌아갈래! 하는 계기가 된다..


(농장은 70년대 히피들의 삶을 그린 것인가?!)



왜 갑자기 성별에 따라 삶이 달라졌지? 하고 찾아보니 

보물상자를 찾은 것은 브릭스였다.





그리고 보물상자를 팔에 낀 브릭스와, 브릭스에게 팔짱을 낀 베르타.



당시에는 70년대가 어떤 시대라는 것을 내가 자세히 몰랐으나, 이 그림책이 1970년대에 나왔다는 것이 우연은 아닌 것 같다. 여기선 베르타가 재생산을 하지는 않고, 부를 누가 갖고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그리는 것 같지만. 이 책을 읽은 2016년부터 나는 불만이 많았구나 새삼 느낀다. 



너무 옆길로 샜는데... <성의 변증법> 에서 중요성을 다시금 느낀 두번째 부분은 아동의 해방 부분이다. 근대적 가족 개념에 익숙한, 한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한 나는 가족을 그리 아름답게만 생각하지는 않지만 아동을 보호해야 하는 존재로 생각하는 것에 익숙한데... 물론 아이는 보호받고 싶을 때와 자유롭고 싶을 때를 본인이 알아서 넘나들고 있다. 나쁘게 말하면 반항적 좋게 말하면 독립적이기도 한데... 어쨌든 배우자에게 의무감은 별로 느끼지 않으나 아이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느낀다.



아동기를 없애자는 건, 아동에 대한 착취를 없앤다는 의미도 있지만 여성과 아이 사이의 유대도 끊을 수 있는 거죠. (286)


파이어스톤은 여성이 하나의 인간으로서 착취 구조에서 벗어나려면, 양육, 아이와의 정서적 친밀성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 같아요. ... 그래서 아동기를 숭배하는 것도 경멸하죠. ... 결국 아동기에 대한 숭배와 가부장제 핵가족의 발달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말하는 겁니다. 이 아동기의 숭배를 지탱하는 것은 다름 아닌 여성들의 양육과 모성애라는 신화인 것이죠. 그리고 아동의 순수함과 모성애의 지극함은 결합되어 가부장제를 지탱합니다. (289-290) 



지금처럼 가족이기주의, 모성애(?)의 발현이 팽배한 시기에 더욱더 다가오는 문장들이었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런데 역시 현재의 조건으로부터 벗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파이어스톤은 '혁명'이 필요하다고 보았던 것이겠지. 다만 파이어스톤의 주장이 무정부주의와 같다는 - 그 뒤를 상상할 수 없다는 - 것은 사람들을 주저하게 하는 것 같다. 그런 세계를 본 적이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놔두지 않는 인간들이 꼭 있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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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3-08-05 1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미니즘 철학 입문> 다시 읽어야지 하면서도 다른 책에 밀려서 못 읽고...
<행복한 돼지> 도서관에서 찾아봐야겠네요! 옥슨베리가 글도 같이 쓴 책이라니!

건수하 2023-08-05 11:23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림만 그린 책이 많은데.. 그쵸? :)

잠자냥 2023-08-05 1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행복한 돼지>! 내가 이게 왜 익숙하지?! 싶었는데 큰조카 사주면서 읽었던 책!!! 이렇게 소환되니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전 아까부터 에어컨 켜고 책 읽는 중 ㅋㅋ

건수하 2023-08-05 11:23   좋아요 2 | URL
오 잠자냥님도 아신다니 반가워요!! 오늘은 아침부터 페이퍼도 썼겠다 이제 늘어져 있어도 되겠어요 ㅋㅋ

청아 2023-08-05 11: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동기 숭배‘의 문제는 한국의 교권 추락과도 연결된다고 느꼈어요. <성의 변증법>은 두고두고 되새길 내용이 많네요.

<행복한 돼지>는 기득권의 시각에서 씌어진 슬픈 이야기?ㅋㅋㅋㅋ

건수하 2023-08-05 11:26   좋아요 2 | URL
네 저도 그래서 더 와닿더라고요… 지인에게 들으니 학모보다 학부가 더 과격하게 항의한다고 하던데 초등 교사가 2-30대 여성이 다수라는 점이 관계있는 것 같아요.

존 버닝햄(남편) 의 만행을 고발하는 마음이 살짝 느껴지더군요 ㅋ

단발머리 2023-08-05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히려 반대로 ‘여성을 하나의 계급‘으로 보는 생각에 좀 강하게 사로잡혀서 나중에 여성간의 차이를 인식하는데 좀 ‘인색(?)‘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니까 다른 페미니스트들이 급진주의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지점에 제가 떡! 하나 자리잡고 있었던 것 같고요. 그럼에도 저는 여성이 아무리 부자이건 혹은 유명인이건 박사이건 교수이건간에 여‘성‘으로서 제한받고 규제받고 요구받는 영역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서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겠어요.

존 버닝햄 책(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기타등등)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ㅋㅋㅋㅋㅋㅋㅋ <행복한 돼지>도 무척 인상적이네요. 이런 이야기는 정말 여자만 쓸 수 있는 이야기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고요.

더운 날에 수하님 페이퍼가 시원한 콜라 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여느 때와 똑같이요^^

건수하 2023-08-06 00:37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이 연대 그리고 그것을 통해 변화를 일으키는 것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요. 저도 그렇구요.
여성이 생물학적 조건으로부터 벗어나면, 가부장제가 뒤흔들릴까요. 상상력이 부족하기도 하고 의심이 많은지라
일단 그게 조건이니까 그걸 없애야지, 하는 게 좀 부담이 되었어요.

이렇게 의심이 많아서는 혁명이 어렵겠어요..

<행복한 돼지>가 아주 명료하진 않은데요, 그림책에 저런 내용을 넣고 싶었던 헬렌 옥슨버리의 마음을 상상해봅니다. 그녀는 페미니스트였던 것 같아요 :)

책읽는나무 2023-08-05 2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며칠동안 ‘아동기를 없애자‘부분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있거든요.
다시 읽어도 놀랍고 또 감탄스럽달까요?
그러면서도 정말 아동기를 없앤다는 게 가능할 수 있을까? 이미 신화에 익숙해져버린 사람들이라 말도 안 되는 소리 마라!! 비판받기 쉬운.....혁명이 맞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아동기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듯도 하구요.

존 버닝햄의 아내가 헬렌 옥슨버리였군요. 그림책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는데 헬렌 옥슨버리라는 작가의 이름은 낯설지 않네요.
<행복한 돼지>...사육의 상태로 돌아간다??!!!!
열심히 집안 일을 하는 베르타를 보니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비슷한 엄마 이야기인데도 확실히 결이 다르네요.

건수하 2023-08-06 00:41   좋아요 1 | URL
아동의 섹슈얼리티를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분에서 한국의 학부모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상상해보면...
혁명 맞습니다.

존 버닝햄이 워낙 성공해서.. 헬렌 옥슨버리는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로 더 활발하게 활동한 것 같아요.

<돼지책>이 좀더 직설적이지요?
그런데 돼지책은 좀 교과서적이랄까, 진지하게 하는 얘기라서 오히려 마음에 덜 와닿았던 것 같아요.
어쩌면 여자 작가가 하는 얘기가 더 와닿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난티나무 2023-08-05 2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존 버닝햄 저도 압니다! ㅎㅎ 아니 근데 헬렌 옥슨버리랑 존 버닝햄이 부부라고요????? 요건 몰랐네요! ㅎㅎ

건수하 2023-08-06 00:42   좋아요 0 | URL
아시는 분들 많아서 신납니다 ㅎㅎ 은근히 부부 그림책 작가들이 많더라구요 :)

다락방 2023-08-09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돼지책 뭐죠? 너무 궁금해서 저도 읽어야겠어요. 다들 아는데 저만 모르는거죠, 지금?

건수하 2023-08-09 20:15   좋아요 0 | URL
다들 돼지책 저자의 남편을 아시고 책은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만… 그새 홀라당 사셨다니.. 땡투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3-08-09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땡투 받고 부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