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높이 난다는 뜻의 '비상'
우연히 이 영화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보았다. CGV의 그 많은 관 중 왼쪽 제일 끝 화장실 바로 옆 상영관에는 '인디영화관'이라고 푯말이 붙어 있었고, 그 관에서 상영중인 영화다. 제목 옆에 인내/노력/희생이라고 쓴 건 장외룡 감독이 인천유나이티드의 감독대행으로 취임하고 나서 선수들에게 한 말이다.
![](http://image.cine21.com/resize/cine21/still/2006/1207/M0020012_9[W600-].jpg)
나는 월드컵 때만 반짝 관심을 가졌다가 월드컵이 끝나면 K리그 따윈 관심도 없는 사람이다. 유명한 국가대표들만 몇 명 알고, 국제대회에 나가서 몇 번 지면 또 감독 잘리겠구나. 생각하며 그냥 그저 그런 시시콜콜한 일에나 관심을 갖곤 한다. 그런 나에게 이 영화는 좀 특별했다. 적어도 앞으로 어떤 선수를 보든 함부로 말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의미에서.
플레이오프가 벌어지기 전, 그러니까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가려지기 전 어떤 선수가 화이트보드에 이렇게 썼다.
전기 후기
7승 3무 2패 / 6승 2무 3패
감독님은 점쟁이? 희안하네!!
오타가 아니다. 어떤 선수가 썼던 걸 그대로 옮긴 것뿐이다.
필요없다고 나가라고 버림받은 선수들. 해박한 축구지식을 갖고 있지만 실력은 검증되지 않은 감독. 연습할 구장이 없어서 늘 가평 같은 지방으로 전지훈련을 떠나게 하는 게 마음 아픈 구단 직원들. 영화 끝부분에 '제작지원 - 인천시' 이렇게 나오는 걸 봤다. 인천에서 지원해서 구단 홍보용으로 찍은 영상을 인디영화라고 상영하는 건지 뭔지는 잘 모르겠다.
어떤 사람은 영화가 완전히 끝나니까 박수도 쳤다. 나는 그렇게까지는 못했지만, 최근 본 영화 중 제일 좋았다. 겨울을 훈훈하게 보내기 위한 영화를 찾는다면 당연히 추천하고 싶다.
혹시라도 이 영화에 대해 관심을 보일 분을 위해 과도한 친절을 베풀어 봅니다.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mm=005002002&article_id=43373
감독 임유철 인터뷰 기사입니다. 클릭해 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