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암살자 1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 민음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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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난 지 열흘째 되던 날 내 동생 로라는 차를 몰던 중 다리 아래로 추락했다.”

 

이 책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동생 로라의 죽음. 그 죽음과 함께, 아니 그 죽음으로 말미암아 폭로되는 온갖 비극. 그 비극이 이제는 여든을 훌쩍 넘긴 아일리스의 관점으로 서술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눈먼 암살자>는 아이리스의 회고 외에도 또 다른 이야기들이 교차하듯이 펼쳐진다. ‘눈먼 암살자라는 소설이 바로 그것인데, 이 소설은 죽은 로라의 작품이다. ‘눈먼 암살자속에는 유부녀인 상류층 여성과 공산주의에 경도된 한 청년의 사랑이 그려지는데, ‘그녀가 은밀히 만나 섹스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그녀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서 공상과학소설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것이 눈먼 암살자속의 또 다른 이야기이다. 아이리스의 회상, 로라가 남긴 작품 눈먼 암살자속 그와 그녀의 러브스토리, 그들이 주고받는 지어낸 이야기. 3가지 이야기는 과연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이 작품은 처음엔 그리 읽기가 수월하지 않다. 꼬장꼬장하고 어딘가 뒤틀린 듯한 노파 아이리스의 회상으로만 이어진다면 별 막힘없이 읽어나갈 텐데, 문제는 바로 중간 중간 삽입된 로라의 눈먼 암살자와 그 안에서도 그가 들려주는 비현실적인 이야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 세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 틈틈이 기사 형식으로 그 무렵의 중요한 사건들이 종종 나열된다. 그러므로 독자는 이 네 가지 이야기들이 과연 어떤 관련이 있을지 유추하느라 두뇌를 바삐 굴려야 한다. 그런데 어찌 보면 작품을 술술 읽어나가는 데 큰 장애가 되는 이 복잡한 구조는 사실 애트우드의 <눈먼 암살자>를 진심으로 찬탄하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다. 1권의 중반을 넘어가면서 아마 대부분의 독자는 진심으로 이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면서 작가의 천재적인 솜씨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아이리스와 로라. 두 자매를 떠올리면 책을 덮고도 마음이 아프다. 유서 깊은 집안에서 태어나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랐지만 그들을 지켜주던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난다. 게다가 전쟁, 저 멀리에서 일어나 전혀 상관없을 것 같았던 세계대전이 이 가정에 또 다른 먹구름을 드리운다. 참전했던 아버지는 그곳에서 형제들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집으로 돌아온 뒤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아이리스의 부모는 전쟁 전에도 딱히 서로 좋았다고 볼 수 없지만 전쟁 이후로는 완전히 남남과도 같은 사이가 되어버린다. 물론 아이리스가 보기에 아버지는 어머니를 사랑했다. 어떤 면에서는 어머니에게 헌신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도달할 수 없었고, 그것은 어머니 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그들은 영원히 서로를 갈라놓는 치명적인 묘약을 마신 것 같았다. 같은 집에서 살고, 같은 식탁에서 먹고,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잤음에도.’(1, 137) 설상가상으로 아버지의 사업, 아니 체이스 집안을 일으키는 데 밑거름이 된 단추공장마저 기울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에서 권위적인 아버지가 내릴 수 있는 선택은 그리 많지 않다. 첫째 딸 아이리스를 팔기로 한 것이다. 결혼이라는 이름 아래 리처드 그리픈이라는 신흥 부자에게. 그때 아이리스의 나이는 열여덟, 리처드는 무려 서른다섯 살이다. ‘정략결혼’- 비극은 이제 거침없이 시작된다.

 

아이리스에게 마치 선택권이 있는 듯, 네가 원하면 거절해도 된다면서 자기 또한 고통스러움을 드러내는 이 무책임한 아버지는 아이리스와 로라 두 자매에게 일어난 비극의 원죄이기도 하다. 어머니를 잃은 두 딸을 마치 무슨 얼룩이라도 되는 것처럼 자기 손에 남아 있다고 말하던 그. 그가 이제는 딸을 팔아 가계를 다시 일으켜보기를 꿈꾸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고고한 척, 고통받는 척 가장한다. 어디 이 무능력하면서 권위적이기만 한 아버지만 그러한가, 이 작품을 가만 들여다보면 주요 남성 등장인물들 가운데 누구하나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아이리스의 남편 리처드, ‘노동 착취 공장 거물인 그는 여러 면에서 악한이며, 어린 시절의 아이리스나 로라를 훈육했던 가정교사 어스카인 선생도 마찬가지이다. 로라와 아이리스는 어스카인과 씨름하는 동안 그에 맞서기 위해 거짓말과 속임수외에, ‘은근히 무례하게 구는 법과 말없이 저항하는 법을 배운다. ‘복수는 때를 기다리다 상대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하는 것이 최고라는 것을 배웠으며 들키지 않는 법을 배운다. 이 책을 읽을 독자를 위해 자세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로라와 아이리스가 호감을 지녔던 청년, 알렉스 또한 아이리스에게 했던 어떤 행동 때문에 좋게 볼 수만은 없다. 로라가 창작해 낸 세계 눈먼 암살자속의 또한 마찬가지이다. 제멋대로인데다가 전형적인 이기주의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남편을 떠나라고 종용하는 그 모습이란!


이렇게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두 소녀는 다른 나라, 혹은 다른 행성에 관한 이야기들을 좋아하면서 자란다. 그 이야기는 여성들이 빛나는 천으로 만들어진 아주 짧은 치마를 입고 있고 모든 것이 번쩍이는 미래로부터 온 우주선, 식물들이 말을 할 수 있고 거대한 눈과 엄니를 가진 괴물들이 거니는 소행성들로 이루어진다. 두 소녀를 돌봐주는 리니는 이런 것들을 실없는 이야기라고 지구와 비슷한 면이 전혀 없잖니.” 핀잔을 주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이 두 소녀들은 그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녀들을 둘러싼 이 폭압적인 세계, 지구와 전혀 닮지 않았으므로.

 

그래서 로라는 눈먼 암살자에 공상과학 소설 같은 이야기를 삽입한 것일까? 그러나 그 이야기는 어린 시절의 로라와 아이리스가 좋아했던 다른 나라, 혹은 다른 행성에 관한 이야기들과는 사뭇 다르다. 로라의 눈먼 암살자에는 카펫을 짜던 아이들이 실명하게 되면 여자애나 남자애 할 것 없이 모두 포주들에게 팔리고, 그 눈먼 아이들 중 매음굴을 탈출한 아이들은 비밀스러운 살인에 종사하게 된다. 청각이 예민하고, 소리 없이 걸을 수 있고, 가장 작은 틈으로도 빠져나갈 수 있어서 고용 암살자로 인기가 높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앉아서 끊임없이 카펫을 짜는 동안, 아직 그들의 시력이 온전할 동안 서로에게 귓속말로 속삭이던 이야기들은 모두 미래의 삶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 사이에는 눈먼 자만이 자유롭다는 속담이 떠돌고 있었으므로. 그러나 정말로 눈먼 자만이 자유로울까?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진정으로 눈먼 암살자가 누구였는지 그 진실을 깨닫게 되면, 누구도 눈먼 자가 자유롭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로라가 이토록 참혹한 이야기를 작품 안에 그리게 된 것은 결국 어린 시절 다른 행성을 꿈꾸던 그 소녀들의 세상이 망가져버렸음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그 어디에도 소녀들이 꿈꾸던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이런 이야기를 눈먼 암살자의 입을 빌어 서술하도록 했으리라.

 

앞서 이야기했듯, <눈먼 암살자>의 모든 비극은 아이리스의 아버지가 권한 잘못된 결혼, 딸을 팔아 집안을 일으켜보려는 정략결혼에서 비롯되었다. 때문에 이 작품에는 애정 없는 결혼에 대한 비판 어린 시선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1권 초반부터 아이리스는 나는 어느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많은 재앙을 모면할 수 있었을 텐데. (1, 64)’라고 말하며, 리처드가 청혼하면서 건네는 반지를 반짝이는 빛의 파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첫날밤에 그녀는 큰 침대를 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그날 밤 나는 호텔의 거대한 침대 위에 몸을 웅크린 채 덜덜 떨며 누워 있었다. 발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내 앞에는 무한대로 펼쳐진 풀 먹인 하얀 침대보가 북극의 쓰레기처럼 놓여 있었다. 그것을 횡단하여 길을 되찾고 따뜻한 곳으로 돌아가는 일이 불가능하리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방향을 잃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미아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1384)

 

사람들은 행복한 결말을 보고 울 때와 같은 이유로 결혼식에서 운다. 확실한 것이 못 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그 무엇인가를 결사적으로 믿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1, 404)

 

그러니까, 이런 것이 결혼이구나. 나는 생각했다. 이런 권태, 이런 경련, 그리고 분으로 뒤덮인 코 옆의 땀구멍을 함께 나누는 것. (1, 409)

 

나는 자유연애라는 말은 절대 하지 않았어. 결혼은 케케묵은 관습이라고 말했을 뿐이야. 결혼이 사랑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했어. 그것뿐이야. 사랑은 주는 것이고, 결혼은 사고파는 거야. 사랑을 계약에 집어넣을 수는 없어.”로라는 말했다. (2239)

 

그러나 지금까지 내가 한 이야기는 <눈먼 암살자>의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아마 2권까지 모두 읽어 내린 이들은 로라의 죽음과 마침내 진실을 마주한 아이리스의 참혹한 심정, 그 오랜 세월을 악착같이 견뎌내고 여든이 넘도록 살아가고 있는 그녀의 안타까운 삶을 마주하면서, 이 책이 드러낸 수많은 진실 가운데 혹 내가 놓치거나 잘못 이해한 것은 없는지, 1권을 다시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고 나면 워티 닉시 호라는 그 아무것도 아닐 것 같았던 배 이름 조차 얼마나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는지 깨달을 것이며 이 두 소녀의 비극 앞에 가슴이 먹먹해질 것이다. 아이리스는 말한다. ‘반쪽 인생이라도 전혀 없는 것보다 낫다.’(2, 326) 그러나 정말 그녀들은 그렇게 생각했을까? 그렇지 않았기에 눈먼 암살자에 이런 구절을 집어넣은 것이 아닐까. “눈먼 암살자는 온갖 소문을 다 들어 왔고, 그래서 그 여자들에 대한 진실을 알고 있어요. 그들은 사실 죽은 게 아니에요. 아무도 자신들을 귀찮게 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그런 소문을 퍼뜨린 것뿐이죠. 실제로는 그들은 탈출한 노예들이거나 남편이나 아버지에 의해 팔려가는 운명을 피하기 위해 도망친 여자들이에요.”(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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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8-14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건 또 얼마나 대단한 소설인 것입니까.....

잠자냥 2019-08-14 16:13   좋아요 0 | URL
<시녀이야기>와는 또 다른 대단한 소설입니다. 애트우드 님은 천재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

레삭매냐 2019-08-21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표지가 너무 구린 것 같아요...

잠자냥 2019-08-21 12:30   좋아요 0 | URL
책 내용을 이것저것 담느라 애쓴 거 같은데.... 너무 많이 담아서 오히려 망친 것 같아요. ㅎㅎ암튼 민음사에서 나온 애트우드 책 표지는 대부분이 참.... 애잔합니다.
 
나, 시몬 베유 - 여성, 유럽, 기억을 위한 삶
시몬 베유 지음, 이민경 옮김 / 갈라파고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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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임신중단법을 합법으로 이끌어낸 시몬 베유의 자서전. 오늘의 그이가 있기까지 ‘공부하고 일해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라’는 어머니의 가르침과 강제수용소에서의 참혹한 기억이 ‘타인의 존재를 모욕하는 것’에 민감한 투사를 만들어 냈음을 알게된다. 또다른 베유들이 더 많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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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9-08-14 0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어제 읽던 책에서도 정치가 시몬 베유에 대한 단락이 있더라구요. 임신중단법 진행 중에 숱한 협박을 받았더라는.... 자신의 고통을 승화시켜 다른 사람을 돕는데까지 나아가는 사람들은 정말 평범한 사람이 아닌 것 같아요. 시몬 베유가 바로 그런 사람이죠.


그나저나, 제가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은, 읽고 싶다 찜해 놓은 신간을 저보다 먼저 읽는 알라디너.
고로 잠자냥님! 당첨!!!

다락방 2019-08-14 08:06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그러게나 말입니다.
잠자냥 님은 어쩌면 그렇게 신간을 누구보다 발빠르게 읽고 리뷰를 쓰시는지. 진짜 대단하세요!

단발머리 2019-08-14 09:16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제가 그 다음으로 부러운 사람은... 지난주에 뉴욕 다녀온 사람이어서 다락방님도 당첨!!

잠자냥 2019-08-14 10:05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 시몬 베유는 살아있을 때도 임신중단법 때문에 많은 협박을 받았는데, 2017년 세상을 떠난 뒤로도(오늘날에도 여전히) 그녀의 무덤에 나치 문장을 새겨놓는 등의 만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네요(임신중단법에 항의하는 사람들 중에는 뱃속 태아를 홀로코스트에 끌려간 유대인에 비유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에휴.

다락방 님/ 제가 관심있는 신간이 나오면 빨랑 읽고 싶어서 안달이 나는 사람이라 그런가 봅니다. ㅋㅋㅋㅋㅋ 근데 그건 다락방 님과 단발머리 님을 포함한 알라디너 대부분이 그렇지 않나요? ㅎㅎㅎㅎ 저도 뉴욕 다녀온 사람 부럽.......... ㅋㅋㅋㅋㅋㅋ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 차례 얼굴이 찌푸려졌다. 책이 재미없다거나 책 자체가 이상해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작가들의 몹시 비루하고도, 때로는 인간 이하로 보이는 행동들에 기가차서 절로 얼굴이 찡그려졌다. 물론 이 책에 등장한 모든 작가들이 그렇지는 않다. 드물기는 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고, 서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랑을 하는 작가도 있다. 작가 자신에게는 문제가 그리 많지 않았으나 상대를 잘못 만난 덕분에 톡톡히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다 보면 대다수 작가들의 너무나도 찌질하고 때로는 충격적일 정도로 쓰레기 같은 행태에 입을 다물지 못하게 된다. 누가 더 쓰레기인지 경쟁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중 단연 으뜸을 꼽으라면....... 궁금하지 않은가?

사람들은 타인의 연애에 관심이 많다. 아니라고 말하는 당신도 인터넷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잘 알려진 유명인(주로 이럴 땐 남녀 이름이 동시에 오른다) 이름이 등장하면 누가 누구랑 사귀나? 결혼하나? 생각하고는 무심결에 그 이름을 클릭하게 된다. 어떤 정치 뉴스도 유명인이 연애한다거나, 결혼한다거나, 파혼했다거나하는 소식보다 눈길을 끌지 못한다. 그만큼 사람들은 누군가의 연애사를 궁금해 한다. 하물며 이럴진대,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작가의 연애사와 결혼 스캔들이라니! 눈길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이 책에는 이미 너무 많이 알려져서 어떤 이들에게는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이야기들도 여럿 실려 있다. 예를 들면 스콧과 젤다 피츠제럴드 부부라든가, 톨스토이의 결혼 생활, 헤밍웨이의 여성 편력, 아서 밀러와 마를린 먼로,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등등. 전혀 새롭지 않은 그런 커플 이야기들이 곧잘 보인다. 그런데 이제까지 알고 있던 것 보다는 좀 더 내밀하다. 더 인간적으로 찌질함을 폭로한다고나 할까.

젤다 피츠제럴드의 <젤다>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라 이제는 그리 놀랍지도 않지만 스콧의 찌질함은 다시 봐도 분노가 치민다. 이 책에서도 스콧이 젤다의 작품을 여러 차례 표절한 사실이 등장한다. 게다가 이 부부의 파티에 참석한 한 연극평론가가 우연히 젤다의 일기를 읽고 관심을 보이면서 출판 의사를 비치자, 스콧은 당장 반대하고 나선다. 자신의 소설과 단편 작품 재료로 써야 했기 때문이다. 헤밍웨이는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남의 뒷말은 어찌나 하고 다니기 좋아하는지, 스콧의 성기 크기가 작다는 사실을 터뜨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헤밍웨이에 따르면 한번은 젤다가 스콧에게 “당신은 어떤 여자도 침대에서 만족시켜줄 수 없는 무능한 남자”라고 자존심을 깔아뭉갰다고 한다. 고민에 쌓인 스콧은 “내 사이즈가 문제라고 그러더군요.”하면서 하필이면 헤밍웨이에게 상담을 한다. 그랬더니 이 못난 남자들은 파리의 어느 레스토랑 화장실에 들어가 스콧의 물건 크기를 가늠해본다. 그러고나서 헤밍웨이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토닥여주며 젤다가 미친년이라고 판결했다나. 이보세요, 헤밍웨이 씨 젤다를 그렇게 말하기 전에 자기 인생부터 돌아보시지요.

마초 헤밍웨이는 여러 차례 결혼한 전력으로 유명하다. 상대가 조금만 마음에 들면 결혼하자고 졸라댄 인간이다. 헤밍웨이의 세 번째 부인이었던 마사는 헤밍웨이가 욕정 넘치는 연인이었으며 때로는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한판 치를 기세로 바지를 내린 채 문간에 나타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오 마이갓! 욕정 넘치는 거야 상관없지만, 헤밍웨이가 그 얼굴에 바지를 내린 채 문간에 나타난 모습을 상상하니 인상이 절로 찌푸려진다. 그렇지 않은가? 헤밍웨이는 마사가 자기 일에 몰두하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접근해놓고도 결혼 뒤로는 그녀의 커리어를 망치는 일에 앞장선다. 제2차 세계대전 무렵, 마사에게 유럽 특파원으로 가 전쟁 특보를 쓸 기회가 왔다. 그때 마사가 오랜 기간 함께 일했던 잡지사는 공식 특파원을 한 사람만 보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헤밍웨이는 자기가 가겠다고 나서면서 마사가 떠나지 못하도록 손을 쓴다. 당시 이미 유명작가였던 헤밍웨이가 몸소 특파원으로 가겠다고 하는데, 잡지사로서는 마사보다는 헤밍웨이가 더 입맛이 당겼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헤밍웨이는 마사가 공식 특파원 자격으로 전쟁을 취재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했다. 이런 방해에도 마사가 특파원 자리를 얻어 유럽으로 떠나자 이번에는 거짓말을 한다. 자동차 사고로 뇌진탕을 일으켰다고 해서 결국 마사가 집으로 돌아오게 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집으로 돌아와 보니 헤밍웨이는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기는 한데, 병원 침대에 누워 샴페인과 위스키를 마시면서 문병객들과 농담 따먹기나 하고 있었다. 결국 마사는 헤밍웨이에게 이별을 고한다. 그녀는 헤밍웨이 아내들 중 유일하게 먼저 그를 떠난 여자였고 그런 그녀를 용서할 수 없었던 헤밍웨이는 작품을 통해 그녀를 악의적으로 그리면서 복수한다.

톨스토이의 찌질함도 이에 못지않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톨스토이는 악처를 만난 불행한 남편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밝혀지는 바에 따르면 톨스토이의 아내 소피아는 여러 모로 톨스토이에게 착취당하면서도 그를 위한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여인이었다. 그의 작품을 정서하느라 눈을 혹사하다가 실명 위험에 처한 적도 여러 차례였으며, <전쟁과 평화>에서 장황한 역사 서술은 줄이고 등장인물들 간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라는 등 꽤 유용한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남편 대신 출판사 사장들과 협상 했으며 톨스토이의 작품이 금서로 지정됐을 때 그를 대신해 러시아 황제에게 읍소하기도 했다. 이렇게 그녀는 톨스토이의 뮤즈이자 개인 비서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집안에서도 흠잡을 데 없는 주부였다. 수많은 역할에 따르는 체력적인 한계만으로도 버거운데, 소피아는 엄청난 감정적 고통까지 견뎌야 했다. 작품 속 여주인공들은 그렇게 잘 이해하고 동정했던 톨스토이였지만 현실에서는 더없이 매정하고 자기중심적이었으며 특히 아내를 그렇게 못마땅해 했다. 마흔을 넘어 톨스토이는 청빈한 삶이라든가 성적 금욕주의 같은 미덕을 극찬하면서 자신이 주창한 종교관을 열성적으로 실천하는 면모를 보여줬다. 그런데 여기서 일어나는 뒷감당은 또다시 소피아의 몫이었다. 야스나야 폴랴나로 자꾸만 몰려드는 추종자들을 접대하는 일까지 도맡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소피아가 가장 못 견딘 것은 톨스토이의 위선이었다. 그렇게 공공연히 개탄했으면서도 톨스토이는 계속 풍족한 삶을 누렸고, 금욕주의를 설파하면서도 뒤에서는 자꾸 그녀를 임신시키고 있다고 소피아는 일기장에 쏟아놓았다. 그런데 톨스토이는 아내가 자꾸 자기를 유혹해 그가 이상적 가치로 여기는 금욕을 지키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참....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사람이다.

남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애드거 앨런 포가 어린 소녀를 사랑했다는 사실이 문제가 된다면, 콜레트 또한 이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다. “글로 쓰는 모든 일이 실제로도 일어난다.” 콜레트가 자신의 외설적인 소설 <셰리>를 두고 자랑스럽게 한 말이다. 1920년대 한 청년이 은퇴한 고급 매춘부의 손에 의해 성적 본능을 일깨워가는 줄거리의 이 소설은 작가 본인이 열여섯 살 양아들을 유혹한 실화의 예고편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무렵 마흔일곱 살이었던 그녀는 직접 사인한 초판본을 어린 양아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그리고 며칠 뒤 아들에게 “이제 너도 남자가 될 때가 됐다”고 선언하더니 그의 침실로 쳐들어가 첫 경험을 시켜주었다. 그 하룻밤은 5년에 걸친 밀회로 발전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가장 진저리나는 인간은 누구일까? 뭐니 뭐니 해도 노먼 메일러가 아닐까? 나는 이상하게도 손이 가지 않아서 아직까지 그의 작품을 읽은 적이 없는데, 이 책에 그려진 그의 모습을 보니 앞으로도 영원히 그의 작품을 읽을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는 고집불통인데다가 자기밖에 모르는 괴팍한 마초 같다. 연인이 보낸 연애시 한 편을 빨간 펜으로 온통 첨삭해서 돌려보낸 일은 귀엽게 봐줄 정도다. 결혼한 상태에서 또 다른 여성 여러 명과 바람을 피우는 화려한 여성 편력을 자랑하는 것은 기본이고 여자들에게 매우 폭력적으로 굴었다. 어느 정도였냐면, 그의 아내 아델은 노먼 메일러에게 칼로 여러 차례 찔리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그는 온갖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놓고도 예술가라는 이유로 용서받고는 했다. 그의 담당편집자의 말에 따르면 그가 폭력성을 발산하면서 글을 쓸 용기를 얻었다고 하니 어떤 인간일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도 이런 인간 주변에 여성들이 끊임없이 있었다고 하니 그 사실이 더 절망스럽다. 대체 젊은 시절 어떻게 생겨 먹었나 싶어 책을 읽다 말고 노먼 메일러의 사진을 찾아보기까지 했다.



노먼 메일러- 정말 얄미운, 뭐랄까 성격 파탄자 마초 같이 생겼다. 한 대 때려주고 싶게 생긴 얼굴이다.



노먼 메일러 말고도 폭력을 연인에게 휘두른 작가는 꽤 많다. D.H.로렌스는 툭하면 아내를 두들겨 패는 것은 물론 레스토랑에서 아내에게 와인병을 집어던지기도 했고 아내의 목을 조르며 이렇게 악을 쓴 적도 있다. “어딜 감히 네 주인님한테!” 오 마이 갓! 없던 정까지 뚝 떨어진다. 이렇게 <미친 사랑의 서>에는 작가들의 치부라고 할 만한 미친, 광기어린, 타인을 망가뜨리는 것으로도 부족해 급기야 자기 자신까지 망가뜨리고 마는 온갖 사랑, 치정 이야기가 끊임없이 펼쳐진다. 작가의 아내 중에는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정신병원에 수감되기도 하고(T.S.엘리엇의 아내 ‘비비언 엘리엇’, ‘젤다 피츠제럴드’ 등), 아내나 연인의 재능에 열등감을 느껴 아내 또는 연인을 집안에 가두거나 그 재능을 착취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면서도 글 솜씨는 다들 대단해서 연인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글을 통해 작품에서 복수하듯이 폭로하기도 한다. 이런 행동은 자유로운 연애의 대명사처럼 회자되는 사르트르-보부아르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드물게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또는 한쪽의 지극한 사랑과 보살핌으로 다른 한쪽이 성장하는 관계가 보이기도 한다. 나쁜 연인을 벗어나 자기를 성장시키는 좋은 연인을 만나게 되기도 하고, 끝내 그런 이로부터 응답받지 못하는 쓸쓸한 사랑 이야기도 눈에 들어온다(카슨 매컬러스가 캐서린 앤 포터를 그토록 숭배했다는 사실은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였다!).

“나를 구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면 그건 당신이었을 거예요. 우리 둘은 세상 어느 커플보다 더 행복했던 것 같아요.” 남편에게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버지니아 울프.  레너드 울프는 어떤 의미로는 좋은 동반자였을지도 모르지만 다른 의미로는 아내를 돌본다는 미명아래 한 사람의 자유를 구속했던 남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비평가들은 훗날 정신병으로 고통받는 울프를 잔인하게 억누른 주범이라며 레너드를 맹비난 했던 게 아닐까. 그래도 버지니아 울프는 남편이 제공한 안정과 끊임없는 격려가 그녀의 창의력을 꽃피게 해주었다고 그의 공을 인정하기도 했다. 때문에 두 연인, 사랑하는 두 사람 사이의 일은 애초에 제3자가 이러쿵저러쿵 판단 내리기란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이해하려고 해도 한 인간으로서 도저히 봐주기 어려운 작가들은 여전히 존재한다(노먼 메일러! 노먼 메일러!).

내가 좋아하는 작품을 쓴 그 위대한 작가의 환상을 깨뜨리는 이런 책을 읽는 이유는 한없이 자기중심적이고, 자아도취적이며, 지나치게 감정적인 성격이 비록 연인으로서는 낙제점을 받게 한 요인이었을지 모르지만, 바로 그런 사랑을 했던, 감정의 폭발을 했던 이들이었기에 인간의 다양한 모순을 담은 명작들을 빚어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수긍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작가들의 그런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수많은 작품 목록이 등장한다. <크로이처소나타>, <레베카>, <암초>, <아웃 오브 아프리카>, <밤은 부드러워라>, <황무지>, <보바리 부인>, <두 도시 이야기>, <길 위에서>, <율리시스>, <캐롤>, <올랜도> 등등. 손에 다 꼽기 어려울 정도다. 이 책에는 앨런 긴즈버그가 케루악에게 보낸 편지 중 한구절이 나온다. “우리가 인간의 형상을 갖고 태어난 건 사랑과 고뇌를 인간의 문자로 배우기 위해서야. 그러니 사랑이라는 위험을 감수하는 건 의무나 마찬가지라고.” (146쪽) <미친 사랑의 서>는 그 생생한 기록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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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2019-08-12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칼로 찔렀다고요? 세상에나!!! 무슨 저딴 인간이? 얼굴도 재수없게 생겨선!!! 그나저나 톨스토이가 금욕 주장하며 부인 계속 임신시킨 얘기와 바지벗고 서 있는 헤밍웨이 생각이 계속나서 헛웃음 ㅋㅋㅋㅋㅋㅋ 특히 헤밍웨이 바지 벗은 모습은 제 정신 건강에 너무 해롭네요. (저 지금 사무실에서 혼자 막 웃고 있어요. 미친 사람처럼 ㅋㅋㅋㅋ) 이 책 저는 못 읽을 거 같지만 리뷰는 감사합니다!

잠자냥 2019-08-12 14:10   좋아요 1 | URL
정말 놀랍죠?!!!! 전 노먼 메일러가 마초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그런 쓰레기 인간인 줄은 몰랐어요. 칼로 아내 복부도 찌르고 등도 찔렀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다는 점이 더 놀라워요. 구글에서 노먼 메일러(Norman Mailer) 영어 이름으로 이미지 검색해보면 여자들하고 같이 있는 사진 주르륵 나오는데요. 그중 칼에 찔린 아내도 있어요. 참...... 헤밍웨이 정말 그 얼굴에 바지 어쩔 것인지.... 에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목나무 2019-08-12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진짜 작가들은 왜이리 찌질한 건가요.
김수영 시인의 <죄와벌>이란 시와 아내를 구타한 사연은 명함도 못 내밀겠네요. --;;
톨스토이의 문란한 성생활이야 뭐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다른 작가들도 만만치가 않네요.
영화 <더 와이프>도 생각나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한 필수요건이 저런 쓰레기 같은 인성은 아닐텐데 말이죠. -.-

잠자냥 2019-08-12 16:57   좋아요 1 | URL
인간이 대부분 찌질한 것이겠지요. ㅎㅎ 이 책 읽다가 사실 저는 (작가는 아니지만) 제 모습도 좀 반성했거든요. 하하하하- 자기들 자체가 모순덩어리라, 그토록 인간의 모순을 잘 꼬집어냈나 싶기도 하지만, 작가라고 해서 범죄와도 같은 행태를 이해받는 것은 용서하기 어렵더라고요(노먼 메일러!!!!!).

cyrus 2019-08-12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이트 밀렛의 <성 정치학>에 노먼 메일러의 소설들을 인용한 문장이 나옵니다. 문장 묘사가 역겨워요.

잠자냥 2019-08-12 16:55   좋아요 0 | URL
이 책에서도 노먼 메일러가 자기가 왜 반페미니즘 작가로 불리는지 의아하다고 말하니까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당신 책을 제대로 읽어보라고 비꼬는 내용이 있습니다. 노먼 메일러 작품은 한 권쯤 읽어볼까 싶었는데, 에휴, 그냥 패스해도 되겠다 싶어지더라고요.

카알벨루치 2019-08-13 1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잼나요 ㅎㅎ

coolcat329 2019-08-18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너무 재밌어요!

잠자냥 2019-08-18 13:51   좋아요 0 | URL
실제 책에는 더 어마어마한 이야기들이 많아요! ㅎㅎ

Falstaff 2021-07-29 10: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톨백작, 넘 웃겼어요. 위대한 헤밍웨이는 원래부터 그런 새낀줄 알고 있었는데, 아이고, 노먼 메일러, 아이고 야...
어쩐지 책들도 참 정 안 생기게 쓰더라고요. 이런 얘기를 웃으며 읽으면 안 되는데, 이게 다 알고도 웃지 않을 수 없게 재미나게 쓰신 잠자냥 님 잘못입니닷!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7-29 10:24   좋아요 1 | URL
노먼 메일러 진짜.... 저 젊은 사진 한대 콱! 쥐어박고 싶게 생겼어요. 성격 정말 드러워 보임;;
 
미친 사랑의 서 - 작가의 밀애, 책 속의 밀어
섀넌 매케나 슈미트.조니 렌던 지음, 허형은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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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당신은 각오해야 한다. 좋아하고 흠모했던 작가의 인간적인, 너무나 찌질할 정도로 인간적인 모습을 마주하고 당혹해 하거나, 몹시 정나미가 떨어져서 그의 작품이 더는 읽기 싫어질 수도 있으므로. 그런데 이토록 미치광이처럼 사랑했기에 그런 작품들을 썼겠구나 싶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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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암살자 2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 민음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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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은 좀 읽기 힘들었지만 2권에서 미친듯이 폭발하는 이야기. 사실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1권에서 많은 것들을 짐작해낼 수 있는데..... 그게 사실로 확인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는 참담하고 가슴 아프다. 여러 가지 의미로 대단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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