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직장 생활은 가슴께에 볼펜꽂이가 달린 가운을 달랑 남긴 채 마감했다.

"오래 근무하지 못해서 죄송해요." 라고 최대한 마음 좋은 사람의 미소를 지으며 공손하게 악수를 나누며 그렇게...

나는 아직 나의 적성을 못 찾은 것 같다.

잘 나가는 직장인들 보면 부러운 마음이 앞서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올해 내가 원하던 걸 하려면(실현가능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실업수당을 6개월간 받아야 하고, 아직도 분간을 하지 못하는 내게 '이리 와라, 저리 가라.' 하는 식의 변수가 없어야 하는데 정말 인생은 내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기 십상인 것 같다. 특히 나처럼 중심이 서지 않은 사람에게는...

대망의 2006년이다.

지난 new millennium에는 뭔가 일이 일어날 것처럼 온 세상이 떠들어댔고, 실제로 우리집에는 뭔가 큰 일이 일어났던 평생 잊지 못할 해가 되어 버렸다.

올해는 온 세상에게도 그다지 큰 의미가 있는 해는 아니다. 하지만, 내게는 커다란 해로 기억에 남길 바란다. 그만큼 열심히 살고, 그만큼 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일이 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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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6-01-01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부셔 못뜰 정도로 햇살이 하루님을 비춰주시길! ^^

moonnight 2006-01-01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하루님의 적성을 찾으실 수 있길 바래요. 지난 한 해 수고 많으셨어요. 2006년, 더 행복하세요. ^^

물만두 2006-01-01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복!!!

로드무비 2006-01-01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요한 일 일어나면 꽉 붙들기를!^^

하루(春) 2006-01-01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후회없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연말에 기쁘게 보고서(?)를 올릴 수 있도록 할게요.

날개 2006-01-01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 해에는 꼭 하루님에게 맞는 일을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lowup 2006-01-03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업 수당 받으시면서 느긋한 맘으로 하고 싶은 일, 잘 할 수 있는 일 꼭 찾으세요.
뜻한 방향으로만 인생이 흘러가는 건, 재미없다니까요.

하루(春) 2006-01-03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전 뜻한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갔던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요. 하하~ 불우했던 청소년기를 지나 조금 햇살이 비치는가 싶더니, 다시 불우해졌거든요.

하루(春) 2006-01-03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고맙습니다. 언제나 염두에 두고, 열심히 노력할게요.(이런 닭살스런 모범답안이라니... 정말 닭살이 돋는 듯 하네요.)
 

  선물 1. 클렌징크림

 우리나라 클렌징계의 대표주자인 폰즈는 유니레버 코리아에서 나온 제품. 우리나라 토종브랜드는 아니지만, 이 제품 선물로도 괜찮을 것 같다.

 클렌징 제품이면 그냥 화장만 지워주면 되지, 딥 스파라는 거창한 시리즈도 내놓더니, 이번엔 한방원료를 이용한 제품이란다.

땡스 투 누를 토크토크가 하나도 없다. 아쉽지만, 그래도 새해 첫 날 구입해야지.

 

 

 선물 2. 립 앤 아이 리무버

 립 앤 아이 리무버를 처음 쓰던 날이 새삼 생각난다. 정말 새로웠고, 이런 제품이 있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다. 이제는 전용 리무버가 없으면 어떻게 립스틱을 지우나 고민스럽기까지 하니,  화장품의 발전 정도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선물 3. 나를 미치게 하는 바다

   이 책은 전에 사서 갖고 있는데, 얌전히 본 다음에 위의 선물과 함께 동봉할 예정이다. 편지도 짧게 써서...

 

취향을 모르는 이에게 선물을 한다는 건 정말 고민스럽다. 하지만, 화장을 하는 분이니 당연히 화장을 지울 것이고, 폰즈 정도의 품질이면 주고 나서 욕 먹을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미치게 하는 바다>는 전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다. 여건상 바다에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바다와 같은 넓은 아량을 품을 수도 있고, 대리만족을 할 수도 있고, 좋은 글귀를 읽으며 정신을 수양할 수도 있겠다는 오지랖 넓은 생각에 이 책을 선택했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고른 이 선물꾸러미가 부디 받는 이의 마음에 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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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12-31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이 고민한 만큼 받는 분도 기쁘실걸요?^^
선물 잘 고르셨네요...ㅎㅎ

moonnight 2005-12-31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받으실 분 너무 기분 좋으시겠는데요. 센스있게 잘 고르신 거 같아요. 받으실 분도 하루님의 정성을 느낄 거 같은데요. ^^

하루(春) 2005-12-31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받을 분 마음에 드시겠죠? 약간 억지스러운 점도 있지만, 기쁘게 받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계속 고민중이에요. 아마 주문 버튼 누를 때까지 고민할 것 같아요. ^^;

로드무비 2006-01-01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이 선물 받는 분 무지 기뻐하실 거예요.
정성이 담뿍 담겼는데요, 뭐.
'대망의 2006년'이라고 쓰셨네요.ㅎㅎ
올 한 해 정말 하루님께 대망의 한 해가 되길 빌어드립니다.
건강하시고요.^^

하루(春) 2006-01-01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에라, 모르겠다 하고 주문버튼 누르고 왔는데... ^^;
님, 고맙습니다. 네에.. 마음속으로 계획한 게 있는데 꼭 실천하리라 불끈 다짐하고 있어요.
 

우리집은 아이가 5명이었다. 여기서 아이라 함은 부모님이 낳은 나의 형제자매를 말하는 것으로, 현재는 4명으로 1명이 줄었다. 뭐, 5명에서 4명으로 1명이 줄어든 구질구질한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앞으로 하려는 얘기가 신선할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

아빠는 O형, 엄마는 AB형. 자, 뭔가 보이지 않는가? 그렇다. 우리집엔 모든 혈액형이 다 있다. 자식은 고루 A형이거나 B형이다. 혈액형과 성격에 이렇다할 상관관계는 없다지만, 그래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집 식구들 성격이 다 제각각이다. 깊숙이 들어가보면 화목과는 약간 거리가 멀다. 의견이 다 다르고, 성격도 다 다르니까...

** 외할머니, 할머니 하는 식으로 '외'를 붙이는 걸 싫어하지만, 용이한 표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붙이기로 한다.

나는 어릴 때는 주로 외할머니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엄마는 외할머니의 딸이고, 나는 엄마의 딸이니까 일견 일리가 있는 얘기다. 현재 나의 둘째 조카에게 외할아버지(우리 아빠)랑 똑같이 생겼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 것과 같다.

4-5년 전에는 엄마와 함께 다니면 엄마 닮았다고 하고, 아빠와 함께 다니면 아빠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당시엔 두 분을 고루 닮았나 보다, 라고 생각했다.

1주일 전 동생 결혼식, 엄마쪽 친척, 아빠쪽 친척, 친구분들 많이 모인 자리에서 '가족석'이란 팻말 아래 앉아 있었다. 따라서 얼굴을 몰라 인사 안 하고 뻔뻔하게 다닐 때 스쳤던 분들도 그 분들끼리는 "쟤가 셋째잖아." 라는 식으로 수군거렸는데 아빠의 친구분은 오늘 나를 두고 이런 말씀을 하시더란다. "XX(우리 아빠)랑 똑같이 생긴 딸 하나 남았잖아." 라고...

가족은 어쩔 수 없이 가족이다. 나의 기본적인 성향은 엄마와 조금 더 비슷하고, 엄마와 더 맞는다. 반면에 아빠와는 애증의 관계랄까? 4-5살쯤 더 어릴 때는 엄마와 애증의 관계라고 내 멋대로 규정짓고 다녔었는데 이젠 아빠와 그런 관계가 되어 버렸다. 즉, 아빠에게는 내가 싫어하는 부분이 많은데도 생김새가 많이 닮았고(물론, 나는 전혀 그런 걸 알아챌 수 없다) 그런 아빠에겐 내가 모르는 좋은 면이 많이 있다는 거다. 성격도 많이 닮았다. 때론 엄마가 아빠에게 "쟤 하는 거 당신이랑 똑같아." 라고 하신다.

아~ 생각할수록 가족이란 오묘하다. DNA를 공유한다는 원초적인 것은 차치하고라도 그런 것 말고는 설명이 힘든 뭔가가 있다. 그런 게 생긴 이유는 바로 최소한 20년을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기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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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5-12-31 0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은 몽땅 O형이라서 다들 무사태평입니다 ^^;;

날개 2005-12-31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울 아빠랑 성격이 똑같아요..^^ (고집 센거...)
아빠한테 고집 부릴땐 꼭 써먹는답니다..
아빠 닮아서 고집 센걸 어떡해! 라면서...흐흐~
 
고슴도치 아이 그림이 있는 책방 1
카타지나 코토프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 보림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교에 다닐 때 친하게 지내던 오빠가 있었는데, 그 오빠네는 아이가 다섯명이었다. 위의 둘은 부모님이 낳은 자식이고, 나머지 셋은 입양을 한 것이다. 아이들이 나이가 좀 들은 후에 입양을 한 터라 자신들이 입양되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그 오빠가 별로 안 진지하게 얘기해준 것 중 좀 더 충격적이었던 건 입양한 아이 중 한 아이는 엄마가 미군부대 근처에서 일하던 양공주였단다. 그 아이가 이것저것 다 알 나이였는데도 미군이 집으로 찾아와 아이가 보면 안 좋을 여러가지 행동을 하는 바람에 학교에 다니던 중 문제가 된 적이 있다고. 그 아이는 그게 뭔지도 모른 채 그 행동을 학습하여 친구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것이다.

정말 모두 다르게 생긴 세 아이를 보고 있자니, 그야말로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왔다. 우리집도 아이가 많은 집이지만, 아버지가 2대 독자라 내 밑의 남동생을 낳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다 했다는 것을 나도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얼마 전, 유명 연예인 부부의 여자아이 입양 얘기도 안 할 수 없다. 황우석 교수의 커다란 사건 때문에 좀 조용히 넘어가긴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런 부부가 입양을 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 아닌가? 이미 아들이 있고, 따라서 신체 건강한 그 부부가 둘째를 못 가질 이유는 하나도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엄마 될 이의 말이 참 마음에 들었다. "배 아파서 낳는 아기가 있고, 가슴 아파서 낳는 아기가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 부부의 실천이 정말 놀랍고, 가슴 뭉클했다.

세상에 나오자마자 엄마의 품에 한번 안겨보지도 못하고 시설에 맡겨지는 아이들은 늘 사랑이 고프다. 그 놈의 사랑이 대체 뭔지, 그 아이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항상 배가 고프다. 사람은, 특히 아이들은 진수성찬만으로는 건강하게 자랄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사랑'이 부족하면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한다.

"가시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지금 이대로도 피오트르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우리 아기인걸요."

고슴도치 아이는 바로 그것을 상징한다. 고슴도치 아이 피오트르를 입양한 부부가 아낌없는 사랑을 진심으로 주자, 그제서야 가시를 후드득 후드득 떨어뜨리고 진정한 아들이 된다는 이야기가 참으로 사랑스럽고 감동적이다.

책은 얇지만, 고슴도치 아이 그림(종이를 붙인 것 같은데)이 예쁘고, 결말도 마음에 든다. 가끔은 나이가 좀 든 사람도 이런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참, 글씨가 좀 많다 했더니 초등 3학년 이상 권장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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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05-12-29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이야기네요. 아이를 낳는 어머니도 존경스럽지만 아이를 데려와 큰 사랑을 주는 어머니, 너무나 존경스러워요.

하루(春) 2005-12-30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존경스러워요. 우리나라처럼 출신성분(?)을 중시하는 나라에서 입양이라니요. 그런데 저도 나중에 한 번 고려해보고 싶긴 해요. 실현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러브 액츄얼리 - [할인행사]
리차드 커티스 감독, 리암 니슨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영국 Working Title Production의 로맨스 영화 중 가장 늦게 우리나라에 소개된 데 반해 가장 사랑을 많이 받는 영화가 되어 버렸다.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 국경을 초월한 사랑, 나이와 인종을 가리지 않는 사랑, 마음에 품기만 하고 선뜻 속을 드러내지 못하는 외사랑, 중년 부부의 절망과 다시 찾는 사랑. 이 모든 게 이 영화에는 다 들어 있다. 히드로 공항을 오랫동안 비춰주는 첫 신은 영화의 주제를 잘 압축해서 표현한다. 남녀노소와 인종을 불문하고 비행기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사람을 맞이하고, 여행을 떠날 사람을 배웅하는 그들의 표정을 보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 몰려온다. 누구에게나 사랑의 감정은 있고, 그런 감정을 특별하게 표현할 수 있는 시즌 크리스마스가 4주 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독특한 영국식 영어발음만으로도 즐겁다. 휴 그랜트가 나와서 더 좋았고, 엠마 톰슨이 완벽한 중년 아줌마로 나와서 더욱 좋았다. 조니 미첼의 Both Sides Now 앨범을 선물로 받고 슬퍼하는 모습은 진심으로 가슴 아프다. 내가 그런 아내였으면... 더군다나 크리스마스 때 남편에게 그런 대접을 받는다면 어땠을까? 아무리 조니 미첼의 음악이 좋다고 해도 말이다. 리차드 커티스 감독의 코멘트처럼 사랑뿐인 이 영화에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

supplementary도 훌륭하다. 우리는 삭제장면에서 감독의 설명을 듣고서야 샘이 기계체조 선수였다는 걸 알게 된다. 기가 막히다. 그의 체조솜씨가 삭제되지 않았더라면... 정말 아쉽다. 그 녀석 정말 귀엽고 똘똘하게 생겼는데...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를 3-4주 앞둔 시점부터 크리스마스까지가 권장 관람시점이다. 실제로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 4주 전부터로 설정하고 있다. 좀 전에 TV의 생로병사에서 미혼이거나 막역한 친구가 없는 사람은 오래 살지 못한단다. 사람과의 소통, 사랑하는 감정 등등이 수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거다. 쳇~

이 DVD에는 정말로 사랑이 가득하다. 따라서 대신 나는 이 영화를, 수많은 음악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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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5-12-28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지막에 휴 그랜트가 여자친구를 안을 때 그의 허리가 부러지지 않을까 친구랑 걱정하며 보았답니다 ^^;
저도 좋아하는 영화에요~

moonnight 2005-12-28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참 좋아해요. 음악도 너무 좋고요.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으으. 솔로로서 DVD도 꼭 마련해야겠네요. -_-;

하루(春) 2005-12-28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Kitty님, 님도 휴 그랜트 좋아하세요? ㅎㅎ~ 둘이 얼마나 사랑하면 그렇게 뛰어가서 안기겠어요. 우리가 이해해야죠.
moonniht님, ㅋㅋ~ 많은 이들이 소장할만한 dvd라 꼽고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