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기와 2 마음이 자라는 나무 37
차오원쉬엔 지음, 전수정 옮김 / 새움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빨간 기와와 까만 기와의 접점을 2권으로 편집한 것은 정말 맘에 안 든다.
아마 두 권으로 만들었으면 가격을 만원 정도밖에 못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세 권으로 나눠서 8천원으로 했으니 좀 더 벌겠지. 칫.
산다는 건 모두 다 속임수일까?

이 말은, 문화혁명기의 갈등을 잘 나타낸 말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70년대, 망명의 길을 떠난 홍세화씨나 윤이상씨가 그랬을 것이고,
이 땅으로 유학와서 간첩이 된, 서승, 서준식 형제가 그랬을 것이고,
80년 광주에서 산화한 숱한 꽃들과, 시들어버린 꽃들이 그랬을 것이다.

이 땅에서도 산다는 건 모두 다 속임수였다.
중국도 천안문에서 88년 다시 속았다.

빨간 기와는 참 낭만적인 소설이다.
많은 성장 소설들이 그렇듯이,
성장하는 아이들은 사실 제 몸 안의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하여, 주변을 살피지 못한다.
그래서 성장 소설은 어른의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제격이다.

이 소설이 회고체로 되어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어린 아이가 화자가 된다면, 그건 <신빙성이 떨어지는, 그렇지만 더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하기 위한 것일게다. 은희경의 새의 눈물이나, 주요섭의 사랑 손님과 어머니 처럼...

이 책은 뒤로 갈수록, 사소한 띄어쓰기, 오, 탈자가 많이 띈다.
가장 짜증나는 것은 중국 최대의 스승으로 일컬어지는 루쉰(魯迅)의 한자 이름을 盧迅으로 잘못 적었다는 거다. 어떻게 루쉰의 한자를 틀릴 수도 있는 것인지... 이런 사소한 것이 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매력덩어리다.
화자인 임빙과 여자 친구, 주변의 <도련님들>, 뭐니뭐니해도, 왕유안 교장 선생님의 복귀는 전설과도 같았고, 못난이 작문 선생님 <아이원>은 선생님이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귀감이 된다.

폐허에 핀 꽃도 아름답다.
역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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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03-26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루쉰의 한자어를 틀릴 수 있는지 정말 루쉰의 왕팬으로서 화가 나네요

글샘 2006-03-26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죠, 맞죠. 그런 거죠? 제가 이상한 게 아닌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