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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불가능의 시대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회 기획, 엮음 / 교육공동체벗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1. 현실
출산율은 최저, 자살률은 최고... 한국의 삶의 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두 가지 지표.
먹고 사는 일이 당면 과제인 자본의 세상으로 치닫는 현실은 학교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학부모는 자기 자식의 영달에만 관심이 있고, 학생을 인적 자원으로 치부하기 시작했다.
자원만 캐내는 곳, 학교.
햇볕이 부족한 곳에서 응달은 깊어만 갔고, 응달에서 시들어가는 아이들은 교육불가능을 야기했다.
2. 절망
'교육불가능'이란 말을 발설하는 일은 발칙한 일이다.
해리포터 이야기에서 함부로 이름을 입에 올리기 힘든 '보보보... 볼드모트'처럼 말이다.
그래도, '다시 교육이 희망이다'라는 이야기를 교육부 관료도 하고,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 개혁을 희망하는 사람들도 이야기하지만,
날마다 뉴스에서 등장하는 단어들은 '학교폭력', '입시 부담으로 자살' 이런 것들이고,
아이들 눈빛에서도 학교를 '희망'으로 여기지 않는 빛이 역력하다.
전인교육이란 말조차 들먹이지 않는 '사교육으로 전락한 공교육 기관' 학교에서,
아이들은 다만 버티고 앉아 있을 뿐이다.
아니, 잘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다 퇴학의 절망을 맛보는 아이들도 있다.
3. 소통
이 책의 가치는, '교육불가능'의 시대, 학교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데 있다.
호부호형하지 못하는 문제에서 홍길동전이 시작되듯, 소통되지 않는 곳에서 문제는 풀어야 하는 것이니...
불통즉 통... 不通卽 痛
교육의 병통도 소통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세계화 또는 신자유주의란 이름으로 온 세계가 돈놓고 돈먹기의 야바위판으로 변한 현실.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천천히 올라가는 아이들을 향해 부모와 학교는 채찍질이 한창이다.
교육이란 이름으로 더 정교하게 조여오는 쇠사슬이 얽어매는 아이들의 성장기...
성장하지 못하고 통증과 아우성이 가득하다.
명문대 입학조차도 먹고 사는 보증수표가 되지 못하는 현실에서
드디어 '밀실'의 고민을 박차고 '광장'의 소통의 공간으로 담론은 뛰쳐나온다.
4. 다시 희망...
지금 학교는 말라 죽어가고 있다.
난초나 선인장은 말라 죽어갈 때 마지막 생존 본능으로 꽃을 피운다고 하듯이,
아이들의 몸짓은 찬란하게 눈물겹다.
이렇게나마 '교육불가능'의 지점을 눈물겹게 증언하는 이야기들이 있어,
바닥을 차고 오를 수 있는 힘을 모을 수도 있을 거란 희망을 힘겹게 가져 본다.
'꽃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오르고 또 올라서 그곳이 최고의 경지가 아니라,
누구나 힘든 고치의 시기를 지나면 나비의 삶을 누릴 수 있음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을 만나는 기쁨을 느끼기 위해서다.
이런 담론이 널리 이야기될 수 있는 지점,
그곳이 '변곡점'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속도가 점점 느려지던 위로 볼록한 곡선이 그 지점을 넘고 나면 속도가 차츰 붙기 시작하는 그런 지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