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1 - 개정판, 종합편, 논술.토론.교양의 심화를 위한 43개의 주제와 43명의 놀라운 답변들 휴머니스트 교양을 읽는다 8
김용석.이재민.표정훈 엮음 / 휴머니스트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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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가면 소위 교양과목이란 것이 있다. 전공과목과 상대적으로 쓰는 말이다. 대학 2학년부터 전공을 주로 배운다면, 1학년에서 배우는 것을 교양과정이란 말로 쓰기도 한다.

그럼 교양이란 무엇일까? 표준어 규정에도 명확히(?) 규정된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란 교양.

이 책은 급조된 느낌과 얄팍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그야말로 대학 생활을 맘껏 놀면서 즐기라는 과정이 '교양 과정'인 것처럼 착각하고 대학 생활을 했던 내 과거처럼, 지식을 가볍게 얄팍하게 건드리면서 돌아다니는 독서 행위가 교양인 것처럼 착각하게 할 수도 있단 기분으로 읽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퇴계와 고봉>의 대화를 읽고 싶어 졌고, 히딩크가 말한 대로 <기초가 중요하다>는 최재천 교수의 말을 읽으면서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황교수의 문제를 생각했다. 임용고시 채점 들어가서 틈나는대로 읽으면서, 인문학이 문제라기 보다는 인간이 문제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신자유주의는 철저하게 인간을 사적 개인으로만 설정하고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공적 영역에서 자본과 권력의 지배를 정당화시킨다는 대목을 읽으면서는, 이 사회가 오로지 '경쟁, 경쟁'으로만 치닫는, 단 하나의 원리에 따르는 <생지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나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의 바깔로레아 시험은 대학 입학 시험인데 주관식으로 쓰는 시험이다. 백지에 쓰게 만드는 시험으로 대학을 가게 만드니,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체계적인 사고력과 논리력, 글쓰는 힘까지 가르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그러나, 한국처럼 얄팍한 수능 하나 봐서 대학가는 경우엔 사실 교양이 있을 필요가 별로 없다.
더군다나 작년이나 올해처럼 언어 영역이 애들 장난처럼 나는 경우엔, 교양이 많은 아이들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싸구려 영어 실력이나 좀 기르고, 인터넷에서 쌈박하게 정리해주는 탐구과목 좀 잘 하면, 언어는 그저 시험치는 날만 열심히 읽으면 좋은 성적 얻게 되어 있다.

시험에서 복수 정답이 한 번 나왔다고 대학 시험을 이렇게 장난치듯이 내는 나라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이냐.
아이들에게 공부를 하란 것인지, 말란 것인지...

대학에서 논술을 치르는 꼬락서니는 더욱 가관이다.
논술을 치른다고 한들, 과연 그것을 채점할 수 있는 교수나 교사 집단이 객관적으로 있을 수 있기나 한 것인지...

그렇지만, 형식적으로 논술을 치른다고 하니, 아이들은 칠삭팔삭 뛸 수밖에 없다.
알라딘 바탕화면에도 논술 교재가 주루룩 나열되어 있다.
안 읽는 것보담은 읽는 것이 낫겠지만, 역시 독서의 힘은 <독서력 讀書歷>에 있다.
어떤 책을 얼마나 읽어 왔느냐가 그 사람의 독서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책읽지 않고 논술 준비한다는 것에 대해서 난 비웃음을 보낸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독이면서 약일 수 있는 책이다.
이런 책을 통해서 독서의 앞길을 제시받을 수도 있으며,
이런 얄팍한 책이 독서의 앞날을 가로막을 수도 있기에...

더 공부할 문제라는 논술 거리 제시 의도는 좋았는데, 거기 번호 붙여논 꼬라지라니...
휴머니스트, 실망이야.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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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개 2005-12-21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임용고사, 사법시험 이라고 합니다.
고시는 행정고시, 입법고시, 외무고시 이렇게 합격하면 공직에 임용되는 시험이 고시라고 합니다. 리뷰하고 아무 상관 없는 얘기이긴 하는데 다들 모든 시험에 '고시'라고들 하셔서...

글샘 2005-12-21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글게요. 교육은 사실 행정부에서 월급은 받지만, 행정부에 속한 공무원이라고 보기엔 어려운데 말입니다. 암튼 신분은 공무원 신분이고, 요즘 워낙 시험이 어려워서리 다들 고시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요즘 공무원 시험준비하는 분들이 정말 힘든 경쟁 속에서 고생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슬픈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