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미국인
그레이엄 그린 지음, 안정효 옮김 / 민음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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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부딪히는 수많은 인간들 중에 간혹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심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마음이 들더라도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 옮긴다면 그것은 살인이 될 테니까. 그런데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마음, 저 인간 좀 죽어버렸으면 하는 마음을 품는 것은 어떨까? 그런 마음을 품는 것만으로도 죄를 저지른 것일까? 나는 종교인이 아닌지라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다면 “아, 저 인간 좀 죽어버렸으면”하는 마음을 먹었다고 해서 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가져 본 사람이 만일 가톨릭 신자라면? 아니 꼭 그렇지 않더라도 기독교든 가톨릭이든 불교든 독실한 종교적 분위기 아래 자라난 사람이라면? 그는 아주 잠깐일지언정 그런 생각을 품은 것만으로도 죄의식에 시달릴 것이다.

그레이엄 그린이 묘사하는 소설 속 인물들은 대개 종교적으로 그 개인은 신실하지 않을지라도 그런 분위기 아래 나고 자라서 그런 사회에서 생활해 가기 때문에 살의(殺意)를 품는다든가 또는 이혼을 꿈꾼다거나, 불륜을 저지르는 것만으로도 죄의식에 시달리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런 인물은 대부분 그레이엄 그린 그 자신의 페르소나처럼 느껴진다. <조용한 미국인>에도 그런 인물이 등장한다. 영국 <더 타임스>의 기자인 ‘토머스 파울러’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 그는 2차 세계 대전 직후 베트남에 특파원으로 보내졌다. 그동안 프랑스의 지배 아래 놓였던 베트남은 이제 해방과 독립의 열기로 달아오르면서 저마다 주의주장을 내세우며 정권을 차지하려는 분파들이 속속 등장해 실로 어지럽기 짝이 없다. 날마다 폭탄이 터지고 논밭에서 살육이 일어나는 이곳에 파울러는 정세를 취재하기 위해 영국에서 날아온 것이다.

그런데 그는 이제껏 제국주의를 주도해온 영국과 프랑스, 거기에 맞서는 베트남 민족주의자들, 공산주의 진영인 소련과 중국, 새로운 패권 국가로 떠오른 미국의 아귀다툼의 장이 된 이 베트남에서 기자로서의 사명감도 딱히 없어 보이고 심지어 전쟁에 대한 강렬한 적개심도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만사에 심드렁하달까? ‘영원한 삶을 전혀 믿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갈구’하고 ‘행복을 잃을까 봐 항상 전전긍긍’(104쪽)하는 모순된 감정을 안고 살아가는 남자는 뭐랄까 그냥 산다는 것 자체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니힐리스트처럼 보인다. 전장에서 죽으면 차라리 좋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을 정도로 삶에 염증을 느끼는 50대에 접어든 늙은 남자일 뿐이다.

그나마 그가 이 베트남에서 안식을 구할 때는 아편을 피우며 사랑하는 여인 ‘후엉’과 같이 있을 때뿐이다. 그런데 이 관계도 참 묘한 것이, 작품 초반에 파울러는 ‘후엉’을 다른 남자, 그러니까 ‘파일’이라는 젊은 미국 남자에게 보내기로 한 것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아니, 빼앗겼다고 해야 하나? 작품이 전개되면서 이 기묘한 관계의 실상이 드러나는데, 사실 파울러는 영국에 아내를 둔 남자로 후엉은 말하자면 베트남의 현지처이다. 그것도 거의 서른 살이나 어린…. 영국의 아내는 가톨릭 신자로, 이혼은 절대 못 하는 처지- 이미 사랑은 사라진 지 오래라 파울러는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전보를 보내고, 후엉과 함께 이혼을 허락한다는 답장을 기다리지만 돌아오는 것은 언제나 ‘No’라는 대답뿐이다.

그러던 차에 젊고 싱싱하고 부유한 미국 남자 ‘파일’이 미국 경제지원단 소속으로 베트남에 온 것이다. 그리고 파일은 후엉을 보는 순간 한눈에 반해 끊임없이 구애한다. 이 파일이라는 인물이 바로 제목이 의미하는 ‘조용한 미국인’인데 서른둘의 이 남자는 언뜻 보기에는 전혀 해가 될 여지가 없는, 조용하고 친절하고 예의 바르고 착한, 이제 막 학생 티를 벗어난 선량한 인상의 남자이다. 처음에 파울러는 그런 인상의 파일을 보고 후엉의 말대로 ‘조용한 미국인’이구나 생각하지만 곧 그가 지닌 모순을 간파하게 된다.

파일은 순수한 이상가. 아니 몽상가에 가까운 인물이다. 책에서 배운 이론을 현실 세계에서도 고스란히 적용해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순진한 면모를 갖고 있다. 그는 요크 하딩이라는 사상가의 책을 교본처럼 따르면서 공산주의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쳐있다. 재미난 점은 파울러가 지적하듯이 요크 하딩 또한 현실의 경험이라고는 거의 없는 지식인일 뿐이다. 그럼에도 그의 이론이 완벽하다고 믿는 파일은 베트남의 제3세력과 접촉해 그들을 물밑으로 지원한다. 그 일의 위험성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채. 그런 중에 파일은 그곳이 영국이든 미국이든 프랑스이든 결혼하여 다른 나라로 가길 꿈꾸는 후엉을 만나 동정인지 연민인지 선민의식인지 아니면 자신의 이상에 따라서인지 그 자신조차 확실히 알지 못하는 뇌의 명령(나는 마음의 명령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에 따라 그녀를 사랑한다면서 파울러(이 늙은 영국 남자의 손에서부터)로부터 그녀를 구해야 한다는 일념 아래 결혼까지 신청하는 모험을 감행한다.

파일은 후엉을 데리고 민주주의의 이상을 베트남에서 실현하고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 이 작품은 사실 초반부에 파일이 살해당한 것으로 나온다. 그러니까 이 순진한 몽상가는 책에서 가르친 대로 세상 판단도 하지 못한 채 이론과 이상만으로 똘똘 뭉쳐 제 신념대로 행동하다 목숨을 잃고 만 것이다. 파울러는 이 ‘젊고 무식하고 어리석고 쓸데없이 나서기 좋아한 인물이 지나치게 순진해서 생존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죽임당한 것이라고 냉소적으로 말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이 죽었는데 저렇게 차디차게 말하다니! 할 수도 있을 텐데, 이 작품을 읽는 대다수 독자들은 파울러의 심정에 어느 정도는 동조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만큼 파일의 순진함, 그 순진한 맹종은 독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파일은 영국과 프랑스로 상징할 수 있는 제국주의가 무너지면서 새로운 패권을 손에 쥐고 신이 난 미국의 표본이다. 늙어가는 중년의 영국 남자 파울러에 비해 젊고 싱싱하다는 점에서도 단연 그렇게 보인다. 더욱이 그 나라의 내부 사정은 안중에도 없이 자신이 믿는 바가 선이고 그것만이 옳다고 생각하면서 온 세계에 그것을 강요한다는 점에서도, 또 그러는 와중에 수많은 생명이 피에 스러지더라도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점에서도 철저하게 미국의 얼굴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자신이 지원한 제3세력의 테러로 인해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자기 신발에 묻은 피부터 닦을 생각을 하는 그런 인간에게 이상(理想)이란 과연 무엇인가? “순진함은 일종의 광기”라며 분노한 파울러가 그랬듯이 그런 ‘조용한 미국인’ 파일의 모습에 비위가 상하지 않을 독자가 있을까?

파일과 결혼해서 미국으로 가려던 후엉은 다시 이 늙은 영국 남자의 곁으로 돌아온다. 아, 자력으로는 자신이 속한 세계도, 삶도 어떻게 바꿀 수 없는 베트남 여인이여…. 그렇다고 이 늙은 영국(제국주의) 남자 파울러는 선(善)인가? 그 또한 제 나라에 아내를 두고는 이곳 베트남에서 베트남 여인을 착취한다(사랑이라는 이름의 성착취). 전쟁에 염증을 느낀다고 해서, 민간인이 목숨을 잃은 것에 분노한다고 해서, 그 모든 일들에 죄의식을 느낀다고 해서 그가 파일보다 나은 인간이라고 볼 수 있을까? 그 또한 이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하얀 피부의 인간”일 뿐이다. 떼를 지어 몰려와서는 “얼쩡거리며 이곳 사람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제멋대로 설정하고는 굳이 납득시키려고 덤비는”(211쪽) 그런 “하얀 피부의 인간”- <조용한 미국인>은 이렇게 2차 대전 이후 베트남을 배경으로 제국주의와 미국의 패권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끝으로 이 작품에는 나름의 반전이 숨어 있는데, 그 반전이 밝혀지기까지는 추리소설처럼 읽히기도 하고, 반전이 밝혀진 후에는 과연 어디까지가 죄일까 내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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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5-10 11: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는 순진한 이상주의자를 진짜 너무나 싫어하기 때문에(마르고 고뇌하는 남자가 겹쳐지는 건 왜일까요) 읽으면서 답답해 하겠지만 그러나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저는 딱히 그레이엄 그린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나오는 족족 읽게 되는 것 같네요? 어쩐지 잠자냥 님 때문이다, 라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저는 지금 이 리뷰를 읽으면서도 생각한건데요, 사람이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멍청해서는 결코 안된다는 것입니다. 내가 가진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그것과 내가 읽는 책이 한데 모여 감상이 나오는 것 같아요. 잠자냥 님 리뷰가 언제나 좋은 이유는 잠자냥 님이 교양과 지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구나, 라는 생각이 오늘 새삼스레 듭니다.

이만 총총.

잠자냥 2023-05-10 11:49   좋아요 3 | URL
마르고 고뇌하는데 순진한 이상주의자면 정말 답없다.......ㅋㅋㅋㅋㅋㅋㅋ
그나마 이 책의 순진한 이상가는 덩치는 커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엄 그린 작품은 대부분 악이나 선에 대해서 모호하게 그리고, 추리소설 같은 요소가 있어서 계속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니 근데 그럼 다부장님도 교양과 지식을 두루 갖춘 분! ㅋㅋㅋㅋㅋㅋㅋ (우리끼리 칭찬 ㅋㅋㅋㅋ)

잠자냥 2023-05-10 11:50   좋아요 0 | URL
참 이 책 다부장님 베트남 가셨을 때 읽고 있었는데 부장님 생각 조금 했습니다.
쌀국수 드시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5-10 13:40   좋아요 1 | URL
그런데 덩치 크고 순진한 이상주의자는 또 그런대로 싫으네요? ㅋㅋ

그나저나 잠자냥 님 앉으나 서나 다락방 생각.. ( ˝)

잠자냥 2023-05-10 14:03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 쌀국수 드시나 생각은 누워서 했습니다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5-10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세계사 읽으면서 이 책이 언급되었을 때만 해도 번역서가 없었는데 이렇게 나왔군요. 리뷰 보니 더 흥미롭네요. 덕분에 보관함에 담습니다^^

잠자냥 2023-05-10 11:47   좋아요 1 | URL
와우, 세계사에 언급된 책이군요? 그럴 거 같아요.
저도 이 책 읽으면서 베트남의 역사를 더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책읽는나무 2023-05-10 12: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생각거리가 많을 것 같은 책이로군요?
그리고 살면서 죽여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
전 뉴스를 보면 한 번씩 살의를 느낍니다.ㅋㅋㅋ

잠자냥 2023-05-10 12:07   좋아요 3 | URL
음 제가 책나무님과 같은 살의를 느껴서 그걸 본문에 썼다가 지웠습니다..
그 인간을 지지하는.......(설마) 사람들도 이곳에 있을지 모르니까요.... (설마?!)
암튼 제가 요즘 ‘아 저 인간 좀 죽어버렸으면‘ 하는 사람은 바로 그......... 휴.......

독서괭 2023-05-10 12: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책 제목 보고 미국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사회과학 서적인 줄 알았어요. 그레이엄그린 소설이었군요? 읽지 않은 책장에서 몇년째 저를 노려보는 그레이엄그린 단편선이 생각납니다....
역시 가장 큰 피해자는 제3세계의 여성이군요. ㅠㅠ 후엉... 이름도 우는 소리야, 후엉.. ㅠㅠ

잠자냥 2023-05-10 14:05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책 표지만 보고는 그레이엄 그린 작품이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었어요.
그레이엄 그린 신간 알리미를 신청해놨어서, 알림이 뜨긴 했는데 클릭하고도 약간 의심했다니까요.
아니 무슨 이런 촌스런 표지가..... ㅋㅋㅋㅋ
후엉 후엉에서 크게 웃었습니다.

책먼지 2023-05-11 1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아.. 이 책 사라고 알라딘이 적립금을 줬나봅니다!!! 저는 “콱 죽어버렸으면 좋겠지만”을 마음속에 품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첫문단에서부터 움찔했어요ㅋㅋㅋ 누가 혼자서 과도한 죄의식을 갖는 건 상관 없을 것 같은데 그 잣대로 남의 행동을 판단하고 남에게도 과도한 윤리를 강요하면 숨막힘을 넘어 해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호손 주홍글씨 떠오릅니다) 그렇다고 또 구성원들이 너무 죄의식이 없으면 사회가 유지되지 않을 것 같고요!! 파울러고 파일이고 다 싫은데 욕하는 재미로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네요???

잠자냥 2023-05-11 10:52   좋아요 2 | URL
헐- 회사에 그런 사람이 있으면 정말 괴롭겠는데요...!
많은 분들이 그러실 것 같기도 한데.... ㅎㅎㅎ 저는 그나마 다행이네요. 그런 사람이 회사에는 없어서.
이 책 말고 다른 책 사보셔도 될 텐데...욕하는 재미가 필요하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5-11 1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근데 이렇게 쭉 읽으니까 소설 진짜 너무 메타포인데? (분석뇌 발동!!!)ㅋㅋㅋㅋㅋ
파일 너는 베트남 남자는 안구하고 왜 여자만 구해? 그것도 결.혼.으로? 그 이상주의 참 독특하네. 암튼 저는 둘다 싫고, *후엉* ... 흐엉 ㅜㅜ
책나무님과 잠자냥님이 죽이고 싶은 그 인간은 파울러와 파일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잠자냥 2023-05-11 11:11   좋아요 2 | URL
음 그리고, 파일은 처음에 후엉을 보고, 미국인이고, 프랑스(군)인이고 하여간 백남들 상대로 몸을 파는 여인인가 하고 생각해서 연민&너를 구해야 해! 뭐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 책 제가 다 뭐라뭐라 쓸 수는 없었으나 분석하자면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는 작품..... 그나저나 그놈은 여기 일본인까지 나왔으면 더 좋아했을 듯.ㅋㅋㅋㅋ ˝그 인간˝ 자꾸 이러니까 다부장님 말하는 거 같아서 그놈으로 수정.......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5-11 17:37   좋아요 0 | URL
그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끼놈!!!

케이 2023-05-16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남편과 가끔 실수로 그 사람 얼굴을 볼 때마다 제발 급사하라고 빌고 있어요. 임기가 아직도 너무 길게 남아있어서 절망스럽습니다.ㅜㅜ

잠자냥 2023-05-16 13:09   좋아요 1 | URL
실수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가끔 트위터 같은 데서 그놈 얼굴 보면 정말 황급히 닫아버립니다.
4년이라니........ 급사 기원합니다....

ilikems 2023-05-26 1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소개 리뷰 글이 너무 좋아서 ˝어쩜 이렇게 잘 쓴 글이 있다니!˝하며 쭉 읽어가다 댓글까지 읽게 되었는데 댓글도 너무 흥미진진 최고네요^^

잠자냥 2023-05-26 12:36   좋아요 0 | URL
아이코 흥미롭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이 더 재미나죠! ㅎㅎㅎ
 
삼각 모자
페드로 안토니오 데 알라르콘 지음, 박효영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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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스페인판 ‘오셀로’- 다만 이쪽은 비련의 데스데모나가 없어서 더 좋았다. 어리석고 못난 남자들과 대비되는 용감무쌍하고 현명한 여성 캐릭터들이 빛난다. 화승총을 들고 갈겨버릴 태세라니 아, 통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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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05-09 12: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화승총 갖고와봐 우이씨ㅋㅋㅋ

잠자냥 2023-05-09 13:10   좋아요 1 | URL
겁탈하려던 놈한테 화승총 들이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5-09 13:23   좋아요 1 | URL
아................. 화승총 목구멍에 쑤셔박아준다음에 빵야빵야...!!!...

책먼지 2023-05-09 12: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아.. 북태기 탈출하셨나요??? 트러스트 고소하러 법원갈 뻔했습니다!!!

잠자냥 2023-05-09 13:10   좋아요 0 | URL
고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용한 미국인
그레이엄 그린 지음, 안정효 옮김 / 민음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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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함은 일종의 광기” 순진한 이상주의자가 얼마나 무모하고 독이 될 수 있는지 생생히 보여준다. 선과 악의 경계에서 죄의식에 시달리는 인물을 묘사하는 그레이엄 그린 특유의 솜씨는 여전하다. 다만 파울러-후엉-파일 관계가 제국주의 유럽-베트남-미국을 너무 적나라하게 상징해서 좀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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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에르난 디아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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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병을 만나면 고전한다. 뜻밖으로 지루한 책을 만나면 독서 자체에 슬럼프가 온다. <트러스트>가 내게 그런 책이 될 줄이야. 평소보다 조금 긴 휴일이 있기도 했고 여행을 다니느라 책을 좀 덜 읽게 되기도 했지만 이 소설을 일주일 넘게 읽은 건 확실히 좀 이례적이긴 하다. 왜 그랬을까?

사실 이 책은 알라딘에 쓰여 있는 소개 내용만 보면 무척 흥미로워 보인다. “1920년대 월 스트리트를 주요 배경으로 금융계에서 전설적인 성공을 거두며 어마어마한 부를 쌓은 앤드루 베벨과 밀드레드 베벨 부부에 대해 네 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펼쳐나가면서 경제, 금융, 돈, 권력, 계급 등 오늘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를 다룬다.”는 구절. 나도 이 내용에 혹해서 이 책을 읽을 목록에 올려두었다. 그런데 대체 왜 기대보다 재미가 없었을까?

이 작품 내의 복병이라면 1부와 2부가 아닐까 싶다. 나름의 반전을 꾀해 깔아놓은 포석인 1부와 2부가 참 지루하고, 읽다 보면 1부에서는 ‘그래서 뭐 어쩌라고’하는 심정이 들다가 2부에서는 ‘아아 네네 대단하십니다’하는 약간의 반감까지 든다. 그래서 2부에서 그만 읽을까 싶어지는 유혹에 빠진다. 그래도 끝을 보는 사람과 그냥 덮는 사람이 이 지점에서 갈릴 듯한데 인내심을 가지고 3, 4부까지 읽어서 작가가 영리(??)하게 설정해 놓은 반전을 마주하면 와우! 하고 놀라는 동시에 1, 2부의 고난을 보상받으며 아, 재밌다 하고 책을 놓는 쪽과 3, 4부의 이 반전을 이미 예상했기에 에, 정말 이게 다야? 더 없어? 하고 허탈해하는 쪽으로 나뉠 것 같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아직도 허탈하네.........

1부는 <채권>이라는 제목의 소설이다. 소설 속 소설인 셈이다. 해럴드 배너라는 작가가 쓴 <채권>에서 다루는 인물의 이름은 ‘벤저민 래스크’와 그의 아내 ‘헬렌 브레보트’- 이 두 사람이 곧 2부와 4부의 화자인 ‘앤드루 베벨’과 ‘밀드레드 베벨’이다. 앤드루 베벨이 어떤 인물인가 하면 그가 쓴 자서전인 2부에서 명확하게 드러나듯이 조상 대대로 부를 쌓는 데는 신출귀몰한 재주를 지닌, 그래서 그렇게 축적한 재산을 바탕으로 금융계에서 전설적인 성공을 거두며 어마어마한 부를 쌓는 사람이다. 그런데 해럴드 배너는 왜 이 부부를 모델로 <채권>이라는 소설을 쓰게 되었을까? 베벨 가문의 이력과 앤드루 베벨이라는 인물 자체도 흥미가 있어 보이지만 그보다는 그의 아내인 헬렌, 즉 밀드레드 베벨의 일생이 좀 더 사람들의 주목을 끌 것 같다. 엄청난 재산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주목과 선망을 동시에 받는 부부. 그런데 그중 아내가 정신병원에서 미쳐버려서 죽는다면?! 해럴드 배너의 소설은 그렇게 전개된다. 이것은 진실, 즉 믿을만한(Trust) 이야기일까? 소설이라는데?

2부에서는 이 앤드루 베벨이라는 인물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이른바 자서전- 거물급의 미국 백인 남자가 그렇듯이 이 자서전 또한 눈뜨고 보기 어려울 만큼 자뻑으로 점철되어 있다.........하....... 그래서 더 읽기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영리한 포석을 깔아놓은 작가보다 더 영리한 독자는(내가 영리하단 뜻은 아니다 대개는 1부에서 유추할 수 있을 설정) 1~4부를 통틀어 이 앤드루 베벨이라는 화자의 말이 가장 믿기 어려운, 어쩐지 진실에서 가장 먼 이야기일 거라고 짐작할 수 있다. 자서전이라는 게 가장 그렇지 않은가? 소설이 허구(fiction)라는 외피를 쓰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더 많은 진실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듯이 1부와 2부만 읽고도 대부분의 독자는 앤드루 베벨의 자서전보다는 해럴드 배너의 소설에 어쩐지 더 많은 진실이 담겨 있으리라고 믿게 된다.

그리하여, 3부와 4부로 이야기는 건너가는데, 3부의 화자는 ‘아이다 파르텐자’라는 전혀 색다른 인물이다. 이 여자는 또 누구야? 싶은데 알고 보니 이 여성은 앤드루 베벨이 비서로 채용해 자신과 아내 밀드레드의 이야기를 쓰게 하는 사람으로, 처음에는 앤드루의 자서전을 대필하다가 나중에는 베벨 부부의 회고록을 작성하게 된다. 앤드루 베벨은 해럴드 배너가 쓴 소설 <채권>이 ‘허구’에다가 진실을 교묘히 조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내 밀드레드가 정신병을 앓다가 죽은 것으로 그린 그 부분은 완벽하게 허구이기에 아이다에게 ‘진실’에 가까운 자서전을 쓰도록 종용한다. 아주 많은 돈을 주면서……. 그렇다면 아이다의 입을 통해 그려진 베벨의 모습, 그녀의 회고록은 또 믿을만한(Trust) 이야기일까?  

소설도, 자서전도 회고록도 결국 헬렌 또는 밀드레드 본인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므로 이 모든 이야기의 진실, 아니 진실에 가장 가까운 기록은 4부인 밀드레드의 ‘일기’에 담겨 있을 터이다. 그런데 이 일기에 드러나는 내용은 사실 1부와 2부 두 남성 화자들(헤럴드 배너와 엔드루 베벨)이 그린 밀드레드의 모습을 유추해 보건대, 영리한 독자들이 예상할 수 있듯이 어쩐지 그런 여성은 아닐 거 같은데 했던 의심이나 심증을 확인하게 해주는 데 지나지 않는다. 반전이라고 내세웠지만 딱히 반전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나 할까.

엔드루 베벨은 아이다에게 밀드레드를 묘사할 때 아름답고 영특하고 가정적이며 음악과 예술을 사랑했고 아이처럼 순진한 여성이었다고 말하고 그들의 결혼 생활은 행복했다고 내내 강조한다. 그녀가 자신을 구원했노라고. 그런데 끊임없이 이런 부분들을 강조하는 모습에서 어쩐지 실제는 그렇지는 않았으리라는 짐작을 하게 한다. 배너가 그린 밀드레드의 모습은 지적으로 영특하고 음악과 예술을 사랑해서 예술가들을 계속 후원한다. 앤드루와 배너의 서술에서 공통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밀드레드는 지적으로 영특했으며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고 그래서 그런 단체나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거기서 안식을 구했던 여성이다.

그렇다면 어디서 두 남성 화자의 의견이 달라지는 것일까? 소설 <채권>에서 묘사했듯이 헬렌, 또는 밀드레드가 정말로 미쳐서 죽어갔느냐 아니면 베벨의 주장대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결혼 생활을 유지하다가 병으로 죽어갔느냐 그 지점일 것이다. 그런데 아마도 대부분의 독자는 이 앤드루 베벨이라는 화자의 주장을 가장 믿을 수 없을 터이므로 밀드레드의 일기에 그려질 내용을 대충은 짐작하게 된다. 지적으로 그토록 영특하고 뛰어났던 여성이 왜 단지 음악 안에서 안식을 구하고 뒤로 물러나 예술을 후원하며 사는 것에 만족하며 살아갔을까. 답은 그 안에 있다. 그리고 책을 많이 읽어온 독자라면....... 아내의 재능이나 재산을 이용하거나 시기하다가 결국 아내를 정신병원에 감금하거나 아니면 미친 여자로 만들어서 세상과 단절하게 만들어 유폐해버리는 몇몇 유명한 작품들을 곧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트러스트>는 그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이 인물들은 또 어떻게 말해야 할까. 앤드루 베벨이야 애초부터 정이 가지 않는 인물로 그려지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소설을 쓴 해럴드 배너와 대필 작가였다가 나중에 참회(?)의 심정으로 회고록을 쓰는 아이다 파르텐자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두 사람은 저마다 베벨 부부- 돈과 권력의 정점에 있는 그들의 인생에 끼어들어서 뭘 얻고자 한 것일까? 배너는 밀드레드가 후원하며 가깝게 지냈던 예술가 무리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는 밀드레드가 살아있을 때도 배너 부부의 돈에 일정 정도는 기생했고, 그녀가 죽은 뒤에도 기생한다(작품으로 유명세를 타서), 자서전 대필 작가였던 아이다는 애초부터 앤드루가 제안한 물질적 보상의 혜택을 받는다. 그리고 그 돈 때문에 양심에 뭔가 걸리는 게 있으면서도 ‘현실을 구부리는’ 일에 일조한다. 몇십 년이 지난 후 참회의 심정으로 회고록을 쓰지만 그 글은 얼마나 진실에 가까울까? 그리고 이 밀드레드, ‘일기’의 작성자. ‘일기’라는 사실 때문에 그녀의 글이 가장 진실에 가까운 자기의 모습을 보여주겠지만 그녀 또한 앤드루와 일종의 연합(Trust) 관계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 작품의 화자들과 결말에서 보이는 모습들은 결혼이라는 ‘트러스트’- 인간관계에서 이익을 중심으로 연합했다가 수가 틀리면 재빨리 등을 돌려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지어내기 급급한 인간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에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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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05-03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 하나 더 까셔도 될 듯합니다.

잠자냥 2023-05-03 16:56   좋아요 1 | URL
ㅎㅎㅎ 그것은 다른 독자의 몫으로...ㅎㅎㅎㅎ

얄라알라 2023-05-07 14:44   좋아요 2 | URL
저도 제목 보고 읽고 싶음 표시해두었던 작품인데, 잠자냥님의 리뷰에 이어, 골드문트님의 댓글을 읽은 후....매우 매우 뒤로 미뤄서 천천히 읽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다락방 2023-05-03 17: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리뷰 읽으니, 소설 <비대칭> 생각 나거든요. 글의 형식이 비슷하다고 해야할까, 그런데 저는 비대칭은 꽤 잘 쓰여진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아닌가봐요. 작가가 화자를 여러명 설정했을 경우, 왜 그러는지는 알겠지만, 사실 그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일은 드문것 같아요.

잠자냥 2023-05-03 18:28   좋아요 0 | URL
네 화자가 여러 명이고 관점을 달리하는 소설은 자칫 위험한 함정에 빠질 우려가 있는 거 같아요. <비대칭> 궁금하네요.

독서괭 2023-05-03 18:44   좋아요 0 | URL
여러 관점에서 보여주는 설정 흥미로운데 왜 이 소설 재미없으셨는지 알 것 같습니다 ㅎㅎ

책먼지 2023-05-04 10: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저도 영리한 독자라서!!! 후후후 1-2부에서 반전을 눈치채버리고 말았지만 그래도 3-4부를 즐겁게 읽을 수 있었어요!! 아마 아이다와 밀드레드의 목소리에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고 작가의 형식적 시도와 시류에 올라탄 영악함이 저에겐 플러스로 작용한 것 같아요(그러나 아마 이 지점에서 호불호가 어마어마하게 갈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저 이 책 완독하고 어휴 지긋지긋했다 하고 바로 팔아버렸기는 합니다ㅋㅋㅋ 자냥님 글로 이 책 다시 보게 되니 참 좋네요!! 케이트 윈슬렛이 분하는 밀드레드는 어떨지 드라마 좀 기대되요.

아이다가 앤드루 베벨의 곁에 있었던 게 독립의 수단이자 아버지에 대한 반작용이었다는 게 제게는 설득력이 있었어요!! 20대 초반에 갓 사회생활을 시작하자마자 만난 사람이 하필 앤드루 베벨이라 엄청난 부와 지위를 가진 사람이 주는 권위에 눌려 그에 동조하게 되는 것도 이해가 됐고요. 회고록은 그때 진실을 굽힌 것에 대한 죄책감과 일말의 저열한 호기심 때문에 쓴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해방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북태기 극복시켜줄 진짜 재밌는 책과 연휴 보내실 수 있길요!!!

잠자냥 2023-05-04 11:22   좋아요 2 | URL
아이다의 목소리를 밀드레드에게 입히는 과정 좀 소름끼쳤지만, 가진 자들은 그렇게도 할 수 있으려니 싶었습니다.
ㅋㅋㅋ 지긋지긋하다 팔아버려! 이거 공감해요. 저도 판매할 책 꾸러미에 넣어두었습니다......;;
처음엔 하도 질려서(?) 케이트 언니 나오는 드라마도 안 보려고 했는데 좀 며칠 지나니까 케이트 언니 땜에 볼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특히 긁어대는 연기 궁금 ㅋㅋㅋㅋㅋ

아이다에 대한 책먼지 님의 평에도 공감합니다. 아, 아이다의 아버지도 저는 싫었어요. 어쩜 이렇게 캐릭터들이 하나 같이 정이 안 가는지 ㅋㅋㅋㅋ 그래서 더 읽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북태기가.... 심하게 왔는지 어제 책 한 장도 안 봤다는?!

새파랑 2023-05-04 12: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슬럼프가 전혀 없을거 같은 잠자냥님도 슬럼프가 있네요? ㅡㅡ

저도 좀 북태기인데 술이 원인인거 같습니다 ㅋ

잠자냥 2023-05-04 13:19   좋아요 3 | URL
에이, 저도 가끔은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저도 매일 술 먹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05-07 14:42   좋아요 2 | URL
얼마전 새파랑님 올리신 북탑을 보았는데, 북태기라고 하시다니 ㅋㅋ겸손하신 분이십니다.
술 마시면 책부터 찾게 되는데, 막상 취한 채 읽으면 멜랑콜릭해져서 전 자제하는 편입니다. 술이 태를 촉발하는 군요^^ 새파랑님께서는.

새파랑 2023-05-07 18:09   좋아요 2 | URL
전 최근에는 술을 마시면 많이(?) 마셔서 책을 못읽고 자게 되더라구요....
일단 가방에 책을 넣고 다니기는 합니다 ㅎㅎ
 
트러스트
에르난 디아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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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이야기 중 첫 번째 이야기만으로도 예상 가능했던 결말. <제인 에어>와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의 금융 버전이랄까. 지금 시대에 이런 이야기를 쓰면 좋은 평가를 받겠지! 너무 영리(영악)하게 노리고 쓴 티가 나서 오히려 별로였다. 등장인물 거의가 비호감이라 읽기 더 지루했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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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5-03 0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2부는 엄청 지루하고 3,4부는 반전(?)이라기엔 너무나 예상 가능해서 허탈…. 오랜만에 진짜 꾸역꾸역 읽었다.

Falstaff 2023-05-03 0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백자평 좋아요. 읽어볼까 망설이던 책인데 덕분에 고민 끝.

잠자냥 2023-05-03 08:43   좋아요 2 | URL
호불호가 있을 거 같아요. 100자평 보면 재밌다 재미없다로 극명하게 나뉘긴 합니다. 저는 사실 미국 대공황이나 금융 이야기에 더 초점이 맞춰진 이야기이길 기대했는데 그게 아니라서 더 실망한 거 같아요. ㅎㅎㅎ

초록비 2023-05-03 0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이 소설 1,2 부만 읽고 중단한 상태인데 3,4부에 그래도 반전이 있었군요. 다시 이어가 볼까 싶기도 하네요. 1, 2부는 사실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잘 이해를 못했어요.

잠자냥 2023-05-03 08:44   좋아요 1 | URL
3.4부를 읽으시면 퍼즐이 맞춰지긴 합니다. 1,2부는 그래서 뭐 어짜라고? 하는 심정이 들기는 하죠. 시작하신 분이라면 결국 3.4부를 읽어야 하긴 합니다. ㅎㅎ 3부 초반도 이 인간은 또 누구? 하는 심정이 들기는 해요. 1부는 소설이고 3부는 2부에 등장한 인물의 회고록을 쓰는 작가의 관점입니다.

다락방 2023-05-03 07: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로 이 책이었군요! 끝내신 걸 축하합니다. 반면, 제가 지금 읽는 책은 너무나 재미있어서 오늘 출근길 걸어오면서도 읽어가지고 ㅋㅋ 그걸 본 임원이 ‘다쳐!!‘ 했답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5-03 08:47   좋아요 1 | URL
이걸 너무 오래 읽었어요. 이제 풀려났습니다! 그 재미난 책 무엇인지 곧 알게 되겠지요! ㅎㅎ

독서괭 2023-05-03 0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걸러주는 백자평 대환영!!

잠자냥 2023-05-03 08:50   좋아요 1 | URL
재미있다고 하는 분들도 많으니….. 제 취향에 좀 안 맞은 것일 수도… ㅎㅎ 책먼지 님은 별 다섯주셨어요. 1,2부는 읽기 괴로웠다는 말씀은 하셨습니다만 ㅋㅋㅋㅋ 마의 1,2부 ㅋㅋㅋㅋ

건수하 2023-05-03 09: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착했는데 출근을 안 해서 아직 못 만난 책이에요 좀 천천히 읽어도 되겠다는… :)

잠자냥 2023-05-03 15:13   좋아요 1 | URL
저 위에 이 책 리뷰는 읽지마세용~ 스포일러 만땅...

건수하 2023-05-03 20:4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친절한 자냥님❤️

책먼지 2023-05-03 13: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잠자냥님 저 별 다섯 개 줬지만 잠자냥님 평에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해방 축하드립니다!!!!

잠자냥 2023-05-03 15:1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책 다 읽고 먼지님 리뷰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