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의 친구들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현희 옮김 / 데미안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구로야나기 데츠코는 배우이자 <창가의 토토> 작가다.

창가의 토토가 참으로 톡톡 튀는 이야기들로 가득했던 재미로 기억되는 책이어선지, 토토의 친구들을 읽을 때 동화를 기대했더랬는데, 사실은 토토의 친구들이 아니고 데츠코의 친구들이다.

데츠코가 만났던 많은 사람들에 얽힌 에피소드를 부드럽게 적고 있는데, 가장 인상 깊은 사람은 율브린너다. 머리를 밀고 왕과 나를 수천 번 공연했던 사람. 강인하게만 보였던 그가 암에 걸려 마지막 공연을 하기까지 보여 주었던 철저한 연극인의 프로 근성. 가까이서 이런 것들을 전달해 주기에 데츠코는 참 적합한 인물이란 생각이 든다.

이탈리아에 갔을 때, 미리 약속을 했건만 당사자는 없고 앞집 아저씨(미스터 스타)와 즐겁게 보냈던 추억은 세상은 각박하기만 한 것은 아니란 생각과 함께, 조금은 넉넉해야 인심도 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황우석이란 사람이 천재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한국처럼 가난한 풍토에서 연구를 한다는 것은 실적 위주의 결과물을 내는 데 조급하게 쫓겨 다니기 쉽다는 느낌을 갖는다. 그의 거짓말에는 분노가 일지만 황우석의 몰락은 한국 과학의 몰락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막연히 생각해 볼까.

60의 나이에 사진을 배우기 시작한다는 릴리 스탄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환갑이 될 때 피아노 독주회를 열어볼까 하는 상상을 잠시라도 해 봤다. ㅋㅋ 힘들겠지만 재미있지 않을까? 아니면 정년 퇴직을 앞두고 제자들을 몇 불러 놓고 연주회를 연다든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삶을 살고 싶다.

데츠코가 만났던 사람들과의 즐거웠거나 당황스러웠던 일화들이 담담한 필치로 드러난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 그것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으리라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 사람들과 이렇게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기 까지는 나름 부지런한 노력이 따랐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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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연필 2006-06-16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가의 토토>를 읽고 반해서 이 작가의 책을 찾아서 보게 됐던데...
이 책도 읽어봐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