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아이가 5명이었다. 여기서 아이라 함은 부모님이 낳은 나의 형제자매를 말하는 것으로, 현재는 4명으로 1명이 줄었다. 뭐, 5명에서 4명으로 1명이 줄어든 구질구질한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앞으로 하려는 얘기가 신선할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

아빠는 O형, 엄마는 AB형. 자, 뭔가 보이지 않는가? 그렇다. 우리집엔 모든 혈액형이 다 있다. 자식은 고루 A형이거나 B형이다. 혈액형과 성격에 이렇다할 상관관계는 없다지만, 그래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집 식구들 성격이 다 제각각이다. 깊숙이 들어가보면 화목과는 약간 거리가 멀다. 의견이 다 다르고, 성격도 다 다르니까...

** 외할머니, 할머니 하는 식으로 '외'를 붙이는 걸 싫어하지만, 용이한 표기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붙이기로 한다.

나는 어릴 때는 주로 외할머니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엄마는 외할머니의 딸이고, 나는 엄마의 딸이니까 일견 일리가 있는 얘기다. 현재 나의 둘째 조카에게 외할아버지(우리 아빠)랑 똑같이 생겼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 것과 같다.

4-5년 전에는 엄마와 함께 다니면 엄마 닮았다고 하고, 아빠와 함께 다니면 아빠 닮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당시엔 두 분을 고루 닮았나 보다, 라고 생각했다.

1주일 전 동생 결혼식, 엄마쪽 친척, 아빠쪽 친척, 친구분들 많이 모인 자리에서 '가족석'이란 팻말 아래 앉아 있었다. 따라서 얼굴을 몰라 인사 안 하고 뻔뻔하게 다닐 때 스쳤던 분들도 그 분들끼리는 "쟤가 셋째잖아." 라는 식으로 수군거렸는데 아빠의 친구분은 오늘 나를 두고 이런 말씀을 하시더란다. "XX(우리 아빠)랑 똑같이 생긴 딸 하나 남았잖아." 라고...

가족은 어쩔 수 없이 가족이다. 나의 기본적인 성향은 엄마와 조금 더 비슷하고, 엄마와 더 맞는다. 반면에 아빠와는 애증의 관계랄까? 4-5살쯤 더 어릴 때는 엄마와 애증의 관계라고 내 멋대로 규정짓고 다녔었는데 이젠 아빠와 그런 관계가 되어 버렸다. 즉, 아빠에게는 내가 싫어하는 부분이 많은데도 생김새가 많이 닮았고(물론, 나는 전혀 그런 걸 알아챌 수 없다) 그런 아빠에겐 내가 모르는 좋은 면이 많이 있다는 거다. 성격도 많이 닮았다. 때론 엄마가 아빠에게 "쟤 하는 거 당신이랑 똑같아." 라고 하신다.

아~ 생각할수록 가족이란 오묘하다. DNA를 공유한다는 원초적인 것은 차치하고라도 그런 것 말고는 설명이 힘든 뭔가가 있다. 그런 게 생긴 이유는 바로 최소한 20년을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기 때문이겠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Kitty 2005-12-31 0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은 몽땅 O형이라서 다들 무사태평입니다 ^^;;

날개 2005-12-31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울 아빠랑 성격이 똑같아요..^^ (고집 센거...)
아빠한테 고집 부릴땐 꼭 써먹는답니다..
아빠 닮아서 고집 센걸 어떡해! 라면서...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