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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연습 - 서른이 넘으면 자기 마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
황상민 지음 / 생각연구소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독립,
아이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어른들로부터 탈영토화하게 되고,
그걸 알고도 모르는 체 눈감아 주면서 어른이 되도록 도와주어야, 아이는 독립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다.
그러나, 봄(sex)을 생각만 하고 있는 사춘기 아이들에게,
학교와 사회는 잔인할 정도로 '수도사'같은 삶을 강요한다.
자연스럽게 이성 친구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통하여 삶의 독립을 꿈꾸게 될 시기를,
군대 이상의 가혹한 질서 속에서 죽은 듯이 살아내게 되는 곳이 '학교'다.
학교를 졸업한다 해도, 한국인의 성 문화는 가히 엽기적이다.
자연스러운 이성 교제를 위한 공간으로서 독립된 공간을 꿈꾸는 나라 아이들과는 달리,
성인이 된 20대, 30대들도 부모들의 주거 공간에서 결혼하기 전까지 부자유한 삶을 산다.
한국의 도심에 그렇게 '모텔'이 많은 이유다.
부모에게서 자연스럽게 독립하지 못한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늘 부자유함을 느낀다.
가슴 가득 울화가 담겨있을 수도 있어서,
결혼 후에도 새로운 사랑을 찾아 방황하곤 한다.
슬픈 나라다.
독립은 가정에서,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가족, 친구 관계를 통하여 이루게 된다.
그런데, 한국은 결혼 후에도 가족은 족쇄로 기능한다.
부모가 재산이 많으면 더 독립하기 어려운 올가미로 작용하고, 재산이 없으면 부양의 책임으로 또 올가미를 쓴다.
친구, 동창, 직원 회식 등으로 아직도 유교적, 봉건적 '종법 사회의 가족 의식'이 모든 구조에 침투해 있어서,
한 잔 걸치고 나면, '형님~'이 되지 못하는 사람은 왕따가 되어버리곤 한다.
(근데, 저자의 가족관에는 좀 모순이 있다. 결혼하면 더 많은 가족이 생긴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데,
결혼하면 독립해야지, 더 많은 친지가 생기는 일은... 글쎄, 한국 사회에서 독립에 더 제한점을 두는 것 같은데...)
학습되지 못한 독립은 연습이라도 해야 한다.
이 책의 상담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중, 가장 힘있는 이야기는 이것이다.
과거의 상처를 찾아내 약을 바르고 치유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상처만 들여다보면서 '이것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다'고 징징대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과거의 경험은 나를 키워온 수많은 것들의 일부분일 뿐.
상처 역시 우리가 살아온 날들이 남긴 아주 작은 흔적에 지나지 않는 것.(107)
심리학의 '프로이트'은 인간을 이해하는 한 기초가 되는 것이지,
어린 시절의 상처를 평생 안고 사는 것이 정상이라고 여기면 안 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린 시절의 상처에서 스스로 독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 세상이 나를 떠났을 때 나를 찾아오는 사람.
이것을 가장 멋진 친구의 정의라고 한다.
누군가에게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 줄 수 있는 독립된 마음이 그만큼 중요하리라.
누구에게나 부족하고 모자란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똑똑한 사람이든 돈이 많은 사람이든 모든 걸 가진 사람은 없다.
또한 누구에게나 숨은 열등감이 있다.
남들이 알지 못하도록 꽁꽁 감추지만 나쁜 남자들은 그걸 용케도 알아낸다.
나쁜 남자들은 똑똑한 여자들의 그런 부분을 자극한다.
숨겨둔 열등감을 찾아내 아프도록 찌른다.
똑똑한 여자들은 자신이 숨겨둔 열등감, 부족한 부분을 알아챈 남자에게 이끌린다.
여태가지 그런 남자가 없었다는 게 이유다...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고 아무리 뜯어말려도 듣지 않는다.
이미 자기 자신이 똑똑한 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153)
난 나쁜 남자인 걸까?
그런 게 잘 보이는데...
중요한 것은, 지금의 나.
있는 그대로의 나다.
나를 감추고 억누르며 살아온 지금까지의 나를 향해 과감히 '노'라고 외쳐야 한다.
아무튼,
청소년기부터 아이들을 독립하도록 도와주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학습되지 않은 독립이라면, 성장하고 나서도 연습해서 얻어야할 것이 독립이다.