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돌아왔다 - 2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김영하 소설집이 배송되는 동안

도서관 서가에 가보니 예전에 읽었던 이 책이 날 부른다.

 

김영하를 제법 몇 권 읽었지만,

내 기준으로 압권은 '오빠가 돌아왔다'다.

이유는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인물들의 형상화라 말하겠다.

 

김영하의 사람들은 좀 흐릿하다.

작가거나 편집자거나 감독이거나가 많고,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처럼 존재감이 강하지 않다.

그리고 제목들도 철지난 유행가 가사의 한 소절처럼 강렬하지 않다.

 

그런데, 천명관이나 성석제의 말맛처럼,

사람을 그리는가 하면

말맛에 휩쓸려 따라가게 되고,

소설을 맛깔나게 읽을라치면

또 개성적인 인물이 또렷하게 살아나는

단편 한 편을 읽었을 뿐인데

오래오래 들어온 라디오 연속극의 인물들을 만난 듯한 기분이 드는 작품,

오빠가 돌아왔다.

 

옆에 못생긴 여자애 하나를 달고서였다.

화장을 했지만 어린 티를 완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43)

 

오빠는 아빠를 치고,

아빠는 오빠를 고발하고,

대화는 주로 욕설로 시작해서 비속어로 끝나며,

말과 말 사이가 긴장으로 가득하다.

 

2002년 발표된 작품인데,

이런 쫄깃한 작품들이 좀 더 들어있다면... 하고 바라는 건 과욕일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레삭매냐 2017-06-09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에 집에서 책 정리를 하면서
이 책을 본 것 같은데 정작 읽은 것
같지는 않네요.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작가분이 나오신
것 같은데, 신간 발매와 더불어 아주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