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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 시민을 위한 민주주의 특강
도정일.박원순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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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 나은 세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민주주의 하고 있는가? 하루하루 사는데 급급하지 않고 사유하고 사는가? 문제를 문제로 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는가? 잠시 멈췄던, 정신이 행동이 번쩍 눈을 뜨게 하는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말빨 끝내주는 논객들이 교육, 사회, 여성문제, 복지, 정책 등에 대해 밀도 높은 이야기로 생각의 창을 열어준다.  
 
   
 

 강대한 문명은 자기 힘에 대한 과신과 그 과신이 빚어낸 오만 때문에, 그 오만에 취하고 젖어, 무엇이 잘못되고 있는지를 보지 않는다.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보지 '않는' 것이다. 문제를 보지 않기로 하는 것은 문제를 보지 못하는 것 이상의 중병이다. 보지 못하는 것이 소극적 무지라면, 문제를 보지 않고 위기에 눈 감는 것은 무의식적 선택과 집단적 의지에 의한 무지, 곧 적극적 무지이다.  
(.... 중략......) 
문제를 보지 않으려는 그 적극적 기피의 경향이 한 사회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사회가 '사유의 정지' 현상을 보일 때이다. 사회가, 더 구체적으로는 사회의 다수 구성원들이 생각하기를 싫어하고 거부하며 생각한다는 행위 자체를 증오하는 것이 사유의 정지이다. 사유의 정지는 사회를 실패의 위기에 빠뜨리는 위험한 병리적 현상이다. 
- 13p <여는 글, 도정일>

 
   

 강대하지도 않은 문명이 오만에 취하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보지도 못하고, 보지도 않는 것. 문제를 보지 않곡 적극적으로 기피하는, 사유의 정지가 리더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면. 이러한 상황이 민주주의를 다시 봐야하고, 다시 생각해야 하는 상황까지 끌고 갔다. 힘을 합해 방향을 바꾸어야 하기에,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하기에. 지도자가 괴물이 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각계에서의 움직임이 나타났다. 국민의 동의에 의해 권력을 위임받은 정부와 국가기관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고, 권력을 등에 얹고 괴물이 되어 국민을 공격하는 비이상적인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위기는, 우리의 저항으로 나타나고 있고 우리의 문제 의식은 또 다른 행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총체적인 현상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힘을 모으자고 말하는 이 책은 바로 그런 책이다. 

   
 

얼마 전 'CEO 대통령' 담론이 유행하면서 이 담론에 의해 정부가 교체되는 걸 봤습니다. 그런데 이 담론은 지금 우리가 공부하려는 국가 이론에 비추어보면 성립할 수 없는 언어조합이에요. 철학에서는 이를 수행모순performative contradictoin이라고 하죠. 특정한 언어 조합이나 행동 조합이 출발부터 모순을 갖는 겁니다. 수행을 하면 할수록 모순은 더욱 심화되지요. 대통령의 어원은 사회자, 조정자, 균형자란 뜻이에요. 여러 대립되는 측면과 이익, 주장들 앞에 서서 조정한다는 뜻으로, 사회자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그래서 여러 견해와 이익을 조정하고 균형을 잡는 공공성의 표상이에요.
그런데 CEO란 바로 사익의 표상입니다. CEO는 사적 기업의 최고 경영자로서 경쟁사를 제압하고 시장을 얼마나 더 확대할 것이며 얼마나 더 많은 이윤을 낼 것인가를 목적으로 하죠. 그래서 CEO의 역할을 키우면 키울수록 대통령의 역할은 줄어들 수밖에요. 반대로 공공성의 표상으로서 대통령의 역할을 하려면 할수록 CEO의 역할은 줄어들어야 되죠. 결국, 'CEO 대통령'이라는 표현은 모순일뿐더러, 국가와 공공성의 표상인 대통령을 모욕하는 말이죠. 그런데도 우리의 보수 언론과 지식인들은 이를 자랑스럽게 쓰고 있어요. 
- 82p <민주공화국에서 국가를 다시 생각하다 - 박명림>

 
   


괴물 지도자를 만들어 낸 것은 결국, 우리였다. 이런 모순되고 말도 안 되는 위치를 설정하고 그에 부응한 것도 우리였다. 모순된 지도자를 만들어 놓고, 우리는 세월을 역행하는 많은 사건을 접하게 된다. 민주주의라는 체제도 흔들릴 정도의 사건들. 그리고 지금 우린 민주공화국이라는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된다. 사적인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지도자를 뽑아 놨으니,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은 하려 하지 않고, 부를 누리고 있는 사람들의 이익만 더 불려주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내린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된 현상이었다. 그 속에서 고통받는 시민들, 괴물의 존재를 물리치고 다시 바로 설 수 있는 방법. 우리의 권리를 제대로 행하는 것이다. 끊임없는 논의와 관심이 이루어져야 한다. 포기하지 말고, 끝없는 시도로 '민주주의'가 제대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강자에 대한 동일시와 욕망, 약자 또한 약하다고 인식되는 가치에 대한 경멸과 혐오. 저는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이 집단 심리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 작은 현상 중 하나가 부자는 철저히 계급 투표, '유물론 투표'를 하는데, 가난한 사람은 '욕망 투표'를 한다는 겁니다. 사회적 약자가 자기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 아니라 동일시하고 싶은 사람에게 투표하면, 양극화는 약자의 동의 아래 철저히 합리화되겠죠. 저는 이걸 전반적으로 탈식민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자신을 누구의 시각으로 볼 것인지가 문제라는 거예요. 자신을 억압하는 자의 시선으로 볼 때 민주주의는커녕 개인의 행복도 불가능하죠.
- 127p <국가에 대한 명예훼손? 이 시대 소수자가 만들어지는 방식 - 정희진>

 
   

 강자를 뽑아 놓으면, 우리도 강자처럼 될 거라는 어리석은 욕망. 그러한 욕망이 결국은 강자만 배불리는 지도자를 탄생시켰다. 내가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약자의 편을 들지 않는다. 그런 모순된 행동들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 어느 나라와 우리 나라를 비교하며, 왜 우리는 그런 복지를 하지 못하냐, 왜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하냐. 그것은 결국, 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문제가 아닐까? 더 좋은 사회를 원하고, 더 좋은 삶을 원하면서 행동은 반대로 하고 있으니. 약자, 소수자임에도 불구하고 강자의 사고방식과 똑같이 행동하니. 결국, 우리는 먼 길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우리의 위치를 재정비하는 사유. 생각해볼 문제다. 

기형적인 민주주의. 그리고, 사회의 현상들, 변화. 그 속에서 고통받는 20대, 10대. 결국, 쌓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삶을 쌓아가는 것은, 또 다른 세상을 살 그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래는 생각하지 않고 닥친 하나만 생각한다. 20대에게는 40평 짜리 집을 마련한다는 것이 허구가 되고, 아이를 못 나을 세상이 되고, 꿈보다는 안정이 중요한 세상이 되어 버렸다.  

   
 

 폴 비릴리오에 따르면 외연적 속도와 내포적 속도가 있답니다. 쉽게 말해서 산업화에서 정보화로 넘어갈 때는 외연적 속도를 내포적 속도로, 기계적 속도를 전기적 속도로, 눈에 보이는 신체의 속도를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과 상상력의 속도로 바꿔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는 아직까지도 전前 시대에 묶여 있다는 겁니다. 그나마 지난 두 정권에서는 앞으로 가는 듯 했는데, 지금은 과거로 돌아가고 있으니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 걱정됩니다. 
정치로 넘어가게 되면 산업혁명 당시와 정보화 혁명 당시의 인터페이스는 다릅니다.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원리가 달라요. 산업혁명 당시에는 기계가 상수입니다. (... 중략...) 그런데 정보화 혁명 시대가 되면 인간이 상수예요. 인간에 맞춰서 기계를 디자인해요. 햅틱폰 같은 촉각 인터페이스가 바로 그 예입니다. 인간을 상수로 놓는 거거든요. 즉 정보화 시대에는 전 국민이 권력자를 따라 배우는 게 아니라 거꾸로 권력자가 국민한테 맞춰줘야 되는 겁니다. 그러자면 민주주의를 더 확대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거꾸로 가고 있잖아요. 이른바 법치를 주장하지만, 자신들은 법을 전혀 안 지켜요.  
- 265p <미디어 패러다임에 서서 민주주의를 기획하다 - 진중권>

 
   


우리가 뽑은 지도자들이 세상을 바로 보려고 하지 않는 것. 자신들이 생각해온 것들만 맞다고 생각하는 것. 국민의 말은 귀기울이지 않고, 척도 안 하는 것. 민주주의의 파괴를 자신들이 먼저 하고 있는 것. 이 사회 현상에서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발버둥 쳐야 한다는 것. 그것이 안타깝고 분하고 화가 나지만, 결국 끊임없는 논의와 노력, 작은 행동이 모여 우리가 원하는 민주주의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고통 받는 사람이 우주의 중심이다."라고 노벨평화상을 받은 엘리 위셀의 말처럼, 가장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이 중심이 되어 행동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제가 전 세계를 다녀보니까 나라마다 자본주의의 색깔이 다르더라고요. 또 민주주의의 온도도 달라요. 북유럽과 영국이 다르고, 영국과 프랑스가 달라요. 프랑스와 미국이 또 다르고요.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절대로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그나마 이렇게라도 온 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여기 계신 여러분이 피땀을 흘렸기 때문이죠. 세상에 공짜는 없거든요. 노력하는 만큼 얻는 게 아닐까요? - 375p <창조적 시민들, 대안을 실천하다 - 박원순>

 
   


이 책의 결론이다. 많은 이야기와 분석, 비판, 문제제기, 해결해 나갈 방법, 행동하라는 설득 등 각성을 부르는 말들이 있었다. 행동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박원순의 유하면서도 명쾌한 결론. 세상에 공짜는 없다, 노력하는 만큼 얻을 것이다. 그렇다. 이 모든 논의가, 그리고 우리의 저항의 흔적들은 우리를 여기에 서 있게 했다. 이쯤에서 다시 민주주의를 논의하는 것도, 뭔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방향을 다시 바로잡기 위해, 우리만의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모두 노력하고 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에 귀기울이고 듣고, 마음을 다잡는 것도 결국, 우리가 원하는 색을 가진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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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즐거움의발견>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플레이, 즐거움의 발견 - 우울한 현대인이 되찾아야 할 행복의 조건
스튜어트 브라운 & 크리스토퍼 본 지음, 윤미나 옮김, 황상민 감수 / 흐름출판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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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이가 멋진 이유는 목적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즉, 그 자체가 목적인 활동은 놀이의 요건 중 하나를 충족하는 셈이다.  - 68p  
   

 놀이, 우리가 제대로 놀아보았던 기억은 언제인가? 마음 놓고, 하고 싶은 걸 하며 즐겁게 말이다. 현대인은 얼마나 놀고 있을까? 하루 24시간 중 얼마나 노는데 할애를 할까?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놀지 못하고 있는 우리가 안쓰럽다.  

아이들이 시시때떄로 말한다. "저랑 놀아주세요.", "우리 같이 놀아요.", "놀고 싶어요."라고. 아이들은 왜 그렇게 놀이를 갈구하는 것일까? 그 답은 아이들의 표정과 기분에서 발견할 수 있다. 신나게 놀 때 즐거움, 그 웃음, 그리고 그 후에 편안한 잠. 잘 놀고 난 하루를 마감한 아이들은 기분좋게 잠자리에 든다. 생떼를 쓰지도 않고, 화를 내지 않는다. 그 놀이가 주는 즐거움, 행복은 아이들을 편안하게 한다.  

우리는 너무 놀이를 무시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플레이, 즐거움의 발견>에서는 놀이를 무시하지 말라고 말한다. 놀지 못하고 자란 아이가 범죄를 저지르는 어른으로 자란다는 것도 예를 들어 설명해준다. 놀이는 창의적인 생각을 주고, 원하는 것을 성취해 준다는 것을 중요하게 기억하라고 말한다. 현대인이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도 잘 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놀이는 규칙적인 리듬의 변형이고 공을 튀기는 것이며, 경직된 삶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춤이다.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하루를 만드는 것은 '무의미한 순간'이다. 우리는 놀이하는 우주 속에 살고 있다. 나는 우주론과 생물학에서 이런 생각의 힌트를 얻긴 했지만, 힌두 전통은 오래 전부터 현실세계를 창조한 힘의 원천을 놀이로 보았다. 산스크리트어로 릴라Lila는 심심풀이, 오락거리, 놀이를 의미하는 개념이다. 릴라는 성스러운 절대자의 창의적인 놀이로 발생한 모든 현실(우주를 포함해서)을 뜻한다. - 87p

 
   

 놀이는 우리의 하루를 유의미한 순간으로 만들 수 있다. 나를 특별하게 만들기도 한다. 노는 즐거움은 아이는 물론 어른, 그리고 동물들까지 알고 있다. 놀이를 통해 우리는 타인과 관계맺는 게 쉬워지고, 내 안의 잠재력을 끄집어 낼 수 있다. 글쓴이는 놀지 않는 사람을 멍게에 비유한다. 다 자란 멍게는 게으름뱅이가 되고 수동적으로 변한다. 그 이유는 흘러가는 해류가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탐험할 욕구도 자양분을 구할 필요도 없는 멍게는 끔찍하게도 자기 뇌를 먹는다고 한다.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멍게는 뇌를 먹는 좀비가 된다."라고 말한다. 성장하고 발달하길 스스로 멈춘다면, 그 뒤부터는 쇠퇴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도 놀이하기를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즐길 수 있다면 인간은 쇠퇴하지 않고 점점 진화할 것이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도 놀지 못하고, 놀이를 멈추게 되면 그때부턴 멍게처럼 될 수밖에 없다. 

   
 

 놀이는 낙관적이 생각과 창의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사람들은 새 옷, 새 차, 처음 듣는 농담 등 새로운 것에 흠뻑 빠지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것을 수용하면, 지금은 필요하지 않지만 앞으로 필요할지도 모르는 능력을 테스트할 기회가 생긴다. 그냥 좋아서 했는데, 알고 보니 자기 자신한테 좋은 일을 하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 85p

 
   

놀이 때문에 세상이 발전하고 변화하기도 한다. 과학자, 예술가, 인문학자, 의사 등 그들이 일을 일로만 생각했다면 세상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을까? 놀이로 생각하고 즐겼기에 많은 것을 발견했고 우리는 편리해지고 풍족해지고 사고가 넓어질 수 있었다. 어떤 것을 좋아하며 하는 사람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이길 수 없듯, 어떤 일이든 즐겁게 재밌게 놀이로 생각하고 한다면 어느새 자신이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다. 

   
 

 놀이는 사회화를 배울 수 있는 터전이다. 놀이는 신뢰, 공감, 배려, 나눔이라는 뿌리를 심어준다. 우리는 절망에 빠진 다른 인간을 보고서 그 절망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인다. 우리는 게임, 스포츠, 자유 놀이를 통해 공정함과 정의를 이해한다.  
............... (중략) 
놀이는 사회 폭력을 줄이고 커뮤니케이션의 폭을 넓힌다. 예를 들어 사람들 사이에 사회적 경제적 격차가 크더라도 연고지의 스포츠 팀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갈등 관계에 있는 다양한 문화 및 인종 집단이 함께 놀이를 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 276~277p

 
   

놀이의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춘기, 어린 아이, 어른까지 그들이 잠재하고 있는 능력을 이끌어주며,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할 지 알게 해준다. 이 책을 교육을 집행하는 윗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미술, 음악, 체육 과목을 없애고 아이들의 놀 시간을 방해하는 그 교육정책과 억압이 아이들을 얼마나 비뚤어지게 하고, 불행하게 하는 지 말이다. 공부만 하는 아이들은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그들이 뭘 원하는지 모른채 숫자 놀음에 휘둘리고 있다고 말이다. 인생은 놀이를 통해 바뀔 수도 있다. 자, 이제 우리는 모든 이들에게 놀이를 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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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심리학 / 꿈꾸는 20대, 史記에 길을 묻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우울의 심리학 -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울증에 관한 심리 치유 보고서
수 앳킨슨 지음, 김상문 옮김 / 소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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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쩐지 이 책은 내게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그도 그럴 것이,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사람이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바로 내 남동생. 남동생은 천안함 생존자다. 5월 1일 제대를 하고, 한 달 조금 넘게 지났다. 언제나 밝은 녀석에게 이상한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제대를 하고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받으며, 잘 버티는가 싶었는데 요즘 조증과 울증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주기가 짧아져 녀석도 난감한 듯 보였다. 

제대 후 정신과 치료를 권유했는데,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한 달에 한 번의 치료는 동생에게 별 효과를 보이지 못했던 것 같다. 예전에는 농담으로 받아들였던 말에도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고, 조금만 큰 소리가 오가도(그녀석에게 그런 것이 아닌데도) 이유 모를 화를 낸다. 그 상황이 지나가고 나면 모든 게 자기 탓인 거 같다며 죄책감이 든다고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우울증의 감정, 행동양상들이 동생에게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동생에게 권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울증과 분노 

우울증은 분노의 또 다른 면이다. 미라 체이브존스는 자신의 책 <우울증에 대처하기>에서 우울증을 '얼어붙은 분노(frozen rage)'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우울증과 분노의 연관성은 나뿐만 아니라 내가 대화를 해본 우울한 사람들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사람은 화를 표출할 만큼의 안전함을 느끼지 못할 때 화를 무의식 속으로 짓누르게 된다. 그때 우리의 몸은 화를 속으로 삭이기 위해 애를 쓰는데, 그게 실패하면 우울증(또는 위궤양이나 심장병)이 야기된다. - 69p

 
   

 동생은 자신의 안에 분노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왜 그 사건이 일어나야만 했는지, 왜 아무런 이유도 없이, 죄도 없이 동료들이 죽어야 했는지. 동료 가족들의 아픔을 보면서, 상처받은 자신을 보면서 문득 문득 떠오르는 분노를 아무렇지 않게 느끼다가도 표출하곤 한다. 그 안에 분노가, 상처가 되어 충동적인 행동이 밖으로 나타날 때가 있나 보다.  

   
 

 우리가 망각하는 두 가지 고통이 있다. 하나는 정도가 너무 약해 우리를 전혀 괴롭히지 않는 고통이고, 두 번째는 기억하기에는 너무나도 끔찍한 고통이다.  - 루이스 스머즈  
- 91p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의 고통은 대체로 두 번째 고통이다. 기억하기에는 너무나도 힘든 고통이 불쑥 불쑥 찾아올 때, 감정의 굴곡은 커진다. 마음 속에 짓눌리고 숨겨진 감정들이 어떤 불씨때문에 되살아날 때 화를 내거나, 숨거나, 절망하게 된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좀먹는 정신과 즐거움, 행복들이 안타까워 보인다.  

   
 

 우울증이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것은 아니었다. 실은 우울증 저편에 숨어 있는 존재가 더 끔찍했다. 숨어 있는 존재들을 나는 '아주 의미심장한 것들'이라고 부른다. 각자에게 '아주 의미심장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게 우울증 극복에 있어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 101p

 
   

우을증을 극복하는 것은 쉬워보이지 않는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다. 자신이 걸려보지 않았기에 굴 속으로 파고드는, 불쑥불쑥 화를 내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우울증이라고 공개한다면 다른 사람보다 더 이해받을 수 있겠지만, 공개하지 못하고 혼자 끙끙 거리는 사람의 겨우 더욱 외롭고 고통스러워 보인다. 그래서 우울증이 자살로 가기 쉬운 것 같다.  

   
 

 화났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우울증을 탈출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이다. 가슴 아프고 상처받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역시 우울증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이다. 성적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죄책감을 넘어서서 "신이시여! 나에게 이렇게 굉장한 느낌들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 194p

 
   


솔직함, 그것이 우울증 탈출의 첫 번째 단계인 것 같다. 동생이 말한다. "자신이 죄를 지은 거 같고, 그래서 한없이 작아져." 그래서 난 그랬다. "니가 죄를 지은 게 없다. 죄를 지은 게 있다면, 이러한 상황을 만든 나쁜 정치인 새끼들이다. 관계의 악화가 그런 사건으로 일어난 것이다. 살아남은 자에게 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그래 니가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죄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면, 아마 동생은 절망할 것이다. 자신의 늪으로 더 빠져들 것이다. 솔직하게 말하는 이에게 용기를 주는 것. 우울증을 극복하도록 돕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에서는 우울증을 극복하는 여러가지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감정을 조절하고, 기분을 바꿀 수 있는 방법. 무엇인가를 배우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마음을 다스리는 일. 그런 것들로 조금씩 극복할 수 있다면 그래서 자기 안으로 파고들지만 않는다면 감정을 파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모두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그 가능성 안에서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죽음을 선택하지 않고, 살아갈 힘을 얻는 방법. 어쩌면 이 책은 그것을 위한 작은 답을 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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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의 심리학 / 꿈꾸는 20대, 史記에 길을 묻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꿈꾸는 20대, 사기史記에 길을 묻다
사마천 지음, 이수광 엮음, 이도헌 그림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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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최선의 지도자는 백성의 마음에 따라 다스리고, 차선의 지도자는 이익을 미끼로 백성을 다스리고, 보통의 지도자는 도덕으로 백성을 설교하여 다스리고, 최악의 지도자는 형벌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여 다스리고, 최하의 지도자는 백성과 다투면서 다스린다. 

<사기열전> - 사마천  25p

 
   

 이책의 초반에 이런 말이 나온다. 무릎을 탁 쳤다. 하하, 이렇게 통쾌하고 정확한 말이 어디있느뇨. 그 후, 지방 선거가 있었고 우리의 지도자는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극명하게 드러났다. 우리의 지도자는 최하도 안 된다는 게 서글펐지만, 어쨌든 많은 사람이 그만큼 느끼고 있다는 것에 대해 안심했다.  

그렇게 유쾌하게 펴든 이책에는 각 주제별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사람, 열정, 신념, 타인의 마음, 인생의 원칙, 자신감 별로 나누어 인물과 사건을 묶었다. 이책은 20대를 타겟으로 <사기>에는 이런 저런 좋은 이야기들이 있으니 읽고 교훈을 얻으라고 말하지만, 사실 <사기>는 모든 이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다. 역사적 사건이나 과거의 이야기들은 우리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준다. 그리고, 분명 어떤 원인 때문에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춘추전국시대의 이야기이기에, 생각보다 잔인한 이야기도 있고, 전쟁이나 정치에 한정되어 있어 지루하거나 반복된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들은 분명 의미있는 이야기일 것이다.  

아들의 미래를 위해서 죽음을 택하는 전제의 노모,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최저, 대쪽같은 법관 장탕, 나라에서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원칙을 고수한 위앙, 하나에 꽂혀 죽을 때까지 그 원을 풀고 싶었던 오자서, 잘못을 칭송으로 둔갑시킨 동방삭 등 한 명 한 명의 인물들을 뜯어보면, 작고 큰 교훈들이 숨겨져 있다.  

20대가 읽고, 작은 깨달음을 얻는 것도 좋겠지만, 권력을 어리석게 휘두르는 못난 정치인들도 좀 봤으면 싶다. 하긴, 이 책을 보면서 다른 곳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겠지. 사람을 죽인다라던가, 모략으로 이간질한다던가. 사람은 취하고 싶은 것만 취하니 말이다.  

사람들은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 또, 권력을 갖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길 바란다. 하지만, 있지 말아야 할 곳에, 어리석은 상태로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위험한지.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자 우리, 사기를 읽자. 그리고 이 판국을 뒤돌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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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 - 여자, 당신이 기다려 온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 1
노엘라 (Noella) 지음 / 나무수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그림에 관한 이런 저런 책들을 읽어 봤지만, 그림과 음악이 크로스된 책은 처음이다. 엄밀히 말하면, 그림과 음악이라기 보다는 화가와 음악가의 크로스지만 말이다. 이 책은 에세이와 예술의 이야기가 혼합된 책이다. 초반에는 사랑에 대한 감성으로 가득찬 서두 때문에, 정보와 감정의 혼란이 오기도 했다.  예술가들의 생이 작가의 감정에 투영되어 나타난다. 이 책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세세하게 설명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예술가, 그 주변 사람, 상황 등의 서술로 이끌어 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클래식은 그림보다 생소하기 때문에, 낯설은 이야기가 많았다. 작가는 음악을 전공했고, 그림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화가와 음악가를 비교, 대조하여 설명했고, 사랑, 창조, 자유, 일상이라는 주제를 놓고 예술가들을 분류했다. 사랑을 사랑하는 작가의 성격이 잘 드러날 정도로 각 예술가들의 사랑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 소재로 등장한다. 누가 누구와 사랑을 했으며, 그 사랑 때문에 어떤 작품이 탄생된 건지 확인할 수 있다.  

<1장, 괜찮아, 슬픔은 곧 지나갈거야>에서는 좀 과도하다 싶은 작가의 감정 표현 때문에 예술가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2장을 지나 3장, 4장에 도달하면 그 과함이 누그러들어 예술가들에게 잘 집중할 수 있다. 뒷 장으로 갈수록 작가는 어떤 아포리즘을 전하려고 하고 있고, 그 아포리즘이 어느 정도 설득력 있어 보이긴 한다. 어쩌면, 작가는 이 책을 쓸 때 사회의 통념에 대한 거부를 예술가들을 통해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림이나 음악에 관한 책을 많이 접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숙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큰 도움은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림과 음악에 대해 잘 모르고, 이제 알아보고 싶다는 초보한테는 쉽게 읽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술 에세이라고 해두자. 너무도 너무도 여성적인 예술 에세이. 감정이 많이 삽입된 예술에 관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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