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삿갓이 지었다고 일컬어지지만, <최불암 시리즈>처럼 김삿갓과는 직접적 연관을 확인하기 어려운 시들...


仙是山人佛弗人  신선은 산사람이나 부처는 사람 아니요

鴻惟江鳥鷄奚鳥  기러기는 강 새지만 닭이 어찌 새리요

氷消一點還爲水  얼음이 한 점 녹으면 도로 물이 되고

兩木相對便成林  두 나무 마주 서니 문득 숲을 이루네


天脫冠而得一點  하늘이 모자를 벗고 한 점을 얻으며(犬)

乃失杖而橫一帶  ‘乃내’가 지팡이를 잃고 띠를 하나 둘렀네(子)


소동파가 벼루 뚜껑에 새겨 놓았다는 글(硯盖, 즉 벼루 뚜껑)

硏石猶在  연석은 그대로인데(石)

峴山已頹  현산은 이미 무너져 버렸네(見)

姜女己去  강녀가 떠나가자(羊)

孟子不來  맹자는 오질 않네.(皿)


天長去無執  하늘은 길어 가도 잡을 수 없고

花老蝶不來  꽃이 늙으니 나비도 오지 않네

菊秀寒沙發  국화는 찬 모래에 곱게 피었고

枝影半從地  나뭇가지 그림자 반쯤 드리웠는데

江亭貧士過  강가 정자를 가난한 선비 지나다

大醉伏松下  크게 취해 소나무 아래 엎어졌구나

月移山影改  달이 옮겨가자 산 그림자 바뀌고

通市求利來  저자에선 이利를 구해 사람들 돌아오네

<음으로만 읽으면...>

천장엔 거미집, 화로엔 젓불내음, 국수 한 사발, 간장 반 종지,

강정과 빈 사과, 대추와 복숭아, 워리 사냥개, 통시에선 구린내... ^^


書堂乃早知  서당을 진작부터 알고 있나니

房中皆尊物  방 가운덴 모두 다 존귀한 물건뿐

生徒諸未十  생도는 모두 열 살도 안 되어

先生來不謁  선생이 와도 인사할 줄 모른다.

<음으로만 읽으면...>... 음, …… 淫陰音


인생을 물끄러미 관조하는 잔잔한 서글픔이 느껴지는 김삿갓의 시

四角松盤粥一器  네 다리 소반에 죽이 한 그릇

天光雲影共徘徊  하늘 빛에 구름이 함께 떠도네

主人莫道無顔色  주인아 면목없다 말하지 마오

吾愛靑山倒水來  얼비쳐 오는 청산 내사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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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2-13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죽이는군요. 김삿갓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