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권력>을 75쪽까지 읽었다. 1장을 읽고 영 모르겠다 싶어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를 읽고 아주 약간 도움이 됐다.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는 영국 루틀리지 출판사에서 석학들의 이론을 알기 쉽게 정리한 인문학 입문서 'Critical Thinkers' 시리즈를 낸 것을 번역한 'LP Routledge Critical Thinkers' 시리즈 중 한 권이다. 두껍지는 않지만 줄리아 크리스테바에만 한 권을 할애하고 있고 쉽게 쓰여져 있다.
이 책의 목차는
옮긴이의 글_줄리아 크리스테바, 경계인의 사유
왜 크리스테바인가?
01 기호계와 상징계
02 과정 중의 주체
03 아브젝시옹
04 멜랑콜리
05 여성적 윤리학
06 여성의 시간
07 반항
크리스테바 이후
크리스테바의 모든 것
웹사이트
참고문헌
찾아보기
이렇게 되어있는데, 일단 3장 아브젝시옹까지만 읽었다.
<공포의 권력> 1장 '아브젝시옹에 대한 방법론'은 <공포의 권력>에서 논의에 사용하는 개념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장부터도 어렵다. 그러면 앞으로 이 방법론을 써서 전개하는 내용은 이해할 수 있을지... 전혀 자신이 없다.
일단 1장에서 기호계 (코라) 와 상징계가 언급되고 (이는 라캉의 상상계-상징계-실재계를 수정-발전?시킨 개념이다), 정신분석학적 내용이 나오며, 현대 문학 (크리스테바가 학위 과정 연구했다는 프랑스의 '누보 로망'과 동일 개념 혹은, 그것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인다) 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그러므로 라캉과 프로이트, 특히 라캉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이 좀 있어야 할 것 같고 또 줄리아 크리스테바가 학위 과정 혹은 그 이후까지 연구했던 문학 관련 논문 혹은 책 ('코라'는 크리스테바의 <시적 언어의 혁명>에서 처음 언급된다), 기호학과 관계된 <세미오티케> 등에 나온 개념을 이미 알고 있어야 <공포의 권력>의 논의를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전체 11장 중 2장을 읽는데도 어려워서 결국 다 읽을 수 있을 지는 자신이 없다. 일단 무모하더라도 조금 더 읽어보려고 한다.. ^^;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 중 '옮긴이의 글' 에 있는 내용을 노트한 걸 옮겨본다.
필요한 개념이 대략 잘 정리되어 있다.
크리스테바는 라캉을 공유하지만 라캉을 넘어선다. 라캉의 정신분석학 + 헤겔의 변증법적 사유 + 바흐친의 대화주의 + 페미니즘 등 분리된 여러 이질적인 사유들이 교차하면서 새로운 사유를 생성하는 '불가사의한' 접면.
기호분석론 semanalysis
정신분석학적 기호학. 모든 '말하는 주체 speaking being'의 언어적 실천, 특히 문학적 담론에 대한 유용한 통찰.
라캉: 상상계 + 상징계
크리스테바: 기호계 (코라) + '상징계'
라캉의 상상계: 상징계에 진입하기 위해 단절해야 할 하나의 단계. 주체 subject 에게는 잃어버린 영토.
크리스테바의 기호계: 전pre 오이디푸스 단계에서 주체가 자신의 리비도적 에너지와 충동을 표현하고 방출하는 의미작용의 한 방식을 뜻함. 이 기호계가 주체의 언어적 실천 과정에 지속적으로 개입하여 상징계와 변증법적 · 상호텍스트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의미를 생산한다. 기호계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상징계의 영원한 반려로 남아 강력한 힘을 발휘.
*상징적인 언어의 이질적 타자로 정의될 수 있는 기호계의 유입: 규범적 문법과 의미론에 검열되고 규제되는 상징적인 언어를 위반하고 분열시킴으로써 상징적인 언어로 작동하는 사회문화적 언어를 전복 · 혁신할 수 있게 됨. 이런 점에서 크리스테바의 기호학은 텍스트의 역동적인 의미 생산 과정과 그것의 정치적 함축을 읽는 문학 이론 및 비평 작업의 한 모델이 되고 있다.
정신분석학적 페미니즘
- 프로이트와 라캉으로 전개되는 남근주의적 정신분석 이론에 대한 여성주의적 도전이자 전복
- 전 오이디푸스적 어머니를 복원하여 '기호적 코라'로 개념화.
상징계: 아버지의 이름, 법과 거세가 지배
기호적 코라: 원초적인 리비도의 복수적인 힘이 작동하는, 어머니의 몸과 연결된 전복적 공간.
상징적 언어 곧 남성적 질서를 깨는 혁명의 언어.
이질적 타자성을 내포한 열린 주체만이 창조할 수 있는 '사랑의 윤리'
- 모성적 경험, 남녀의 성적 차이를 긍정적으로 봄
여성성: 여성의 자유를 가로막고 수동성과 의존성을 부과하는 악덕이 아니라
여성 자신의 신체, 여성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는 미덕, 모성과 더불어 남성성이 결여하고 잇는 사랑의 윤리를
담보함으로써 억압과 배제의 상징적 질서를 혁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간주된다.
남녀의 차이는 부정되고 거부되어야 할 차별이 아니라 긍정되어야 할 차이로, 섹스와 젠더의 구분은 해체되어야 할
이분법으로 인식. 모성의 거부와 차이의 부정이야말로 남성주의적 틀에 갇힌 자기 부정의 논리로 봄.
아브젝시옹
- 상징계가 요구하는 '적절한' 주체 subject 가 되기 위해, 즉 안정된 정체성을 확보하고자 이질적이고 따라서 위협적으로 여겨지는 어떤 것들을 거부하고 추방하는 심리적 현상. 이 과정에서 버려진 것들, 경계 밖으로 제외된 것들이 아브젝트 abject.
- 주체는 자신의 아브젝트를 배제 · 추방함으로써 그 경계를 통해 주체로서의 특권적 위치를 구현하고, 사회 역시 경계를 설정한 뒤 반사회적 요소들을 몰아내거나 억압함으로써 질서를 확립한다.
-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와 아브젝시옹 이론은 프로이트와 라캉의 주체형성이론, 따라서 우리의 문화적 · 상징적 질서가 분리와 배제의 논리, 경계 설정에 따른 동일화의 메커니즘에 의존한다는 것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낸다.
- 아브젝트는 상징계의 밑바닥, 상징계가 거부하고 숨기며 동시에 '포함해야만' 하는 것. 결코 완벽하게 제거되지 않고 오히려 주체와 사회가 구축한 경계를 허문다. 주체의 정체성과 사회의 질서는 아브젝트의 전복적인 힘 앞에서 늘 불안정과 무질서의 위협을 받지만, 바로 그 덕에 자기동일적 폐쇄성과 규범화된 지배적인 삶의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변화의 가능성을 잃지 않는다. 아브젝트, 즉 이질적 타자성의 수용이야말로 주체의 쇄신과 현실의 변혁에 필수적인 요건, 이것이 바로 심리적이고 정치적인 '반항'의 의미이자 효과.
경계인의 사유
- 추방자 · 이방인으로서의 경험이 그녀를 경계의 어느 쪽에도 완전히 귀속되지 않은 경계선상에 위치 지우면서 문학이론, 정신분석, 페미니즘, 정치학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서 이질적인 타자성의 의미작용을 탐색하도록 추동한다. 포스트모더니즘적 사유가 자칫 무정부주의적인 분열과 해체의 미로 속으로 빠져드는 것과 달리, 그녀의 사유는 경계의 양극단 사이의 균형을 잃지 않는다.
*중요한 내용, 핵심 키워드를 붉은색으로 표시함.
그리고 이 책 외에도 조금 찾아본 것이 있어 정리해둔다.
이 책들에 <줄리아 크리스테바> 챕터가 있다.
<생각하는 여자는 ~ >은 줄리아 크리스테바라는 인물에 대해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기본적인 내용이 요약-정리되어 있긴 한데, 그 개념 요약만으로는 크리스테바를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앞부분과 내용이 상당히 유사하다. 그러므로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를 읽는다면 이 책은 굳이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은 쟝님이 알려주셨고 **의 서재에 있길래 읽어봤는데... <공포의 권력>의 아브젝트, 아브젝시옹의 의미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현대철학입문 / 제18강 줄리아 크리스테바 [Julia Kristeva]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인터넷에서 개념을 찾아보다가 발견한 이 글은 철학아카데미라는 사이트에서 조광제 교수라는 분이 했던 강의를 블로그에 옮겨놓은 것으로 보이는데, <처음 읽는~> 의 크리스테바 챕터의 저자가 조광제이고, 책에 있던 내용을 거의 다 포함하고 있다. 아래쪽에 있는 <부록>은 책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 게시물은 저작권에 위배되지 않을까 싶은데.. 어쨌든 다른 책을 찾아보기 전 이 글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듯.
(사실 오전에 이 글 쓸 때까지만 해도 그래 비슷하다 했는데 다시 보니 어째 비슷해서... 블로그 글은 한참 전에 읽었고 책은 어제 읽었는데, 책 읽을 때 왜 새로웠던건지 ㅠㅠ )
+ 다락방님 외 여러분들 (저도)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