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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소녀 ㅣ 카르페디엠 8
벤 마이켈슨 지음, 홍한별 옮김, 박근 그림 / 양철북 / 2006년 6월
평점 :
나무 소녀는 나무를 잘 타는 마야 소녀다.
중부아메리카의 과테말라를 침탈하는 라티노들의 잔혹 행위를 고발하는 소설.
제국주의자들의 거짓되고 잔인한 행위들은 <역사>라는 거짓말 책에는 쓰여있지 않지만, 그 잔혹행위를 당한 사람들의 핏속엔, 유전자마다 피의 냄새를 기억하고 있게 되는 것 같다.
호주를 살해한 이야기를 적은 독수리의 눈.
어메리컨 인디언들의 학살에 대한 <운디드 니>와 <제로니모> 같은 책들에 비해 이 책은 훨씬 소름끼친다.
가족들을 모두 잃은 나무 소녀가 나무 위에 올라서 한 마을의 살육을 바라보고 있을 때, 내 눈에서도 뜨거운 눈물이 끝없이 흘렀다. 장난처럼 사람을 죽이고, 강간하고, 사냥하는 잔인한 짐승에 불과한 두발로 선 짐승을 읽을 때 책을 읽으면서 메슥거리는 구역질에 시달렸다.
이 책은 중고생 정도 되는 아이들이 읽으면 좋겠다.
식민지의 역사를 배우면서, 인간은 왜 평화를 공부해야 하는지, 왜 파시즘에 저항해야 하는지를 공부하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문학의 힘은 이런 것 아닐까? 할일 없는 부유국 남녀들이 짐승처럼 서로를 탐하는 느글거리는 글줄들은 문학이라고 하기에 추잡한 것이다. 약소했기에 평화롭게 살 수밖에 없었던 이들이 당한 이야기들. 이런 것들을 통해 핏줄 가득 펄떡이는 잔혹 행위에 대한 저항의 정신을 설명문으로 가득한 역사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이다.
나무 소녀라는 <형상화>된 인물을 통해서, 시대 배경을 인식하게 되고, 인간 역사의 보잘것 없음을 배우게 되는 좋은 교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