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탄잘리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22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김광자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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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잘리는 신에게 바치는 송가란 뜻이라는데,

이번에 채점 들어가서 해질 무렵 저녁을 먹고는 저물어가는 남한강을 보며 기탄잘리를 읽었다.
누가 나에게 하느님께 바칠 것을 내 놓으라고 한다면, 한 톨의 티끌도 없이 바칠 수 있을까?

불우이웃 돕기는 내가 줄 수 있는 것을 주는 행위가 아니었는데...

그의 경건한 어조와 고요한 마음은 오직 드리기만 하는 마음을 잘 나타낸다.

기탄잘리를 읽으면서 한용운을 떠올리는 것은 한용운이 그만큼 나에게 친숙하기 때문이요,
기탄잘리가 또 그만큼 한용운에게 친숙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기탄잘리같은 시를 우리 말로 읽는 것보다,
타고르가 쓴 그 말로, 그 보드라운 언어로 읽는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글일 것인가.

일본어 공부 10년 한 것을 별로 써먹을 기회가 없다가도,
간혹 일본어로 된 간단한 시를 일본어로 읽으면서 깜짝 깨닫는 순간을 느끼고는
원어로 시를 읽는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 많이 아쉽다.

이 책을 읽으면, 나는 한없이 작아지고, 나는 아무 것도 아닌 존재란 것을 알게 된다.
아침이면 따뜻한 이불 속을 그릴 것이 아니라, 우주와 나를 생각할 시간을 즐겁게 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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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5-12-19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현암사에서 나온 걸로 읽었는데...
나는 신의 입김에 의해 불리워지는 악기...
신의 소리가 아무런 여과없이 나를 통과하도록
나의 집착과 아상을 비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