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
신영복.백낙청.조국 외 19인 지음, 하승창 엮음 / 상상너머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인간은 공감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협력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

 

삶의 목적은 <무조건 행복~!>

 

방금 전, 경찰서에서 바빠 죽겠는 형사 둘이 학교를 다녀갔다.

무슨 큰 일이 났는가 싶어서 긴장했는데,

방문 목적이 사뭇 슬프다.

 

얼마전 대구에서 학교폭력 관련 사망사건 관련하여 각 시도 경찰청은 비상인 모양이다.

민생에 뛰어다니기도 바쁜 경찰들이, 학교에서 벌어지는 시시비비까지 어떻게 챙기겠냐만,

암튼 사건이 생기고 나면 경찰서도 시끄러워지니 예방 교육을 해서 나쁠 건 없으렷다.

 

자살률이 문제라고 한다.

인간은 행복하지 못하면, 그런 날들을 견디지 못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도 있는데,

그래서 예부터 가장 큰 공부는, 가장 큰 선생님은

바로 <행복>에 대한 것을 이야기할 때, 그런 선생님으로 치곤 했다.

 

공동체 사회가 무너진 한국에서,

돈이, 또는 편리한 생활이 행복을 가져다줄 것처럼 착각하고 살아온 시기를 지나고 나니,

이제, 잃어버린 <오래된 미래>의 공감을 잃어버린 것이,

그 속에서 이해하고 협력하며 살던 공동체 사회의 삶의 가치가

새삼 아픔으로 다가오는 시기다.

 

꼭 정치만의 문제는 아니다.

온 세계가 <돈의 정치>에 무릎꿇고 있는 시점에서,

<깨어있는 국민의 조직된 힘>이 없는 사회에서 정의는 독재자의 이름에나 붙어 휘날리던 깃발이었던 따름.

 

한국 사회의 희망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작년의 <희망 버스>였고,

서울시의 <박원순>이었다.

국민들의 여망을 등에 입은 <무소속 안철수>의 행보 역시 하나의 희망이다.

 

공감을 짓밟고,

돈을 위해 포크레인으로 국토를 유린하던 시절을 살아온 사람들의 마음밭은 모래밭처럼 서걱거린다.

 

그래도, 한국의 희망 버스는 타워크레인의 김진숙을 살려 내려오게 했다.

날라리 김여진이 울면서 트윗질한 덕택이다.

정치는 아직도 민주주의 1.0 시대의 버전을 덕지덕지 땜빵하고 있는데,

국민들의 엄지 손가락은 민주주의 3.0의 지도자와 정치가를 바라고 있다.

 

이도 저도 마떵치 않은 저녁

철 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내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조용한 일, 김사인>

 

김진숙의 이름 앞에 '고' 자를 붙이지 않고 내려오게 해서 참 다행이다.

김진숙이 내려와서 '날라리 외부세력' 식으로 인사한 그 말...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그런 것이 새 시대의 공부다. 함께 몸으로 배워야 하는 공부...

진지한 얼굴보단, 웃으면서

당장 결과가 없다고 접기보다는, 끝까지

내 혼자 잘난 생각보다는, 함께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를 위하여, 투쟁~!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이란 책에서 물리학자 프리초프 카프라가 쓴 이야기,

 

나는 해변에 앉아서 파도가 일렁이는 것을 바라보며

내 숨결의 리듬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나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이 하나의 거대한 우주적 춤을 추고 있다는 것을 돌연 깨달았다...

그때 수많은 입자들이 창조와 파괴의 율동적인 맥박을 되풀이하면서 외계로부터 쏟아져 내려오는

에너지의 폭포를 나는 '보았던 것' 이다.

 

우연히 기의 조합이 이룬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신비로운 것인지,

그 '나'라는 존재가 아무 것도 아닌 주변의 사소한 충돌에 반응하여 신경질내고 사는 것은 아닌지...

나를 둘러싼 거댛나 우주적 춤 속에서,

그 수많은 입자들의 창조와 파괴의 율동적 맥박 속에서,

'나'라는 존재가 부딪치는 다른 '존재'들과의 스파크를 관조할 수 있다면,

삶은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정의...

 

법관으로 재임 중 중립적이었다고 생각한 판결은 나중에 보니 강자에게 기울어진 판결이었고,

재임 중 약자에게 더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고 한 것은 나중에 보니 중립적이었다.

 

벤자민 카도조라는 미국의 법률가의 말이다.

 

정의란 것은 그런 것이다.

약자에게 유리하게 힘쓰는 것이 정의라고.

 

그렇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늘 선생님이 중립이기를 바라고 말하지만,

사실 아이들도 약자에게 관심가져주는 선생님을 바라는 것이다.

 

2012년 대선 판도에서 안철수에게 가지는 국민의 관심은 더도덜도 말고 그런 단순한 수준의 것이다.

 

이 책에선, 신영복, 백낙청, 오연호, 조국, 김여진 등 쫌 유명한 사람들과 첨 들어보는 이들의 강연을 쉽게 쓴 책이다.

대중 강연이어서 쉽다는 장점과,

짧은 강연이어서 깊이가 없다는 아쉬움을 남기지만,

늘 깨어있는 국민의 정신을 벼리기엔 아쉽지 않은 좋은 이야기로 가득하다.

 

잘 사는 거... 어렵지 않다.

눈만 감지 않고, 앞을 잘 보고 가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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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2-10-1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은 걷는자의 것이다>를 토요일에 도서관에서 읽으면서 혼자 찔찔 울었어요. 제가 울만한 내용이 있을꺼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기에 갑자기 터진 눈물보를 어찌하지 못하고 .... ㅠ..ㅠ(가을이라 그런가요...흠흠)




글샘 2012-10-17 09:59   좋아요 0 | URL
원래 눈물보는 기약도없이 터지는 거 아닌가요? ^^ 아직 감상적이시구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