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배워야 한다 - 이오덕 선생이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말씀
이오덕 지음 / 길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떻게 살 것인가를 떠올릴 때마다 고 이오덕 선생님을 생각한다. 그 분께서는 뾰족한 이론 같은 것 모르신다고 말씀하시면서, 아이들에게 우리말을 부려 쓰는 일을 통해 표현하는 가르침을 베푸느라 한 평생을 보내셨고, 대인다운 면모로 교육을 걱정하시면서도 한국 교육의 모습을 그려주셨다.

무엇보다 고 이오덕 선생님의 교사 생활이 출세 지향적이었거나, 점수를 따려고 노력한 그것이 아니었으며, 오로지 아이들의 성장에 관심이 있으셨던 것에서 내 모습을 비추어 보곤 했다.

이 책은 월드컵에서 보여준 우리의 힘에 감격하신 글들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한국의 스포츠 쇼비니즘적인 광적 애국주의에 찬성하시는 것은 당근 아니다.
축구를 잘 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도 아니다.

다만, 우리에겐 이런 좋은 에너지가 있었는데 그것이 역사적으로 억압되었던 것이 2002 월드컵으로 표출되었던 것이 가능성을 보셨던 것이다.

이제 고인이 되신 선생님께 부끄러운 것은 2006년 월드컵에서는 그런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도 보여주지 못했을 뿐더러, 다시 백인 지상주의적인 감독에 대한 러브 레터를 이번에도 보냈고, 응원 문화도 상업지향적 플레이에 빠져버렸고, 일부 청년들의 광적인 축제 뒤풀이는 스포츠 쇼비니즘의 광적 국가주의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선생님께서 가장 걱정하시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 대한 사랑이 없는 교육. 아이들을 죽이는 교육이 아직도 이 땅의 학교에서 자행되고 있고, 부모들이 저지르는 일이라는 것은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학교에서 친구를 폭행하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엉망이 된 시스템은 그 아이들 개인의 문제가 아닌 때문이다. 괴롭힘을 받아 죽은 6학년 아이, 정현이가 이젠 걱정 없는 세상에서 편안히 살기를 바라며, 담임으로서 늘 조마조마한 마음인 것은 교사 아닌 이들은 알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담임을 하기 싫어하는 것은 일이 많아서가 아니다. 담임을 하지 않으면 보람도 그만큼 없다. 그러나 담임이 져야 하는 책임은 무한 책임이기 때문에, 요즘의 무지막지하고 무차별적인 학부모의 폭력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은 언제나 담임의 자리이기 때문에 갈수록 담임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모든 학교의 실정이다.

아이들을 놀이터에서 마음껏 놀게 하지 못하는 나라. 아이들이 발랄하게 뛰어 놀고, 창의력을 기르는 놀이 속에서 예술가의 심성을 배우며, 친구가 공부보다 중요함을 가르치지 못하는 나라의 미래는 과연 조금이라도 있을까? 대답은 부정적이다.

이 책에서 다룬 또 하나의 테마는 국어에 대한 애정이다. 선생님은 우리말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셨다. 식민지 시대를 살아오신 분으로서, 그 세대에 정리하셔야 했던 일본어 찌꺼기에 대하여 관심을 많이 기울이셨다. 넓게 본다면 한반도에서 발원한 <한어>가 일본 열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어 지금은 <한어>와 <일본어>의 두 양태로 살아 남았는데, 연변 조선족과 이북 사람들, 이남 사람들이 쓰는 이 말을 <한국어>라고 함은 어불성성이다. <한어>라는 가치 중립적인 용어를 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조선어>라는 말은 임시 방편으로 쓸 수는 있을지라도 우리말의 정확한 용어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어도 한어라고 하지만, 한자가 다르고 쓰임이 다르므로 통용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 늘 생명 기르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으신 선생님. 그것이 참교육이며 올바른 교육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신 선생님을 생각하면, 날마다 갈팡질팡하는 내 얄팍한 마음은 볼수록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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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6-10-08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오덕 선생님의 책은 아동문학을 공부하면서 알게 됐는데요.
우리 글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아끼셨던 분이란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실때도 그 점을 무척이나 강조하셨고...
좀 더 우리곁에 계셨으면....얼마나 좋았을까요...

2006-10-08 2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06-10-14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당연필님... 아동 문학과 어린이 그 소중함에 대해서 이오덕 선생님은 얼마나 철저하셨는지요. 아이들을 모두 하느님으로 보신 분. 그래서 아이들이 모두 소중하단 것을 아신 분이시죠. 조 카페엔 함 가볼게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