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과외수업을 받지 않는다
김종철·이현주·장회익 지음, 류연복 그림 / 샨티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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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골라든 이유는 단 하나. 김종철, 이현주, 장회익 이 세 사람의 이름 때문이었다. 그리고 역시 이름 값을 얻을 수 있었다.

김종철 선생은 녹색 평론의 수장이다.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간디의 물레라는 글이 실려 있다. 그 글의 요지는 역시 <선진국을 거부하는 몸짓으로 이루는 진정한 삶>의 구현이다. 이 책의 김종철 부분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아우르고 있으나, 결국 요즈는 하나다. 간디가 물레를 돌린 그 정신을 생각하라!... 는 그것.

지금 세계를 파괴하고 있는 악마적인 과정을 중단시키기 위한 유일한 대안은 고르게 가난한 사회로 가는 것. 그것이 공산주의로 이룰 수 없음을 우리는 과거에 경험했다. 공산주의 이상을 공산주의 국가로 이룰 수 없는 것. 그 딜레마를 그는 <국가>를 부정하고 <공동체>에서 찾는다.

요즘 어느 매체에나 등장하는 서울대 황모 교수의 줄기 세포는 나를 경악하게 한다. 내가 암이 걸렸을 때 황교수의 줄기 세포가 나의 생명을 조금, 아주 조금 연장시켜줄 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 줄기 세포가 무섭다. 드래곤 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에게 영생을 준다면 그가 좋겠지만, 그의 연구는 드래곤 볼이 아니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눈부신 기술이 아니라, 인간 생존의 근원적인 바탕을 늘 잊지 않게 해주는 인문적 지혜와 종교적 감수성이라고 김종철 선생은 역설한다.

장일순 선생의 나락 한 알, 그 속에 우주가 들어있다는 이야기나, 시간은 무한한데 바삐 서둘러야 할 까닭이 무엇인가... 하는 인용들도 모두 하나로 녹아 든다. 간디가 왜 물레를 돌렸는가를 생각하자는 것.

이 아무개 선생의 글, 그 중에서 깜짝 놀라게 한 글이, 바로 그의 주례사다. 결혼은 사랑해서 하지만, 사랑의 완성이 아니다. 결혼은 바로 사랑의 시작인 것이다. 거추장스러워서 목사직도 던져버린, 그러나 단 하나의 스승, 예수를 모신 그의 생각은 바로 하늘을 섬기고 사람을 살리자... 이다. 이건 뭐 말이랄 것도 없고, 종교랄 것도 없다. 그의 하늘은 자연이고 우주이며, 바로 작은 우주 사람이다. 사람을 살리는 길은 우주를 살리는 길이고, 환경과 후손을 생각하는 것만이 인간의 살길이다. 어려운 것이 전혀 필요없는 인간의 버러지 같은 삶에,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행세하는 공론들을 그는 경계하라고 가르친다. 얼마나 간명하고 정확한 글인지...

장회익 선생은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직을 버리고 온생명 이론을 이야기하며 녹색대학 총장일을 하고 있다. 서울대, 그것도 최고의 물리학과 학생들을 가르치는 그 재미를 버릴 만큼 그에게 절박한 것이 무엇이었던가... 녹색의 씨앗, 그 속에 모든 것의 주인이 들었는데, 그것을 멸망시키는 현실이 그에게는 숨쉬기 어려웠을 것이다. 인류가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퍼뜨린 <암세포>로서의 기능을 소리 높여 알리는 것이 당신의 소임이라고 생각한 것일까. 우리의 몸이 온 생명이며, 우리 인간이 곧 온생명의 의식 주체 노릇을 하는 존재인 동시에, 이 온생명을 병들게 하는 암세포적 기능을 하는 두려운 현실을 보며 말이다.

출발은 달랐지만 자연이라는 하나의 길에서 만났다는 표지글이 잘 어울리는 수필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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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7-07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까닭은요, 파란여우 털옷을 짜 주려고 했다는 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