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뮤직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5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5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을 때까지,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서도 사건은 여전히 열린 채로 닫힌다.

 

도대체 머릿속에 얼마나 복잡한 구조물을 넣고 있어야,

이런 큐브의 조각들이 일목요연하게 좌르륵, 꿰어질 수 있는 걸까?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을 읽노라면,

스토리 전개의 방향을 가늠하기 힘들다.

 

이 작품에서는 쓸쓸하기 그지없던 해리 보슈가 엘리노어 위시를 만나

포근한 품을 찾는 이야기를 듣게 되어 훈훈하다.

 

이 여자는 이렇게 아름다운데도 스트립 클럽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어쩌면 그것이 남자 손님들을 불러 모으는 진짜 이유인지도 몰랐다.

벌거벗은 여자를 구경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힘겨운 인생살이에 무릎을 꿇었다는 것을 아는 데서 오는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 이곳으로 모여드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165)

 

라스베이거스라는 소비지향적 도시에서

삶의 페이소스를 짙게 읽어주는 작가.

이런 면모가 이 소설의 마지막을 훈훈하게 덥혀준다.

헐벗고 맨몸을 무기로 삶을 헤쳐나가는 사람들의 삶도 소중한 것이므로...

 

"마지막으로 사랑을 나눴던 남자는... 점잖았지만 아주 강했지.

육체적으로 강했다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모습이 그랬어.

오래전 일이었지.

그땐 우리 둘 다 치유가 필요했지,

우린 서로를 치유해줬어."

"그 후로 오랜 세월이 흘렀어."

"내가 원하는 건 바로 지금 이 순간뿐이야.

우린 다른 일은 전부 망쳐버렸잖아. 이게 우리에게 남은 전부잖아."(183)

 

강신주가 읽어주는 감정 수업에서,

스피노자는 <사랑은 서로를 주목하는 것>이며, <서로를 숭배하면서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했다한다.

 

사랑은 서로를 치유해주는 것이며,

지금 이 순간, 행복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사랑이다.

그 외에 어떤 말로도 사랑을 표현할 순 없으리라.

 

 

 

 

 

 

54. 시반은 한자로 屍斑처럼 얼룩반 斑 자를 써야 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13-12-19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 님도 책을 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사실 벌써 내야 했지요. ^^

<사랑은 서로를 주목하는 것>이며, <서로를 숭배하면서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이군요.

글샘 2013-12-19 19:55   좋아요 0 | URL
책을요?
ㅋㅋ 저는 저~얼때로 책을 내지 않습니다.
아니, 못 내죠. ㅎㅎ 인터넷에 쓰는 걸로도 완전 만족합니다. ^^

2013-12-19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0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