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세기 포토 다큐 세계사 2 - 영국의 세기
브라이언 모이나한 지음, 애너벨 메럴로.세러 잭슨 사진편집, 김상수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영어는 미국의 약진을 통하여 세계 공용어화 되어버렸지만, 제국주의 시대 영국의 영토는 거의 온 지구상의 경도를 통틀었다고 할 만하다. 그래서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었던 셈인데...
이 사진집의 뒷표지는 씁쓸하다. 왕세자비 다이애나의 결혼식 사진인데 면사포가 바람에 날려 몹시 스산하게 보인다. 결국 그녀의 갈망과 죽음은 의문에 싸인 채 영국의 20세기와 함께 웬수의 나라 프랑스에서 끝이 났다.
이 책을 읽으면서 슬슬 웃음이 나기 시작했다.
영국의 힘이었던 철강과 빅토리아 시대로 문을 연 이 책은, 강력한 식민 정책에 대하여 상세하게 쓰면서도 잔혹한 식민지의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은 없었기 때문이다. 역시 팔은 안으로 굽는 것이겠지.
20세기 초반만 해도 그 이름도 웅장한 승리의 빅토리아 시대가 돌이킬 수 없이 물먹는 하마가 되어버린 것은 세계대전 탓이 크다. 200년의 식민 정책을 모두 포기하게 만든 두 차례의 세계 대전과, 이스라엘같은 뜨거운 감자 덕에 끼어들어본 중동 전쟁, 최근의 이라크 전쟁까지... 영국은 실속없는 전쟁을 하고 만 셈이다.
아직도 한국인들은 '영국'을 <대영 제국>으로 기억하고 있다. 제국주의 일본의 역사관에서 탈피하지 못한 용어다. 을 <대영 박물관>으로 표기하는 특이한 나라. 물론 영국의 공식적 이름은 '그레이트브리튼 및 북아일랜드 연합왕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이지만... 우리 나라 이름은 '대 한민국'(Great Han people's nation)이지만 어느 누구도 great를 기억해주지 않고, 그저 고려[Korea, Coree] 정도로 부른다.
산업 혁명 이후 도시화가 가장 먼저 정착된 나라였던 만큼, 시골 생활에 대한 향수도 단골 메뉴다.
인도에서 코끼리 타고 벌인 호랑이 사냥을 호사가들 수다떨듯 실어 놓았지만, 어디서도 간디나 인도인들의 수탈당하는 모습을 볼 순 없었다. 플랜테이션을 만든 나라. 영국.
세계인의 연인, 뭇 여성의 동경의 대상이었던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불행한 결혼 생활 끝에 불행한 결말을 맺은 것은 영국의 20세기를 어둡게 문닫게 하는 한 장면이 되고 말았다.
아직도 세계 은행의 중심으로 탄탄한 영국은 또 한번의 제국주의가 부활하기를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딱정벌레(비틀스)의 나라, 뮤지컬의 런던은 과연 어떤 속내를 담고 있을지...
우리가 런던에서 지하철 표 자판기를 이용하지 못하고 당황할 때, 서슴지않고 도움을 준 어느 대학생의 고마움과, 그 좁고 냄새나는 튜브에서 재앙재{災)자를 등에 새긴 젊은 여성의 모습으로 기억된 영국.
그 식민의 역사를 증언하기엔 이 책은 너무 얇고 부실하단 생각이 든다.
세계의 역사를 기술한 선구자의 나라가 <영국>이다. 역사 속의 영국은 자기 모습을 제대로 그릴 수 없었던 것이 당연한 일일는지도 모른다. 제 뒷모습을 그릴 수 있는 자화상은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