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이반 - 저학년을 위한 톨스토이 이야기 1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연은 옮김, 조성덕 그림 / 아낌없이주는나무 / 2001년 3월
평점 :
품절


아내가 아이 쇼핑을 즐기러 간 사이 이마트 도서코너에 앉아서 바보 이반을 읽었다.

한 20년도 더 전에 이 이야기를 읽었을 것이다. 별로 기억에 남는 것도 없이...

요즘은 바보에 관심을 둔다. 바보처럼 사는 것이 어떨는지 해서...

바보 이반의 산 이야기...라는 책도 있더라만, 별로 맘이 내키지 않아 읽을 염을 안 내고 있다.

바보 이반을 통해 톨스토이는 어떤 삶을 바라보았을까를 한참 생각했다.

자연에 순응하는 삶. 결국 자연에 순응하는 바보 이반에게 톨스토이는 국왕의 자리와 부를 모두 주었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바보 이반이 국왕이 되는 자리에서 새로운 아픔을 잉태하게 되는 것이 세상 아니냐.

지금의 대통령을 바보 이반과 빗대어 본다. 역시 이건 아니다 싶다. 바보 이반은 무위의 정치를 펼칠 줄 알았는데, 지금의 대통령은 이라크에 파병하고 미국과 경제적 협상을 맺어 보려는 데 왜 그리 작위적인지 이해할 수 없다.

바보 이반의 재산도 싫다. 권력도 싫다는 점이나, 묵묵히 농사나 지을 따름이라는 점에서 톨스토이는 자연에 순응하는 무지렁이같은 삶의 가치를 읽은 것일까? 아니면 지배 계급의 이데올로기에 봉사하기 위하여 모두들 바보가 되라는 생각을 내세우려 한 것일까...

폭우가 온 나라를 훑고 간 자리에 뻘같이 남은 진흙더미를 보면서, 똑똑한 형들이 금세 빈털터리가 되어서 돌아오는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래. 우린 다 바보인게야. 너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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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6-07-20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잠깐의 시간에도 책으로 빠져드시다니...
울신랑도 그랬음 좋겠어요.

글샘 2006-07-21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제가 따라다니면 아내가 맘놓고 물건 구경 못하니까요.
기껏 가더니, 베개 하나 사왔더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