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피할 수 없는 야스쿠니 문제
다카하시 데쓰야 지음, 현대송 옮김 / 역사비평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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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신사. 뉴스에서 많이 듣던 말이다.
라면 머리를 한 고이즈미(난 小泉 고이즈미를 들으면 故 이즈미란 상상이 떠오른다. 죽은 샘물이랄까)가 묵념을 드리는 신사.

한자로 쓰면, 靖國 神社인데 그 정자는 '편안하다. 다스리다. 조용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조선 시대 악장 중에 정도전의 정동방곡()이란 작품이 있는데, 거기 쓰이는 글자다.
동방이 우리나라의 이름이니 나라를 조용하고 편안하게 평정하는 노래... 이런 뜻이렸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에게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신사에 참배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 것인가? 그저 자유로이 할 수 있는 것인가?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은 일본을 싫어한다. 감정적으로 일본이 밉다. 우리 조상을 짐승보다 못하게 취급한 역사로 볼 때 미워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또 일본은 만화 영화와 각종 오락 캐릭터로 한국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일본 공포 영화가 수입되곤 한다.

일본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일본어 학원에 다닌 적이 있었다.
어느 날, 현충일에 대해서 일본어로 설명해 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난 현충일은 노는 날, 순국 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는 날로 막연하게 생각했다는 것을 알았다. 현충이란 말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충이란 ' 충성심을 널리 알리기 위해 드러내는 일'이 되겠다. 국가주의 애국심의 발로가 아닌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국을 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일이다.

일본놈들, 정신 못차리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A급 전범이 모셔져 있고, 일본군 외에도 조선인 21000, 대만인 28000명이 합사되어 호국의 신으로 받들어지고 있는 <전쟁 찬양>, <애국 현창>, <죽음의 기쁨>의 살아있는 교육장이다.
천황과 국가를 위해 죽는 것은 전혀 슬픈 일이 아니라 은총이자 행복함이라는 <국가주의의 억압>으로 승화시키는 연금술의 기제가 <야스쿠니 신사>의 숨어있는 은유다.

과거 침략 전쟁을 긍정하고, 앞으로도 세계 평화를 위해 <자위대>를 파견하는 당당한 일본을 선언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죽은 샘물 고이즈미'의 속셈이리라.

애써 전쟁 책임, 비전 명시, 추도 대상 과거에 한정하는 추도의식이라고 하지만, 전쟁을 부정하는 일본국 헌법을 굳이 부정하는 모습이 다시 고이즈미의 신사 참배를 둘러싼 정치적 혼네(本根)가 아닐까?

일본인들은 겉으로는 하잇, 소우데스카? 하는 다테마에(立前)를 갖고 있다. 그토록 상냥하고 친절하고 부드러울 수가 없다. 섬사람들의 조화를 중시하는 '와(和)'가 돋보인다. 그렇지만, 그들을 공부하려면 혼네를 잘 읽어야 한다. 그들은 좀체 혼네를 드러내지 않으므로. 다테마에만 보고 '별것 아니군' 했다가는 된통 당한다.

한일 경제 수역 협약을 맺을 때도 된통 당했고, 지금도 동해/일본해 논쟁은 지속되고 있다.

전사한 시점에 일본인이었기 때문에, 사후에 다시 일본인이 아닌 것으로 될 수는 없다.
일본의 군인으로 죽으면 야스쿠니에 혼령이 모셔질 거라는 마음으로 싸우다 죽었기 때문에,
유족의 요구만으로 철회할 수 없다.
내지인과 똑같이 전쟁에 협력하게 해달라고 해서 일본인으로 싸움에 참가한 이상
야스쿠니에서 제사는 당연하다.
대부분의 유족은 합사에 감사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조선출신 영혼들의 이름을 빼달라는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썩을 놈들.

일본에서 가장 인기를 얻기 좋은 정치 전략은 <국가주의 전략>이다.
축구가 아무리 일본을 이긴다 해도, 제 밥그릇만 움켜쥔 한국 정부로서는 야스쿠니 신사에 감을 놓든 배를 놓든 상관할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제 밥그릇만 움켜쥔 한국 정부로선 말이다.
오히려 제 밥그릇에 침이 튈까봐, 강제 징용, 위안부, 야스쿠니 합사 문제는 외면하고 <모르쇠>로 일관할 것이란 지랄같은 전망에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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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팀전 2006-04-19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샘..흥분하셨네요. ㅎㅎ 요즘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글샘 2006-04-20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네요. 흥분했군요. 그렇지만 이 책 읽고 나니깐, 막 짜증이 밀려오더라구요.
일본과 우리 정부에... 정치란 것이 원래 짜증스런 것이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