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예수 - 비교종교학자 오강남 교수의 '도마복음'풀이
오강남 지음 / 예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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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강남 교수의 '도마복음' 풀이

 

공관복음이라는 말도 첨 들어본 나로서는 '도마복음'은 낯설었다.

그런데 이미 서론을 읽으면서도 이 책, 교회의 고집쟁이들은 참 싫어하겠단 생각이 든다. ㅋ~

그래서 맘에 들었다.

특히 한국 교회처럼 '성장 교회주의'를 우선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런 책들은 더 나와야 한다.

물론, 오강남 교수는 한국에서 활동하기 어렵겠다만...

 

여러분이 여자가 낳지 아니한 사람을 보거든 엎드려 경배하십시오.

그분이 바로 여러분의 아버지이십니다.(15절, 95)

 

성령으로 혹은 불로 다시 태어난 사람,

스스로 내 안의 하느님을 발견하라는 도마복음서의 취지에 따르면,

교회에 계신 하느님을 찾지 말고, 내 속에 빛으로 계시는 하느님(GNOSIS)을 깨달으라는 말이 된다고 한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158)

 

이 회개는 어원적으로 '의식의 변화'를 뜻한다고 한다.

반성해서 그분의 세계에 편입되기를 바랄 것이 아니라,

'의식의 변화 혹은 변혁의 체험'을 바랐던 분이 예수님이셨다고...

 

초기 기독교 사회에서 '도마복음'을 배격하고 '요한복음'까지 설정한 것은 의미가 깊다.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깨달음에 이르므로 모두 예수님처럼 자유의 사람이 되라는 '도마복음'식 기별을 받아들이는 사람보다,

예수를 믿고 은혜의 선물로 주는 영생을 강조하는 '요한복음'의 길을 채택한 사람들이 많았다.(135)

 

많은 기독교 교회들이 권력과 결탁하여 부를 누리고 있다.

첨탑이 뾰족하게 자꾸 높아지면서 진리에서는 멀어지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

이런 현실에서는 '요한복음'처럼 빛이신 예수님을 믿는 것보다,

'도마복음'처럼 빛이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우리 스스로도 빛임을 깨닫고 이를 비추는 것>이 우리 삶의 목적임을 공부하는 일도 신선한 경험이다.

 

신비주의자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말을 인용하면서 종교의 기본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무엇을 해야 할까보다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할까를 더 많이 생각해야 한다.

성결의 기초를 행위에다 두지 말고 됨됨이에다 두도록 하라.

행위가 우리를 성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행위를 성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본질적 됨됨이에 있어서 위대하지 못한 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 그 행위는 헛수고에 그치고 만다.(176)

 

헌금을 많이 하고, 신도 수를 늘리기 위하여 역전에서, 지하철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할까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무엇을 할까를 골몰한다.

길거리에서 노래부르며 커피 나눠주는 '00교회' 신도들 역시 그렇다.

그들의 됨됨이가 <등경 위의 등잔> 같다면, <우뚝 솟은 바위산> 같다면,

애써 기타 튕기며 노래하고 커피 주지 않아도 교회로 사람들이 갈 것이다.

 

도마복음의 가르침에서 뭔가를 얻을 수 있다면,

오늘날 그리스도교에서 해야할 가장 시급한 일도

이처럼 종교 지도자들이 감추거나 잃어버린 '깨침의 열쇠'를 다시 찾아 활용하라는 열쇠.(207)

 

두드려야 열리고, 찾으면 구할 것인데,

무엇을 할까에 골몰하는 그들은 두드리거나 찾지 않고, '감추거나' 애써 '잃어버리는' 교회로 가는 것은 아닌지.

 

<크리스찬> 되기보다 <크리스트>가 되라

 

이렇게 가르친 도마 복음을 되짚어 보는 일은, 높은 곳에서 자기들끼리 잘 사는 신도들에게

뜨거운 죽비가 되지나 않을까?

이미 죽비따윈 두렵지 않는 단단히 걸어잠근 마음이라면, 교회는 이미 크리스찬들의 천국이 되어버린 곳인지도 모르겠다.

 

누구든지 알게된 사람은 시체를 찾은 사람입니다.(56절, 267)

 

죽음을 알고 겸허한 사람은, 삶을 속도와 성장에 무게두지 않는다.

삶의 포인트는 밀도여야 한다.

괴로운 밀도는 트라우마가 되지만, 행복한 밀도는 삶의 자양분이 되는 법.

'깨달음' 이후로는 삶이 밝고 환하게, 신 나고 즐겁게 이끌어질 수 있다.

시체를 찾은 사람이 되어라.

 

가스펠 송 어메이징 그레이스의 한 구절

 

I once was lost, but now am found.

 

<참나>를 찾아 울타리를 떨쳐나갈 용기있는 사람.

그 사람을 찾는 성경이 <도마 복음>이다.

 

새삼, 안중근 선생의 세례명이 '도마'였음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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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4-01-02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올의 도마복음이야기(중간에 갑자기 계획이 선회했는지 1권 다음은 역주로 제목을 붙혀 나왔지요.)를 재미있게 읽고 이 책도 구입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아직도 읽지를 않고 있네요. 그런데, 안중근 선생의 '도마'가 세례명이라는 건 처음 안 사실이네요. ㅎㅎ

글샘 2014-01-03 10:19   좋아요 0 | URL
도마가 영어 이름 토마스~ 같은 거래죠.
기존 교회의 성경 해석보다 진일보된 것 같아서, 시야가 트이는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