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는 개들
로랑 제라 글, 모르슈완느 그림, J-P 뒤부슈 채색, 이승재 옮김 / 문학세계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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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즐겨 가는 도서관에 가면 '독서 치료' 코너가 있다.
내 마음도 치료(?)할 겸, 상담 심리 공부도 할 겸 그 코너를 자주 가는 편인데, 이 책이 거기 있었다.
표지엔 빈라덴, 놈현, 부시, 후세인의 삼단계 진화 과정(?)인지 퇴화 과정인지가 실려 있다.
원래 한국 대통령이 그렇게 중심에 있었던 건 아닌 거 같고, 일종의 합성이 있었던 게 아닐까 한다.
세상을 지배하는 자들, 그 갈등의 중심이 한국이 있다는 건 아무래도 슬픈 일이면서 믿을 수 없다.

이 책의 정수는 뭐니뭐니 해도, 인물 캐릭터의 삼단 변화에 있다. 어쩜 그렇게 비슷한 개새끼로 둔갑을 시키는지 재주가 메주다.

전미 애견대회에서 - 이 대회는 일직이 전세계 국민이 개판이라고 인정한 공인대회이며 수상자에게는 하얀집이 선물로 주어진다. - 수많은 결격사항에도 불구하고 쟁쟁한 경쟁자를 가까스로 따돌리면서 ... 전 세계가 오존층 파괴로 걱정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여기저기에 개똥을 뿌리고 다닌다.... 부시를 비꼰 풍자의 한 대목. 부시가 변신한 개는 개중에 제일 별나고 철없이 날뛰고 기르기 힘들다고 소문난 어메리컨 코카 스패니엘.

한국개 진돗개와 노무현 대통령이 <사냥개 및 전투견> 코너에 속해있는 것은 참 불행한 일이다.
프랑스 넘들이 보기에, 조선이란 나라는 미국 따까리로 전투에 기어나가는 주요 교전국으로 보이는 모양.
특히 신문사 사장집 고양이와는 씻을 수 없는 원한이 있어... 성격 검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특히 그 검사가 일반 검사일 때 대놓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자국 대통령 자크 시라크도 프랑스산 포인터로 변신한다. 이넘도 사냥개로 핵실험을 하는 등 비판을 받는다. 역시 불어로 언어 유희를 즐기기엔, 자국 사정을 잘 아는 만큼 프랑스 대통령 편이 가장 적절한 모양이다. 그런데 우리가 불어를 모르니 그 언어 유희에 빠져보지 못함이 아쉬울 뿐이다.

제2 그룹으로 경비견 및 작업견에는 바오로 교황, 슈뢰더 독일 총리, 푸틴 러시아 대통령, 샤론 이스라엘 총리, 아라파트 의장, 카다피 리비아 원수 등이 있고,

제3 그룹으로 애완견 및 호사견에는 영국 총리, 여왕, 만델라 대통령, 코피아난 유엔총장, 장쩌민 중국 주석, 달라이라마, 시츄로 변신한 고이즈미 등이 있다. 영국이나 유엔, 일본이 이 그룹에 든 것은 좀 요상하다.

로랑 제라가 글을 썼는데, 프랑스어의 풍부한 언어 유희를 잘 살려 쓰느라고 고생 꽤나 했을 듯 싶다. 자기 소개에 특이한 말이 많다.
나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달라짐(그건 그렇군.)
가족관계 : 가족하고는 관계를 갖지 않음(녀석 하고는...)
출생지 : 프랑스 천재들의 본고장 브레스(???)
sex : active, 자유롭게
oral : active, 부드럽게
교육 수준 : 글은 아무나 쓰나
좋아하는 스포츠 : 누군가 그랬다. "스포츠는 마약과 같다" 고 미안하지만 난 마약 안 한다.(이 말 정말 맘에 든다.)

그림을 그린 모르슈완느도 장난꾸러기다.
이넘 왈. 나이 : 먹을 만큼
sex : 어마어마함
구사언어 : 프랑스어 많이, 영어 어느 정도, 스페인어 조금
좋아하는 스포츠 : 윈스터 처칠과 같은 생각(이 넘도 맘에 든다.)
건강의 비결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처칠은 한 손엔 위스키, 한 손엔 시가를 들고 이렇게 말했다.
"No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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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4-22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 치료 저도 받아야 될 것같아요 무작위 독서라서

글샘 2006-04-22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 치료는, 무작위 독서를 치료하는 게 아니고요...
마음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거던데요. 마음이 아프세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