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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받는 오리엔탈리즘
에드워드 W. 사이드 지음, 성일권 옮김 / 김영사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원 제목은 the crisis of Orientalism이다. 오리엔탈리즘의 위기...
에드워드 사이드의 이름은 조 사코의 팔레스타인이란 만화를 읽으면서였던가. 아니면 그 전에 어디서 들어봤던가...
그의 역작 오리엔탈리즘을 도서관에서 아무리 찾아도 찾기가 어렵다. 있기는 있다는데, 계속 대출중이고... 인기가 좋은 건지, 아님 누가 잃어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읽고 싶었던 오리엔탈리즘은 아직 못 읽고, 이 책을 먼저 읽어 버렸다.
9.11 테러 이후로, 미국이란 나라의 정체성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보게 된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하여 대단히 적극적이다. 그가 재생이 불가능한 백혈병에 걸렸기 때문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나는 어렸을 때, 우리의 새마을 운동과 유사한 이스라엘의 공동생산체제에 대하여 배우면서, 사막을 초원으로 만든 사람들에 대한 경외의 염을 주입받은 세대다. 요즘 아이들은 아예 그런 것도 배우지 않을는지 모르지만. 그리고, 반공 민주 정신에 투철한 애국애족이 우리의 삶의 길임을 세뇌받은 내 두뇌는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하는 이스라엘에 대하여 존경의 염을 느꼈을는지도 모르는 그런 멍청한 세대였다. 우리도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기에, 조상의 얼을 오늘에 되살리는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새역사를 창조하라고 배웠던 거다.
그런데, 살다 보니깐, 미국이란 나라가 그렇게 아름다운 나라美國가 아니었고, 정말 흉악한 나라였으며, 내가 아는 최근의 모든 전쟁(이라크 전쟁, 십년 전의 걸프전, 이십오년 전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중동 전쟁, 사십년 전의 베트남 전쟁, 55년 전의 한국 전쟁, 60년 전의 2차 대전)에 교집합으로 참여한 유일한 나라. 바로 그 악의 축이었던 것이다.
그 미국이 만들어준 나라, 이스라엘. 그들에 대해 우리 교과서는 무조건적으로 우방으로 치부했고, 그들과 싸우는 세력은 빨갱이로 여기게 해 주었으리라.
그러나, 진실은 감출 수가 없는 법.
이스라엘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뿌리가 끊어진 나무는 비가 와도 말라 죽고, 줄 끊어진 연은 바람이 불어도 떨어진다는... 언젠가는 뿌리 잘린 나무, 줄 끊어진 연의 신세가 되리라는 생각이...
이스라엘 문제는 여러 모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강점 국가 이스라엘은 미국의 강력한 후원으로 든든하기만 하고,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평범한 지역에 총들고 쳐들어가 국가 세운지 50여 년 된 깡패 나라인 줄은 전혀 모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최장 기간의 난민이 되어버린 팔레스타인 난민은, 힐러리에게 보석이나 바치는 썩어빠진 지도부를 가지고 있으며, 오랜 기간 지속되는 난민 생활에 지쳐 이스라엘의 하급 일꾼으로 일하기 시작하고 있고,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에서 해방되어야 한다는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중에, 일부 과격한 단체에서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끊임없는 테러를 일삼고 있다.
미국의 강력한 시오니즘은 그 부조리를 얼버무리고, 무시하려 하며, 강력한 물리력을 동원하여 이스라엘을 지원한다.
에드워드 사이드의 글들은 학술적인 논문이라기 보다는, 투쟁의 전선이 형성되어야 할 지점을 짚어 주는 전략집으로 기능할 법한 글들이다.
평화는 누구나 원하는 바이지만, 테러를 통하여 <의義>를 실현하려 하는 의지를 가진 이들을 진정시키고 종국의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그 배를 부르게 하고, 뜻을 약하게 하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무위의 정치가 필요할 때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