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동생이 결혼할 남자를 데리고 와서 가족끼리 식사를 하고 있다.
(장렬한 결혼 반대 2달 만에 여기까지 왔으니, 그래도 거의 동생의 승리라 보아진다)
근데 난 뭐하냐고? 숨어 있다.. -_-;;;
는 아니고 물론 인사는 했고, 밥 먹는 자리만 슬쩍 피했다.
보나마나 엄마 아빠의 질문 포화가 머리 위로 우다다다 쏟아질 텐데, 나까지 거기 끼어 앉아 먹던 밥 얹힐 필요가 뭐 있겠는가. (맛있는 것도 많던데.. 이따 몰래 먹어야지) 그래서 일 핑계 대고 방에 들어왔다. 엄마 아빠도 나의 이런 모습을 반기는 걸 보니, 의롭고 정의로운 나의 방해를 피해 심각한 공격 계획을 세우고 있나 보다. 불쌍한 내 동생..
근데 내가 보기엔(물론 몇 분 못 봤지만) 멀쩡하게 괜찮게 생겼더만 왜 울 엄마는 외모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소리까지 해가면서 반대를 했을까.. 하여간에 못 말려. -_-
방금 전, 우리 집에 오기 전에는 5분 거리에 있는 외갓집에 들러 할머니 할아버지를 뵙고 왔다. 분명 거기에서도 엄청나게 당했을 거다. 현관을 들어서는 두 사람 다 얼굴이 누렇게 떠 있는 걸 보니 뭔 꼴을 당했을지 안 봐도 비됴다.. 불쌍한 것들.. 쯔쯔.
난 동생의 결혼에 거의 무관심한 편이지만(하든지 말든지~ 나중에 애 봐달라는 소리만 하지 말아라~) 그래도 엄마 아빠가 동생이든 그 사람이든 가슴에 상처낼 말은 안 했음 좋겠다. 결국 결혼을 하게 될지 어떨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서로 기분 상해서 좋을 게 뭐 있담.. 좋게 좋게 지내야지. 암..
아아, 세상에 나처럼 착한 사람이 많아졌음 조케따. -o-
그리고 별로 좋은 소리 못 들을 텐데 빨리 도망가라. 나도 밥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