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장지오노 지음, 김경온 옮김 / 두레 / 200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나무를 심은 사람’은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고등학교 작문 교과서에도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인데, 전체를 읽기는 처음이다. 하긴 전체라고 해도, 십분 정도면 모두 읽을 수 있다. 그 뒤의 설명, 부연들은 장 지오노의 원작을 이해하기에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한다.




‘나무를 심은 사람’의 힘은, 그가 나무를 심었다는 것(친환경적)과, 그는 철저히 아래에서부터 변화를 시도한 사람이라는 것(민중적), 그리고 자신이 이룩한 일을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철학적) 같은 다양한 관점으로 읽을 수 있는 데서 우러나는 힘이다.




이런 간단한 이야기라도, 우리의 삶을 통째로 흔들어 놓을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은 상당히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학습된 것을 정답으로 이해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正), 어느 날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을 불현듯 깨닫고 이제까지의 정답을 부인할 수도 있다(反). 이 正과 反의 변증법적 통일체로서의 인간, 合의 모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처한 반환경적 조건과, 이런 환경 문제에 대해 접근하는 숱한 국가적, 집단적 음모들, 여기에 맞서야 할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이 이야기처럼 간단히 보여주는 글도 없다. 여기에 이 글의 환경 소설로서의 역할이 있는 것이다.




난 이 글을 읽으면서, 교사로서의 나, 선생으로서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정말 아무 사심없이 매일 열 개씩의 정갈한 도토리를 심고 있었던가. 그 도토리들이 간혹은 말라 죽고, 상하기도 하겠지만, 매일매일 성실하게 도토리를 심는 자세로 아이들 곁에서 살고 있었던가. 위에서는 어떤 허투른 짓을 해서 학교를 휘두르더라도, 늘 평상심을 잊지 않고 오늘도 열 그루의 나무 묘목을 옮기는 교사였던가. 그리고 내가 해냈던 것은 잊고, 할 일만 성실하게 해 낼 수 있는 그런 선생이었던가... 아이들이 숲이 되고, 산 속의 메아리로 살아갈 만큼 그들이 의지할 수 있는 흙이 되고, 나무가 되고, 산새가 되고, 시냇물이 되어 살고 있었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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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개 2005-01-03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책보다 바디오가 더더 멋있답니다. 으뜸과 버금에서 판매하는데 전 그 비디오 보고 며칠을 두고 두고 생각했답니다. 참 멋진 그림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